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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간함장(席間函丈)
스승과 자리를 같이 할 경우는 한 길 정도의 간격을 둔다는 뜻으로, 존중하는 예의를 말한다.
席 : 자리 석(巾/7)
間 : 사이 간(門/4)
函 : 함 함(凵/6)
丈 : 어른 장(一/2)
출전 :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
만일 음식 대접이나 하려고 청한 손이 아니거든, 자리를 펼 때에 자리와 자리의 사이를 한 길 정도가 되게 한다(若非飮食之客, 則布席 席間函丈). 여기에서 온 말로, 서로 묻고 배우는 사생(師生)의 사이를 말하는데, 전하여 스승의 별칭으로 흔히 쓰인다.
스승의 날, 노랫말은 허투루 지어진 게 아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지덕체(智德體)를 전승,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스승의 은혜가 귀하기 때문이다. 스승을 일컫는 한자 스승 사(師)는 언덕 부(阜)와 두를 잡(帀)이 합쳐진 글자다. 스승이란 언덕처럼 높고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중국 당송팔대가의 한 명으로서 문학가 겸 사상가였던 한유는 "스승이란 진리를 전하고 학문을 가르치며 의혹을 푸는 분(師者 所以傳道授業解惑也)"이라고 스승의 고귀한 가치를 정의했다.
한유(韓愈) 스승론(師說)
예로부터 배움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으니, 스승이라 하는 것은 道를 전하고, 학업을 주고, 의혹을 풀어 주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 나면서부터 아는 것이 아닐진대, 누가 능히 의혹이 없을 수 있으리요. 의혹이 있으면서 스승을 두고 따르지 않는다면, 그 의혹은 끝내 풀리지 않는다.
古之學者, 必有師, 師者, 所以傳道授業解惑也. 人非生而知之者, 孰能無惑. 惑而不從師, 其爲惑也, 終不解矣.
나보다 먼저 나서, 도를 듣기를 나보다 먼저한다면, 내 좇아서 이를 스승으로 할 것이요,
生乎吾前, 其楣也, 固先乎吾, 吾從而師之.
나보다 뒤에 났다 하더라도, 그 도를 듣기를 또한 나보다 먼저라고 하면, 내 좇아서 이를 스승으로 할 것이다.
生乎吾後, 其楣也, 亦先乎吾, 吾從而師之.
나는 道를 스승으로 하거니와, 어찌 그 나이가 나보다 먼저 나고 뒤에 남을 개의하랴.
吾師道也, 夫庸知其年之先後生於吾乎.
이렇기 때문에 貴한 것도 없고, 賤한것도 없으며, 나이 많은 것도 없고, 적은 것도 없는 것이요, 오로지 도가 있는 곳이 스승이 있는 곳이다.
是故, 無貴無賤, 無長無少, 道之所存, 師之所存也.
[생략]
학생과 선생의 자리를 한 키(丈) 정도 떨어지게 한다는 뜻에서 스승을 ‘함장(函丈)’으로도 부른다. 스승에 대한 외경심이 배어 있는 용어다. ‘예기’에 “자리 사이가 함장이다(席間函丈)”라고 한 데 근거한다. 고려 말 대학자 이색이 “많은 제자들이 모인 함장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侁侁函丈間 搖脣勿容易)”고 했다.
느낌이 있어 읊다(有感)
李斯出荀況, 豈非儒雅士.
이사는 순황에게서 배웠으니, 어찌 유아한 선비가 아니리요.
相秦顯其君, 道固在於此.
진나라 도와서 임금 드러냈으니, 도가 진실로 여기에 있었건만.
竟起焚坑謀, 高談之弊耳.
끝내 분서갱유의 계획을 낸 건, 고담으로 인한 폐단일 뿐이로다.
其心非禽獸, 異好豈本志.
그 마음이 금수가 아니거늘, 기호를 달리한 게 어찌 본뜻이랴.
侁侁函丈間, 搖脣勿容易.
수많은 제자를 가르치는 자리에선, 입술을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지.
一字訓之非, 流禍明在史.
한 글자의 가르침을 잘못한 것이, 그 앙화가 분명 역사에 드러났네.
조선 현종 때 문신 주여익이 “내년에 봄 좋게 든 강남 땅에서, 스승님 다시 만나 옷자락 걷어올리는 예법 갖추기를 기약하세나(來歲江南春好處 更期函丈共?衣)”라고 한 바가 잘 보여주고 있다.
거관신여송호서(居館申汝確送湖西)
秋風落葉滿庭飛(추풍낙엽만정비)
千里湖山送子歸(천리호산송자귀)
來歲江南春好處(내세강남춘호처)
更期函丈共摳衣(갱기함장공구의)
가을바람에 지는 낙엽 뜰 가득 날리는데, 호서 땅 먼 길로 그대 송별하네. 오는 해 강남에 봄 좋게 들거든, 스승님 다시 만나 옷자락 걷어 올리는 예법 갖추기를 기약하세.
이밖에도 선생을 존중해 서쪽 자리에 앉게 한다는 뜻에서 ‘서석(西席)’, 스승을 모범 삼아야 한다는 뜻에서 ‘사범(師範)’이라고도 불렀다.
논어 팔일(八佾)편에는 “천하가 어지러워진 지 오래 됐으니 하늘이 장차 부자(선생님)를 세상 사람을 깨우치는 목탁으로 삼을 것입니다(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 爲木鐸)”라고 했다. 후일 목탁은 스승 혹은 선각자의 의미로 쓰였다.
스승의 존귀함이 이러한데도 학부모 등 마을주민이 한 섬 지역 초등학교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천인공노할 일이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에 대한 엄벌이 있어야 하겠다.
석간함장(席間函丈)
자신을 가르쳐서 옳은 길로 인도하는 스승을 어려워한 말은 많다. 스승의 은혜는 임금이나 부친과 같다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뿐만 아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앞서지 않는 기러기에 비유한 안행피영(雁行避影)이나 스승의 집 앞에서 눈이 한 자가 쌓이도록 가르침을 기다렸다는 정문입설(程門立雪)이 유명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스승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가르침을 받는다는 함장(函丈)이 있다. 丈(장)은 어른을 나타내지만 길이의 단위로 열 자 정도의 크기다. 그만큼 스승에 대한 존경을 나타냈다.
예기(禮記)는 유가의 경전 五經(오경) 중의 하나로 제도와 예의에 관한 방대한 기록을 담았다. 대학(大學)과 중용(中庸)도 예기의 한 편에서 독립된 것으로 유명하다.
곡례(曲禮) 상편에 나오는 용례는 스승이 아닌 손님을 접대하는 법이었다. 부분을 보자. "만약 음식을 대접할 손님이 아닌 경우에는, 자리를 펼 때, 그 간격을 한 길 정도로 한다(若非飲食之客, 則布席, 席間函丈)."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마주 앉지 않았으니, 이야기를 나눌 손님일 경우 사이를 두고 상대한다는 말이다.
이 말이 서로 묻고 배우는 사제의 관계로 전하여 이어지는 말이 있다. "가르침을 받을 때는 얼굴빛을 바르게 하고 공손히 들어야 하며, 남의 이야기를 제 것인 양 하지 말고 남의 말에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正爾容, 聽必恭, 毋剿說, 毋雷同)."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문장가 한유(韓愈)는 사설(師說)에서 스승을 이렇게 말한다. "예로부터 배움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다. 스승이란 도를 전하고 학문을 가르치며 의혹을 풀어준다(古之學者, 必有師. 師者, 所以傳道授業解惑也)."
이렇게 숭고한 가르침을 주어 어렵게 여기던 스승이 그 대우가 요즈음 말이 아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로 차 한 잔도 대접할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뿐일까. 교육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 성희롱 등 교권침해 사례가 날로 늘어 교사들의 전보나 휴직 등이 작년 950건이나 됐다.
스승을 존경까지는 못할망정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설이나 폭행까지 한다면 교육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하도록 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따라야 한다.
석간함장(席間函丈)
스승과 자리 할 때는 한 길 떨어져 앉다. (즉, 스승을 존경하다)
매년 05월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요즈음은 스승이 스승 같지 않다는 말도 많이 하지만 스승에 대한 권위 또한 예전 같지 않습니다. 스승은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인성(人性)을 갖추도록 인도하는 게 필연적인 직업이니 배우는 누군가에게 크나큰 영향을 줍니다.
유교의 경전 사서(四書: 대학 논어 맹자 중용)와 삼경(三經: 시경 서경 주역)에 예기(禮記)와 춘추(春秋)를 더해서 사서오경(四書五經)이라고 합니다. 예기의 곡례(曲禮) 상편에 손님을 접대하는 법을 보면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간격을 약 한 길 정도 사이를 두고 상대한다는 석간함장(席間函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마주 앉지 않았으며 이야기를 나눌 손님일 경우 사이를 두고 상대한다는 이 말이 스승에 대한 예우(禮遇)의 말로 변화하였습니다.
예로부터, 자신을 가르쳐 학문을 깨우치게 하고 밝고 옳은 길로 인도하는 스승에 대한 예절은 스승과 함께 걸을 때는 앞서지 않고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될 정도로 예우를 다한다는 안행피영(雁行避影)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스승의 은혜는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다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도 있듯이, 자식 보는 눈은 아비만 한 눈이 없고 제자 보는 눈은 스승만 한 눈이 없다는 말처럼 자식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부모가 가장 잘 알고, 가르침은 당연히 스승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스승은 세상에 참으로 많습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는 말처럼 세 사람이 길을 가도 그 중 하나는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뜻인데요, 이렇게 보면 스승은 수없이 많다고 할 수 있으나 진정으로 존경할만한 스승은 사실 매우 적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의 교육을 담당하는 주체는 어쨌든 선생입니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도 교권(敎權)은 살아 있어야 하며 선생의 존엄성 또한 반드시 확립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선생님께서 제자에게 훈계를 하였다고 해서 학부모가 학교로 쫓아가 폭언을 하고 심지어 학생이 선생님에게 욕을 하는 것도 모자라 폭행까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교사상이 짙은 중국에서 조차도 쓰촨성의 어느 중학생이 벽돌로 선생님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중태에 빠트린 사건도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선생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그만큼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어렵고 힘이 들어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썩어서 그럴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무튼 교육이 무너지고 교권이 실추되면 나라의 장래가 암울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인권(人權)을 부르짖기 전에 교권을 먼저 살려야 마땅하며 선생님은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크게 존중받아야 함에는 틀림없습니다.
선생(先生)
우리는 선생(先生)을 스승과 같은 뜻으로 쓴다. 그러나 원래 이 단어는 글자 그대로 먼저(先) 세상에 나온(生) 사람을 가리켰다. 공자의 논어(論語)에 그런 쓰임의 단어가 먼저 나온다. "일이 있으면 어린 사람이 나서고, 술과 음식이 있으면 어른이 (먼저) 먹는다(有事弟子服其勞, 有酒食先生饌)"는 표현이다. 여기서 제자(弟子)와 선생은 지금의 그 뜻이 아니라, 어린 사람과 어른을 지칭한다.
그러면서 결국 선생(先生)이라는 한자 단어는 나이 든 사람에 대한 존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이도 많고 학문도 쌓은 사람, 더 나아가 지금의 스승이란 뜻까지 얻는다. 공자 시대에 제자들이 그를 호칭할 때 썼던 부자(夫子)라는 단어도 선생님을 의미한다.
스승을 일컫는 한자 단어는 꽤 많다. 스승을 아버지와 임금의 반열에 올려 함께 존경했던 전통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이 제자를 가르칠 때 앉는 자리를 강석(講席)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스승을 경칭하는 단어로도 자리 잡았다. 함장(函丈)도 마찬가지다. 제자가 자리에 앉을 때 스승과의 거리를 한 장(丈) 둔다(函)는 예법에서 나왔다. 한 丈은 옛 길이 단위로 3미터 조금 넘는다.
옛 중국 예법에서는 주인이 손님을 맞이할 때 동쪽에 서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東(동)이라는 글자의 새김 중에는 ‘주인’의 뜻도 있다. 현대 중국어에서 집 주인을 房東(방동)으로 적는 이유다. 손님은 그 맞은편인 서쪽에 자리를 잡는다. 그런 경우를 뜻하는 서석(西席), 서빈(西賓) 역시 나중에 ‘자식 가르치는 선생님’의 호칭으로 발전했다.
우리에게도 제법 알려진 단어가 진탁(振鐸)이다. 방울(鐸)을 울린다(振)는 뜻인데, 이 역시 교직에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일반 명사다. 鐸(탁)은 흔들어 소리를 내는 청동제 방울이다. 방울 안에 있는 소리 울림 장치를 나무로 만들었을 경우 목탁(木鐸), 금속으로 만들었을 때는 금탁(金鐸)이다. 일반 백성에게 행정에 관한 법령 등을 알릴 경우에는 목탁, 전쟁이 벌어졌을 때는 금탁을 울렸다고 한다. 그 목탁도 결국 스승의 동의어로 발전했다.
춘잠(春蠶)은 제법 운치까지 풍기는 단어다. 봄(春) 누에(蠶)인데, 실을 뽑기 위해 모든 힘을 다 하는 누에의 모습에서 스승의 이미지를 봤던 모양이다. 당나라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시에 나온 “봄누에는 죽을 때까지 힘써 실을 뽑는다(春蠶到死絲方盡)”는 구절이 이와 관련해 유명하다.
섶을 다 태워 불길을 살린다는 의미의 성어가 신진화전(薪盡火傳)이다. 앞에 쌓인 지식을 정열적으로 후대에게 전하는 선생의 이미지다. 그래서 두 글자를 뽑아 신전(薪傳)이라고 조합해 선생을 가리켰다.
춘우(春雨)는 봄비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 새 생명의 움을 틔우는 고마운 비다. 본래는 봄기운을 퍼뜨리는 바람, 그리고 만물에 생기를 주는 비라는 뜻의 춘풍화우(春風化雨)의 준말이다. 역시 그런 고마운 가르침으로 어린 생명에 지식의 빛을 전하는 스승의 뜻이다.
인제(人梯)도 같다. 사람(人) 사다리(梯)다. 제 몸을 바쳐 남을 올려주는 사다리에서 스승의 그림자를 읽었다. 몽매(蒙昧)와 미혹(迷惑)에 지식의 빛을 던져 영혼을 일깨우는 이가 바로 스승이다.
요즘 교권의 침해가 심각하다. 존경을 받지 못할지언정, 제자의 욕설과 학부모의 조롱에도 시달리는 스승의 위상을 생각하면 그렇다. 곧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이 닥친다. 찾아가 뵙지는 못하더라도 전화기 한 번 열어 내게 빛을 던져주셨던 스승께 안부라도 여쭙자. 그리고 “선생님,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한 마디~.
▶️ 席(자리 석)은 ❶형성문자로 蓆(석)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서(석)가 합(合)하여 자리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席자는 '자리'나 '돗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席자는 广(집 엄)자와 廿(스물 입)자,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席자는 단순히 돗자리 하나만이 그려져 있었다. 고문(古文)에서는 여기에 厂(기슭 엄)자가 더해져 있었는데, 그늘진 곳에 자리를 깔고 앉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厂자가 广(집 엄)자로 바뀌었고 돗자리는 廿자와 巾자로 표현되면서 지금의 席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지금의 席자는 고문에 나타나 형식이 변화된 것으로 '자리'나 '깔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席(석)은 성(姓)의 하나로 ①자리 ②앉을 자리 ③여럿이 모인 자리 ④돗자리 ⑤앉음새(자리에 앉아 있는 모양새), 자리에 앉는 법(法) ⑥돛, 배에 다는 돛 ⑦깔다, 자리를 깔다 ⑧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벌이다, 벌여 놓다 ⑨의뢰하다, 믿고 의지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자리 좌(座), 대자리 연(筵)이다. 용례로는 자리의 차례나 성적의 차례를 석차(席次), 굉장한 기세로 영토를 남김없이 차지하여 세력 범위를 넓히는 것을 석권(席卷),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를 석상(席上), 어떤 자리에서 주문에 응하여 즉석에서 그림을 그림 또는 그렇게 그린 그림을 석화(席畫), 집회 석상 등에서 즉흥적으로 글을 짓거나 그림을 그림을 석서(席書), 빈자리로 사람이 앉지 아니하여 비어 있는 자리를 공석(空席), 자리를 함께하여 앉음을 합석(合席), 자리에 참여함을 참석(參席), 맨 윗자리로 시험 등에서 순위가 첫째인 상태를 수석(首席), 앉는 자리를 좌석(座席), 어떤 자리에 참석함을 출석(出席), 주가 되는 자리로 단체나 합의체의 통솔자를 주석(主席), 서서 타거나 구경하는 자리를 입석(立席), 회의하는 자리를 의석(議席), 자리에 앉음을 착석(着席), 손님의 자리를 객석(客席), 일이 진행되는 바로 그 자리를 즌석(卽席), 사사로이 만나는 자리를 사석(私席), 어떤 자리에 윗사람이나 상관을 받들거나 모셔 함께 참석하는 것을 배석(陪席), 수석의 다음 자리 또는 그 사람을 차석(次席), 병자가 앓아 누워 있는 자리를 병석(病席), 거적을 깔고 엎드려 벌 주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죄과에 대한 처분을 기다림을 일컫는 말을 석고대죄(席藁待罪), 자주 드나들어 방이 따뜻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자리나 주소를 자주 옮기거나 매우 바쁘게 돌아다님을 일컫는 말을 석불가난(席不暇暖), 앉은 그 자리에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림을 일컫는 말을 석상휘호(席上揮毫), 자리에 편안히 앉지 못한다는 뜻으로 마음에 불안이나 근심 등이 있어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좌불안석(坐不安席), 공자의 자리는 따스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왔다갔다함을 이르는 말을 공석불가난(孔席不暇暖), 묵자 집의 굴뚝엔 그을음이 낄 새가 없다는 뜻으로 여기저기 몹시 바쁘게 돌아다님을 일컫는 말을 공석묵돌(孔席墨突), 하늘을 장막으로 삼고 땅을 자리로 삼는다는 뜻으로 천지를 자기의 거처로 할 정도로 지기志氣가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막천석지(幕天席地), 주인의 자리에는 예의 상 손이 앉지 않는 법이라는 말을 불탈주인석(不奪主人席), 사귐을 끊어서 자리를 같이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할석분좌(割席分坐),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몹시 불안함을 일컫는 말을 여좌침석(如坐針席), 이부자리 위에서 죽음을 뜻하여 제 수명에 죽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와석종신(臥席終身), 늘 길거리에 모여 있으면서 뜬 벌이를 하는 막벌이꾼을 일컫는 말을 장석친구(長席親舊), 걱정이 많아서 편안히 자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침불안석(寢不安席) 등에 쓰인다.
▶️ 間(사이 간)은 ❶회의문자로 簡(간)과 통자(通字), 閒(간)은 본자(本字)이고, 间(간)은 간자(簡字)이다. 옛날엔 門(문)속에 月(월; 달)을 쓰거나 또는 門(문)속에 外(외)를 쓰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집의 대문이나 방문을 모두 門(문)이라 한다. 閒(한)은 방문으로 달빛이 비치다에서 틈을 말하고, 후에 間(간)자가 생겨 間(간)은 사이, 閒(한; 閑(한)은 '여가' 또는 '조용함'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❷회의문자로 間자는 '사이'나 '틈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間자는 門(문 문)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과 소전에서는 月(달 월)자가 들어간 閒(틈 한)자가 '틈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閒자가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에 閒자가 시간에 틈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해서에서는 間자가 만들어지면서 '틈새'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間(간)은 (1)집 간살의 수효(數爻)를 세는 말 (2)집 간살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 또는 여덟 자(240cm)나 아홉 자(270cm) 평방을 이름 (3)여섯 자 곧 180cm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세는 이름 (4)성(姓)의 하나 (5)둘의 사이 (6)주로 간에로 쓰이어 어느 경우든지 가릴 것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무엇이 존재하거나 또는 무엇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는 등의 뜻으로 ①사이 ②때 ③동안 ④차별(差別) ⑤틈, 틈새 ⑥간첩(間諜) ⑦혐의 ⑧사사로이 ⑨몰래, 비밀히 ⑩간혹 ⑪사이에 두다, 끼이다 ⑫섞이다 ⑬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헐뜯다 ⑭간소하다 ⑮검열하다 ⑯엿보다 ⑰살피다 ⑱틈을 타다 ⑲섞이다 ⑳참여하다 ㉑범하다 ㉒차도(差度)가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뜰 격(隔), 틈 극(隙), 한가할 한(閑)이다. 용례로는 한 작물 사이에 딴 작물을 심어 가꿈을 간작(間作), 어떤 한 곡 도중에 삽입하여 연주하는 것을 간주(間奏), 물건과 물건과의 거리를 간격(間隔), 군음식을 먹음을 간식(間食), 주기적으로 그쳤다 일어났다 함을 간헐(間歇), 어쩌다가나 가끔을 간혹(間或), 잠깐 끊임이나 쉴 사이를 간단(間斷), 군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간식(間食), 사물 사이의 틈을 간극(間隙), 하루 또는 며칠씩 거름을 간일(間日),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동안을 저간(這間), 일정한 지점 간의 사이를 구간(區間),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세상에 드문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간기인물(間氣人物),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서로의 차이가 썩 심함 또는 썩 심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천양지간(天壤之間),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풀 사이로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등에 쓰인다.
▶️ 函(함 함)은 상형문자로 凾(함)과 통자(通字), 圅(함)은 본자(本字)이다. 函(함)은 활시위를 넣어 두는 용기(容器)를 본뜬 글자이다. 전(轉)하여 '상자', 또는 '집어 넣다'의 뜻에 쓰인다. 그래서 函(함)은 (1)일부 명사(名詞) 다음에 쓰이어 그것을 넣는 상자(箱子)임을 나타내는 말 (2)혼례(婚禮) 때에 신랑 측에서 채단과 혼서지를 넣어서 신부(新婦) 측에 보내는 나무 궤짝 (3)옷을 넣어 두는 나무로 된 상자(箱子). 아래 짝은 깊고 위의 뚜껑은 작고 얕음 등의 뜻으로 ①함(나무로 짠 궤) ②상자(箱子), 갑 ③갑옷 ④글월 ⑤혀 ⑥잔(盞), 술잔(-盞) ⑦함곡관(函谷關)의 약칭(略稱) ⑧큰소리의 형용(形容) ⑨편지(便紙), 서간(書簡) ⑩싸다, 속에 넣고 씌워 가리다 ⑪넣다, 사이에 끼다 ⑫휩싸다 ⑬너그럽다, 관대하다(寬大--) ⑭품다, 머금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스승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함장(函丈), 한 변수의 값에 따라 결정되는 다른 변수를 앞의 것에 대해 일컫는 말을 함수(函數), 함처럼 생긴 작은 관을 함관(函棺), 함을 올려 놓는 상을 함상(函床), 부뚜막이나 부넘기가 없이 불길이 곧바로 고래로 들어가게 된 아궁이를 함실(函室), 함과 같이 생긴 모양을 함형(函形), 함의 뚜껑을 함개(函蓋), 옷을 넣어 두는 함같이 된 농을 함롱(函籠), 함을 싸는 보자기를 함보(函褓),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상대자를 높이어 그의 편지를 이르는 말을 귀함(貴函), 서류 상자 또는 남을 높이어 그의 편지를 이르는 말을 낭함(琅函), 돌로 만든 함을 석함(石函), 상어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교함(鮫函), 책문을 담은 상자를 책함(册函), 혼례 때 신랑집에서 채단과 혼서지를 담아 신부집에 보내는 궤를 혼함(婚函), 사서함이나 투표함 따위의 함을 엶을 개함(開函), 공무에 관하여 주고받는 문서를 공함(公函), 옷가지를 넣는 함을 의함(衣函), 두꺼운 마분지로 만든 함을 지함(紙函), 함곡관의 닭 울음 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상자와 그 뚜껑이 잘 맞는다는 뜻으로 양자가 잘 맞아서 동일체가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함개상응(函蓋相應) 등에 쓰인다.
▶️ 丈(어른 장)은 회의문자로 十(십)과 又(우; 손, 한 뼘, 한 자, 一尺)의 합자(合字)이다. 열 자를 나타낸다. 그래서 丈(장)은 (1)길이의 단위의 한 가지로 한 장은 10척임 (2)사람의 키를 나타내는 길의 뜻으로 쓰는 말 (3)어른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어른 ②장자(長子: 맏아들) ③남자 노인에 대한 존칭 ④남편(男便) ⑤장인(丈人), 장모(丈母) ⑥남자(男子)의 키 ⑦장(길이의 단위, 열 자) ⑧길이 ⑨토지를 측량(測量)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아비 부(夫)이다. 용례로는 장성한 남자를 장부(丈夫), 한 길이나 되게 많이 온 눈을 장설(丈雪), 한 길 남짓을 장여(丈餘), 장대로 열 자 길이가 되게 만든 자를 장철(丈尺), 남자가 아내를 맞이하는 일 또는 처가를 이르는 말을 문장(丈家), 학문과 덕망이 높은 사람을 장석(丈席), 아내의 친정 어머니를 장모(丈母),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장인(丈人), 남의 장인의 존칭을 빙장(聘丈), 스승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함장(函丈), 썩 높은 것 또는 그 길이를 억장(億丈), 사돈집의 웃어른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장(査丈), 벗을 높여서 이르는 말을 형장(兄丈), 척분이 있는 나이 많은 어른을 척장(戚丈), 늙은 중을 높이어 부르는 말을 노장(老丈), 한 길의 높이를 무장(袤丈), 세장대대로 내려오면서 교분이 두터운 어른을 세장(世丈), 범패를 가르치는 스승을 어장(魚丈), 남의 할아버님을 일컫는 말을 왕장(王丈), 장가를 듦을 입장(入丈), 풀의 길이를 초장(草丈), 굳고 튼튼함을 완장(頑丈), 기운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남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기고만장(氣高萬丈), 호기로운 기세가 매우 높음을 호기만장(豪氣萬丈),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기염만장(氣焰萬丈), 파도의 물결 치는 것이 만장의 길이나 된다는 뜻으로 일의 진행에 변화가 심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임을 파란만장(波瀾萬丈), 조금도 사사로움이 없이 아주 공평하게 한 일을 만장공도(萬丈公道), 사방 열 자의 상에 잘 차린 음식이란 뜻으로 호화롭게 많이 차린 음식을 이르는 말을 식전방장(食前方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