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판타지] [만월의 방문자]-013,,-farewell and restore(2)

[다이엔드]

"....말이야.....더라고...는데.....? ...? 야, 서예화!"

"어? 어? 응?"

"너 진짜 왜그래. 어디 아파? 계속 멍해가지고는."

"아니,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흐음.. 뭐, 아무튼 무슨 일 있거든 나에게 말하라고. 이 한혜지님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없다 이말이야!"

"....응.."

그렇게 힘없이 혜지의 말에 대답하고는 다시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귀찮다. 모든것이.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그 일'이 있은뒤로.. 며칠이나 지났을까?

모르겠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녀석'들과 만나기 전의 일상처럼..

피곤해서 계속해서 자고싶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는데..

눈치없는 혜지녀석이 계속 눈앞에서 쫑알거린다.

솔직히 시끄럽고 짜증이 나지만..

그냥 계속 떠들게 내버려 둔다.

***
달칵.

"다녀와-"

말을 삼켰다.

습관적으로 인사를 내뱉을 뻔 했던 입에 신경질이 났다.

이제 없다.

자신의 인사를 받아줄.. 자신을 기다려줄 사람들이.

털썩.

가방을 아무렇게나 내팽겨 쳐놓고는 소파에 앉는다.

리모콘을 들고 tv를 켰다.

생소한 감각..

그녀석들이 온 뒤로.. 스스로 tv를 킨 적이 있었던가?

답은 no. 언제나 판이 tv를 키고 다녔기에 내가 일부러 tv를 킬 필요가 없었다.

삑.

[오늘의 뉴스 속보는..]

삑.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그럴 수 있...]

삑.

[현재 경찰에서는..]

삑.

삑.

삑..

삑.

아무런 의미없이 채널을 돌렸다.

'-쯧쯧. 이래서 인간들이란. 언제나 문제만 일으키지. 한심하기 짝이 없어.'

'판. 아무래도 좋다만 네가 할 소리는 아닌것 같구나.'

'-무슨뜻이야?'

날카롭게 나를 째려보며 질문하는 판.

'네 나이를 생각하라는 소리야.'

'-괜찮지 않나요? 판 정도면.'

'테리. 넌 너무 물러. 대체 저게 애가 할 소리야? 뭐냐고. 애늙이도 아니고..'

'-뭐라고?!'

'-파, 판.. 참아..'

'어? 어? 쿠, 쿤! 꽉잡아! 판 꽉잡고 있어!'

리모콘을 던지려는 판의 태세에 서둘러 도망칠 준비를 하는 나.

삑.

삑.

삑.

파앗.

푸욱.

신경질적으로 리모콘을 던지자 운좋게 쿠션 위에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 모습이 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언이든 삐딱하게 비춰지고 있다.

어린애 같아.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는 일.

따르르릉. 따르르릉.

"....하아.."

전화벨소리조차 짜증이 난다.

달칵.

"여보세요."

그래서인지 조금 퉁명스럽게 나오는 목소리.

[예화야. 엄마야.]

"...엄...마?"

엄마... 오랜만에 목소리 들어보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무슨일이지?

"왜.. 전화했어?"

[다름이 아니라, 네 아빠하고 나. 곧 한국으로 들어간다고.]

"정말?"

다급하게 되묻는다.

엄마.. 아빠가.. 온다고?

[그래. 곧 있으면 네 생일이잖니. 같이 생일축하파티도 해줄겸. 후후. 그렇게 좋아?]

"..내가 애인가 뭐.."

아.. 그러고보니 조금 있으면 내 생일이었지..

달력을 보니 빨간 펜으로 동그랗게 표시한것이 보인다.

11월 21일.. 내 생일.

한동안 정신이 없어서 잊고 있었네.

오늘이 11월 17일 이니까.. 4일 남았나?

"언제 올건데요?"

[정확한건 모르겠고.. 아무튼 곧 갈거야. 그동안 말썽 안부리고 잘 있었지?]

"당연한걸 묻고 있네."

기분나쁘다는 내 목소리와는 다르게 표정은 점점 밝아진다.

그러고 보니.. 나 '그 날'부터 웃은 적이 거의 없었구나.

새삼스레 자각했다.

[우리 사랑하는 딸. 얌전히 엄마 아빠 기다리고 있어야 된다.]

"어우~ 닭살. 하하하.. 알았어요."

[그래.. 그럼 이만 끊자.]

"응. 그럼 나중에 봐요."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동안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동안 저조했던 기분도.. 엄마와의 통화.. 그것도 단 한번으로 인해 거진 풀어졌다.

손바닥 뒤집듯, 이렇게 쉽게 감정이 변하다니.. 역시 난 아직 사춘기일지도.

그동안 어른인 '척'하고 있었지만 역시 '애'였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같았으면 자존심때문에 부정했을 일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금은.. 성장했다는 걸까?

"후우..케릴.. 나한테 말했었죠. 잊으라고. 미안한데 나 못잊어요. 케릴도 그렇고 판도, 쿤도, 테리도 모

두 못잊어요. 아직도 정령들이 보이는걸.. 쿤은 제대로 찾았는지 걱정이네요. 하지만.. 나 말이예요. 묻

을 거에요. 당신도 그렇고 나머지 녀석들도.. 내 마음속 깊은곳에 전부 묻을거야. 아주 아주 깊숙히 묻어

서 다시는 볼 수 없도록. 그러니까.. 당신도 내 앞에 나타나지 마요. 케릴입으로도 말했었죠? 더 이상 나하고 관여하지 않겠다고. 그 약속.. 꼭 지켜요.. 절대로 지켜야 해요. 안그럼 나.. 마음 약해질지도 모르니까."

듣는 이도 없는 허공에 말을 했다.

어차피 그에게는 전해질 수 없겠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절대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요. 무슨일이 있어도. 그럼 나도... 전부 묻어버릴 테니까.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어요. 나중에 와서 아는체 해도.. 절대 말걸지 않을거니까. 이제는 세 녀석들이 없으니까 너무 편한거 있죠? 정말이지 그녀석들이 있었을 때는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다시 살라그러면 절대로 못살거예요. 아마."

자존심. 내쪽에서는 아쉬울 것 없다는 듯한 허세.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얼굴이 뜨거워서 못살 것 같다.

'자존심'이란 방패로 나를 보호한다.

그들에게 먼저 찾아가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들에게 먼저 시선을 던지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들을 그리워 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나는 절대 이런 자존심을 굽히는 짓 따윈 하지 않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이제.. 안녕이예요. 케릴. 모두."

이걸로 끝이다. 더 이상은 없다.

모든 것을 내 마음속에 묻을 것이다.

어렵겠지만.. 노력해야겠지.

"내일은.. 혜지하고 쇼핑이나 갈까?"

조금은.. 머리가 맑아진 것 같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속이 시원했다.

그렇기 때문에 느끼지 못했다.

공기가 살짝 변했었다는 것을.

이 다짐이 너무나도 덧없는 것이었다는 것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이 날이 시초가 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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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황홀해라.

세건이가 너무 멋있어요!~

창월야를 읽다보니 어느세 사혁을 잊어버렸네요.

아, 요즘에는 흑의 계약자에도 푹 빠져 있답니다.

헤이.. 너무 멋있어요.

왠지 헤이하고 세건하고 비슷한 느낌이 나네요.

한.. 삼일동안 못들어 왔나요?

하핫.. 죄송해요.

애니메이션과 소설에 빠져있느라.. 한동안 패닉.

정말이지 휘긴경 존경합니다.

목소리는 돌아왔지만 계속해서 기침이 나네요.

감기 한번 제대로 걸린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세요!

[붉은 천사]

결국 떠났네요 ㅠㅠ// 예화가 얼른 기운 차렸으면 좋겠어요 ㅠ

[다이엔드]

그러게 말이예요.ㅠㅠ// 예화가 얼른 기운 차릴 수 있을런지.. 제가 은근히 주인공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해서.. 하하하. .농담이구요, 언제나 댓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