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장터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려
민물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새재』 (창비시선 18), 1979. 3.
신경림
시인대학교수
2024년 5월 22일 신경림 선생님 귀천하시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출생1936년 4월 6일, 충북 충주시
사망2024년 5월 22일 (향년 88세)학력동국대학교 영문학 졸업
데뷔1955년 문화예술 '낮달' 등단경력2001.~ 화해와전진포럼 상임운영위원수상2022.
제20회 유심작품상 특별상
첫댓글 훌륭하신 시인.
삼가 명복을 빕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