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언제나 저 스스로를 망가뜨린다 제기랄 나보다 먼저 살다 간 시인들은 도대체 무슨 노래를 불렀나 듣건대 그들의 우울은 시대를 따라 아득한 강이 되어 흐르고 흐르지 않았는가 고약한 바람의 시종들아 흔들리는 갈대들아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추방된 시인들은 눈이 없고 귀를 막아섰지 네 마지막 소원이 무엇이더냐 그가 속살거렸을 때 바라건대 삶이란 한 줌 흙이 아니더냐 우리는 평평한 대지에 피를 뿌리고 부끄러움도 없이 똥과 오줌을 거기에 뿌린다 부지런한 계절은 어느날 내 썩은 육신을 빨대 빨겠지 독한 술을 마신 날 흐릿한 가로의 불덩이를 붙들고 어지러이 속을 게웠을 망자들아 게워도 게워지지 않았을 이 생의 불순문들이 요란한 비를 뿌린다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 단순한 이해에 대해 어리석은 자들은 내일을 위한 사과나무를 심겠노라 헛된 노래를 부른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좃됐다 말하건대 이 세상이 살아있다면 보라 머리에 탈을 쓰고 이기적인 보행을 하는 직립들을 재깍재깍 전진하는 시간 앞에 오호라 바람이 넘어뜨린 시체들이 저리도 많구나 무수한 사건들이 깨알 같은 글자를 쓰며 이기를 채워주건만 삶의 예기치 못한 꼽추에 대해 우리가 길에서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독한 술에 대한 제원을 제조사가 바람이라는 것을 세상은 말하지 않는다 낙원에서 버려진 것들아 눈과 잘려나간 귀로 걷는 자들아 너희가 진정 바라는 것 풍전등화 바람 앞의 등불처럼 망할 고민과 걱정거리는 관심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