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김녹촌
바람이 지나가는
그런 산기슭
귀뚜라미 우는
그런 풀밭에.
불볕 한여름을
잡초 속에서
쑥부쟁이로 서럽게
숨어 살더니,
어느 무서리 내린 날,
아침에사
참았던 웃음
한꺼번에 터뜨리는
들국화야.
한때 뽐내던 모든 이파리들
시들어 쓰러졌어도
서릿발에 세수한 듯
오히려 상쾌한 웃음
들국화야.
어두운 그늘 헤치고
피어났기에
하늘에 사무치는 기쁨
아우성
아우성아.
송이송이
별눈 반짝이는
영아의 얼굴이 보인다.
속이빨 하얀 순이의
함박 웃음이 흩어진다.
-192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광주사범심상과 5년을 졸업하고 장흥군 부산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 경주군 현곡 초등학교 교장 등 45년간 교직에 종사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글짓기 교육에 각별한 뜻을 두고 실천에 옮겼다. 1981년 이오덕과 함께 한국글쓰기회를 창립했고, 1985년에는 경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아동문학분과 고문 등을 지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제10회 세종 아동문학상 수상, 제7회 대구시 문화상, 제9회 대한민국 동요대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소라가 크는 집≫, ≪쌍안경 속의 수평선≫, ≪동시 선집≫, ≪언덕배기 마을 아이들≫, ≪산마을의 봄≫, ≪태백산 품속에서≫, ≪진달래 마음≫, ≪꽃을 먹는 토끼≫, ≪꽃 앞에서≫, ≪한 송이 민들레야≫, ≪독도 잠자리≫, ≪바다를 옆에 모시고≫ 등을, 수필집 등을 썼다.
첫댓글 깐깐하고 곧은 분이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