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dmitory.com/issue/248349876
6화 中
서로를 향한 호감을 쌓아가고 있는 영우와 준호에게 권모술수의 일관된 발언이 등장함.
좋아하는 사람에게 본의아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해 그 관계 자체를 고민하는 준호와 달리
권민우는 '누구냐'에만 집중하고,
그때 너무나 당연히
"설마 우영우는 아닐 거고."
라고 해.
왜? 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으니까.
연애감정의 대상이라고는 생각이 안 드니까.
사실 준호가 영우에게 가진 호감은 꽤 티가 나는 편인데
그럼에도 당연히 영우를 패싱한 권민우는
멋대로 준호의 짝사랑 상대가 수연이라고 생각해서
사방팔방 입을 텀
"우 변은 그런 거 잘 모르나?"
당연히 영우가 연애감정에 무지하고
그런 것과 관련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말.
6화 권민우의 대사를 통해서
작가님이 영우와 준호의 러브라인을 통해 말하고 싶은 부분이 꽤 명확히 드러났다고 보는데,
사실 드라마상의 상황을 놓고 봐도 그래
준호는 동료들의 호감을 사는 사내 인기인임
그런 준호가 최소 몇 주 동안 (2화~3화)
점심시간에 영우하고 자주 밥을 먹었음
하지만 아무도 두 사람이 썸이냐거나, 뭔가 기류가 있다고 의심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아
권민우만 봐도 그렇지
해외 리뷰를 찾아보면서 실제 자폐 스펙트럼 여성들의 반응 중에 인상깊었던건
"우리의 친구나 연인은 당연히 봉사활동 중일거라는 착각을 받는다"
또, 미디어에서 그들이 '로맨스'와 엮일 때 대부분
1. 착취의 대상이자 불행서사
2. 로맨스 그런거랑 전혀 상관없고 할줄도 모르는 무(無)성적 존재
둘 중 하나로 그려지기 때문에
우영우에서 그리는 다정한 남자와의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가 반갑다는 반응이었음.
자폐가 어떻게 연애를 해?
로 대표되는 반응들은
항상 악의가 있어서 물어보는건 아니지만
공고한 편견이라고 볼수 있지
6화 권민우의 대사들도
장애인을 당연히 무성적 존재로 여겨서 고려조차 하지 않는 시각을 보여줌
그리고 영우를 편견없이 친구로 대하는
그라미, 수연
두 사람만이 준호가 영우를 대하는 태도에서
있는 그대로 호감을 읽어낸다는 점도
생각해볼만한 포인트
또한
영우는 정신연령이 어린 사람도 아니고,
감정을 못 느끼는 기계가 아님
영우는 의뢰인이 잠자는 남편이 깨지않게 조심하면서 커튼을 쳐주는 모습에서 사랑을 읽어내고 (1화)
예비신부가 예비신랑과 찍은 사진을 구석에 쳐박아두는 것에서 사랑하지 않음을 읽어낼수 있고 (2화)
자폐 때문에 결혼이 힘들겠지만
만약 결혼한다면 동시입장하는 대신 아버지에게는 부케를 드리겠다고 마음을 쓰고
로스쿨 시절부터 내내 자신을 도와준 봄날의 햇살 수연이의 우정과 선의를 느끼고 알고 있음
동그라미와 지금껏 우정을 쌓아온 부분도 그렇지
그런 영우가 처음부터 '잘생겼다'고 생각하고
이름, 고래 이야기 등으로 코드가 통하고
사랑하는 고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사람이며
호의적이고 다정한데다
상처받은 영우에게 자존감을 채워주는 말을 하고
고래를 사랑하는 영우에게 거대한 고래 그림으로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준호에게 마음을 조금씩 키워가게 되는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임
'들어주는 사람'인 준호에게
영우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속내를 더 털어놓게 되기도 하고ㅇㅇ
호감을 가진 상대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린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다는 말을 듣고는
당연히 시무룩해지기도 하는 영우
또 두 사람의 두근두근 장면ㅋㅋㅋ 들이
은근히 클리셰를 팍팍 무친 느낌으로 나오는 것도
이 글 초반에 했던 얘기들을 생각하면
꽤나 의도한 부분같음
가장 직접적인 시각적 효과로
영우의 모습에 반하면서 이성으로 느끼게 되는 준호
(쌍방얼빠인거 제법 귀여운 부분)
준호는 영우가 '자폐임에도 불구하고 내면적 서사가 있어서' 사랑에 빠진게 아님
그냥 영우 그 자체로 예뻐서 좋아하게 된 것
+ 그리고 준호의 넋나간 모습을 본 직원의 '반했다'는 언급에 기뻐하는 영우
영우가 자살하려는줄 알고
급하게 말리다가 우당탕탕 K-넘어지기
(영우가 직전 재판에서 편견덩어리 검사한테 많이 공격당함
& 사무실에서 혼자 피해자 위치 재현해보려고 목 매는 시늉 중이었음)
클리셰를 뿌렸음에도 그 자체가 역클리셰이지만,
영우와 준호의 관계가 더 특색있어지는 지점은
영우는 도움받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는 주인공이고
준호는 비현실적 사이다를 선사하는 백마탄 왕자가 아니라
선을 지킬줄 아는 섬세한 서포트형 캐릭터이기 때문
영우가 휙 가버릴 때도 굳이 붙잡지 않는 모습도 그렇고
권모술수와 대결구도가 잡히면서 경쟁심에 불탄 영우가
의뢰인이 거짓말을 하는걸 알면서도
'신빙성을 높이는 행동에 대한 코칭'을 할때
준호는 그냥 걱정이 담긴 시선으로 쳐다볼뿐
영우가 '거짓말을 구분하는 법'을 필요로 할땐
송무팀 직원으로서 그걸 알아와서 말해주지만
이건 변호사 영우의 선택이기 때문에
섣불리 걱정을 입밖으로 꺼내거나 우려를 표시하지 않음
그리고 에피소드 끝자락에
스스로 깨지고 성장통을 겪은 영우가 자기반성의 말을 할때
"....네."
다 괜찮아질거라는 섣부른 위로의 말 대신
그냥 영우의 말을 가만히 들어줌
힘들어하는 영우를 보면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더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손을 뻗지 않고 자제하는 모습도 보임
남자 셋이 군대토크로 영우를 배제하고 있을때도
갑자기 엿을 먹이며 깽판을 치지는 않지만
자기 차례가 돌아왔을때
"아닙니다."
하고 더 말을 보태지 않으면서
맥을 끊는 정도의 선을 알고
현장조사를 나갔다가 가폭범을 마주쳤을땐
당장 달려들어 주먹다짐하며 난장판을 만드는 열혈캐는 아니지만
가폭범이 수연과 영우 옆을 지나갈때
두어발자국 앞으로 나서 경계와 보호의 액션을 취할줄 아는 캐릭터
물론 준호의 그 선을 사정없이 비집고 들어오는건 바로 영우
"이준호는 우영우를 좋아한다. 사실입니까?"
진실 거짓 구분하는 연습이라고
준호가 '저를 의뢰인이라고 생각해라' 했는데
영우의 첫 질문이 이거ㅋㅋㅋㅋㅋㅋ 하 우영우....제법 fox인....
돈까스망치 시점에서 봐도 좋아하는 놈 반응
하지만
"...황두용 부장님이 대답하기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고 긍정도 아니지만 부정도 아닌 답으로
사회성과 센스가 쩌는 캐릭터 답게 스무스하게 화제를 돌림
(정곡 찔려서 흐어어억 아니요?? ㅇㅈㄹ 해서 연애루트 꽉 막아버릴 뚝딱이는 오늘도... 부럽습니다..)
"어떤 사람이 있어. 있는데, 내가 그 사람을 안 좋아한다고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네, 내가."
"실제론 좋아하는데?"
"응."
우리가 보기엔 그냥 스무스한 답변이었지만
준호에게 영우의 질문을 회피한건 죄책감으로 남음
"사람들은 나와 너로 이루어진 세계에 살지만,
자폐인은 나로만 이루어진 세계에 사는데 더 익숙해서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거,
다른 의도를 갖고 날 속일수도 있다는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자꾸만 잊어버려요.
거짓말에 속지 않으려면 매 순간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본심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의도를 꼬는게
영우에게는 거짓을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선 그어놓고 모두와 잘 지내는 준호가
영우와의 관계에서 뚝딱이며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는게 참...맛도리
🐳: 호감있는 사람 앞에서 내가 잘못했어 하면서 울먹울먹함
🦊: 호감있는 사람이 직구 던졌는데 피해서 ㅈㄴ 죄책감 듬
해서 6화에서 눈 마주칠때마다 뚝딱거리는거 ㄱㅇㄱ
7화 예고편에서는
이런 장면을 주면서 럽라충들 일주일 순삭 기원하게 하는 중
아무래도...! 인물관계도 쌍방 💕애정💕인 편이니까...!
영우준호 제주도에 돌고래 보러가는 날까지 존버
첫댓글 하..... 이렇게 정리글 보니까 개존쟘
아 글 너무 좋다 낼 또 읽어야지
진짜 드라마에서 내 이상형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캐릭터를 볼 줄 몰랐음.. 오히려 점점 더 작가님이 궁금해짐...
와 해석글 보니 내가 놓친거까지 보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