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日本語版 9월 17일 (金)
「공기(분위기)」 를 읽지 못하는 일본 황녀.
이달 말 자민당 총재 선거와 이어지는 중의원 선거 등 일본은 지금 「정치의 계절」 의 한
가운데지만 그보다도 최근 가장 궁금한 일본인은 이 사람이다.
4년에 걸쳐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내 결혼하기로 발표했던 일본 황실의 마코 공주다.
마코 공주는 현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즉 천황의 동생 후미히토 왕의 큰 딸이다.
2017년 가을, 마코 공주는 대학에서 알게 된 같은 나이의 고무로 氏와 약혼을 발표할 때
때만 해도 상황은 괜찮았다.
하지만 고무로 씨의 「복잡한 가정사정」 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일찍 남편과 사별한 고무로 氏의 어머니가 동거한 남성으로부터 400萬円을 빌려 갚지 못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후 고무로 氏 일가의 「깔끔하지 못한」 사생활과 돈 문제가 차례로 발각됐다.
일본인의 고무로 母子에 대한 반감은 상상 이상이다.
결국 결혼은 연기되고 고무로 氏는 미국에 유학 갔지만 지난 수년간 거의 매주 관련 뉴스가
주간지를 장식했다.
최근에는 고무로 氏가 뉴욕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에 취직하기 위해 허위 이력서를 썼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6%가 마코 공주의 결혼에 반대한 것으로 전 국민이 마코 공주의
부모의 입장이 되어 「이런 집안의 사람과 결혼시킬 수 없다」 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기분의 문제」 만이 아니다.
황실 유지에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
현재 법으로 여성 황족은 결혼과 함께 황적을 박탈 당하지만 품위 유지를 위해 최대 1억 5,250
만엔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 또한 세금이다.
국민 덕에 존재하는 황족이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이기적」 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놀라운 것은 마코 공주다.
국가 전체에 「이 결혼에는 반대」 한다는 「분위기」 가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결혼을 포기하지
않는다. 돈이 문제라면 지원금은 받지 않거나 기부하겠다고 말한다.
세금으로 치러지는 성대한 결혼식도 하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후 고무로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신혼 생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통과 의례가 전부인 일본 황실에서 「전부 필요없고 행복해지고 싶다」 고 외치는 황녀가 등장한
것이다.
「공기를 읽는 것」 은 일본인의 미덕이자 한계다.
야마모토 시치헤이라는 학자는 『공기의 연구』 란 책에서 공기를 「개인의 선택을 제약하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 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공기를 읽지 않기로 결정한 황녀의 선택을 응원하고 싶다
정체된 공기에 들러싸인 듯한 일본 사회에도, 황실에도 변화가 필요한 때가 온 것을 알리는 신호도
같기 때문이다.
* 押し切る(おしきる) 눌러 자르다, 물리치고 강행하다.
婚約(こんやく) 혼약, 약혼.
明るみ(あかるみ) 밝은 곳, 드러나다.
持ち上がる(もちあがる) 올려지다, 일어나다, 벌어지다.
剥奪(はくだつ) 박탈.
伝統(でんとう) 전통.
儀礼(ぎれい) 의례.
同然 (どうぜん) 동연, 서로 같음, 다름없음.
* 일본 황실에서 '적응 장애' 라는 병으로 고생한 마사코 왕비 일화는 유명하지요.
어린 시절부터 외교관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외국어에 능통한 마사코 왕비는
하버드 대학과 도쿄대학을 나와 장래가 촉망 받던 외교관이었습니다.
나루히토 왕세자와 결혼 후 일본 황실의 엄격한 규범에 짓눌려 말을 잃어가고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아들을 못 낳아 압박에 시달렸고 후미히토 왕세자가 낳은 아들을 천황의 대를 잇는
적장자로 삼는 문제로 이어지며 마음 고생을 많이 했지요.
요즘은 딸도 천황의 후계자로 정하자는 법이 만들어진다고는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일본 황실은 변하지 않겠지요.
요즘 시대에 천황의 대를 잇지도 않는 황녀에게 무거운 의례 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아직도
오도나시 (おとなしい) 얌전하고 온순한 것을 요구하는 일본인들의 마음일겁니다.
일본인의 마음에는 황실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무슨 왕조 시대도 아니고....
30세가 되는 황녀가 어떤 결혼을 하고 어떤 삶을 선택하든 그건 지 팔자이지요.
고무로의 집안이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이어 할머니까지 모두 자살했다는 사실에 국민들
마음이 편치 않은 건 이해가 되지만.
만일 국민들의 요구대로 지금 약혼자와 파경하고 새로운 인생을 선택해서 불행해지기라도
하면 국민들이 책임집니까.
알 수 없는 인생이지요.
첫댓글 황실의 전통을 중요시하는 일본인들 다운 행동입니다.
모든 일본인이 축하를 해 주어서 결혼을 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당사자들 마음은 오직 답답 하 겠 습니까.
현실에 대하여 정확히 지적해 주셨습니다.비가 많이 온 관계로 백록담이 만수가 되었다는
영상도 올라와 있군요.멀리 있는 제주에서 아무런 피해도 없이 잘계시기 바랍니다.
해석 하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이제야 추석 차례상 준비
다 끝내고
허리 펴 봅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분위기를 모르는 황녀"
더 많이 오래 살아보면 이래도 저래도 후회는 남지 않을까요.
제주도 비가 많이 오던데 아우라님 피해는 없는지요?
즐겁고 행복한 추석 잘 보내세요 ~
태풍 피해는 없는데
또 비 온다네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