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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해피앤딩이 아닌 기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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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스 타워
훗날 마계 최악의 사건이라 불리는 솔즈베리의 비극은 여러 곳에서 시작되었다. 솔즈베리의 한 식당에서 두 남자가 부딪혔다. 한쪽은 평범한 복장을 입은 마계의 노동자였지만 다른 한쪽은 인베이더의 가면을 쓴 남자였다.
“아 미안합니다.”
평범한 복장을 한 남자가 사과하며 지나가려 할 때 인베이더 가면을 쓴 남자는 그를 붙잡아 주먹을 날렸고 평범한 복장을 한 남자는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인베이더 가면을 쓴 남자는 쓰러진 남자를 향해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했고 그는 경찰이 와 긴급하게 제압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남자는 그대로 총을 꺼내 경찰을 향해 발포했다. 그 남자 외에도 그 날 솔즈베리 곳곳에서 수많은 폭력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다. 워낙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폭력과 테러들로 인해 경찰들은 비번인 인력들까지 동원되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져 가고 있었다. 심지어 곳곳의 테러가 발생하기 수 시간 전 51구역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리리스가 에리나와 휘하 기동대를 모두 51구역에 파견한 상황이라 도시 곳곳의 테러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리리스 타워를 향해 거대한 무리를 이룬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저기군. 가자.”
마계의 수도 솔즈베리, 그곳에서도 가장 중앙의 리리스 타워는 그 압도적 자태로 리리스의 권위를 상징하는 곳이었다. 리리스 타워는 그 위용만큼이나 내외부에 대한 공격에 대항하는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외벽에 설치된 요격용 미사일과 대공포는 타워를 향한 어떤 공격도 허락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내부에 있는 경호 인력은 정예 중의 정예만 모아 놓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에리나가 이끄는 기동대는 마계에서도 손꼽히는 전투력을 갖춘 부대로 마계의 위협이 되는 적들에겐 악몽과도 같았다. 그렇게 만들어지고 나서 단 한 번도 적들을 허락하지 않았던 리리스 타워에도 악몽이 찾아오고 있었다.
“도시가 심상치 않구만.”
리리스 타워의 정문 검색대를 담당하고 있는 베베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바깥 상황이 걱정되었다. 지금 도시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산발적 테러가 일어나며 타워의 경비인력들도 최소한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깥으로 나간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남은 인원들은 더욱 꼼꼼하게 타워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검사하느라 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있었고 밀집된 줄에서 의례 그러듯 ‘밀지 말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곧 비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베베는 무슨 상황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다.
탕!
베베의 왼팔을 한발의 총알이 스치고 지나갔다. 베베는 놀라며 앞을 보았다. 그곳에는 인베이더 가면을 쓴 사람들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베베는 즉각 반응하기 위해 총을 꺼내려 했으나 총알이 스쳐 지나간 왼팔부터 그의 몸이 거멓게 바뀌고 있었다.
“이게 뭐야!”
베베는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았다. 총에 맞거나 스친 사람들은 마치 라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거멓게 물들어 가며 죽어갔다. 베베 역시 저항하려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베베를 죽인 인베이더 가면을 쓴 무리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열었다.
“천둥신을 위하여!”
“천둥신을 위하여!”
그들은 모두 무장한 체 거침없이 타워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타워 내의 남은 병력이 그들을 막으려 저항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타워 안 병력이 치명상을 입히기 전에는 그들을 쓰러뜨릴 수 없는 데 반해 그들은 타워 안의 병력에 생채기만 내도 죽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무장과 숫자 다 압도적인 그들을 타워 안의 병력만으로 막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빠르게 타워를 점령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타워 안에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살려달라는 간절한 외침 그리고 천둥신을 경배하는 소리로 채워져 갔다. 그렇게 30분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세르니온이 병력을 이끌고 천천히 타워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만약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에는 마계의 위기에서 사람들을 구할 구원자로 보였을 것이다.
“지금, 이 도시 전체가 공격받고 있기에 이곳에 대한 지원도 어렵겠죠.”
세르니온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비극의 장면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시체와 시체가 서로 엉켜있고 피와 살점이 나뒹구는 그야말로 지옥도가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에리나와 그 밑의 부대는 최소한 수 시간은 있어야 이곳에 돌아올 수 있는 상황. 그렇다면 이곳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리리스와 아마 어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나와 그 일행들 정도겠군요.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 하루하루를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체들을 보면서도 세르니온은 어떤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세르니온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천천히 타워의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그가 도착한곳은 몇 달 전 그가 방문했던 리리스의 집무실로 현재는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저항하고 있는 병력들이 있었다.
“아직도 못 들어가고 있는 겁니까?”
세르니온은 재촉하듯 말하며 정면을 바라보았다. 집무실에 있는 병력들의 저항이 꽤 거셌기에 세르니온의 부하들도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대치 중이었다. 어찌할 줄 모르는 부하들 제치며 세르니온이 천천히 걸어갔다.
“어떻게 당신이…. 죽어!”
세르니온을 알아본 타워 경비대는 욕설과 저주를 내뱉으며 세르니온을 향해 집중 사격을 했다. 그러나 세르니온은 리베라를 대검으로 바꾸어 총알을 모두 잘라버린 후 곧바로 활로 바꿔 화살비를 퍼부었다.
슈슈슈슈슉!
날아간 화살들이 경비대의 머리에 꽂혔고 세르니온은 그대로 달려가 경비대의 한복판에서 리베라를 휘둘렀다. 그의 검이 한번 춤출 때마다 경비대의 보호구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체 같이 잘려나갔고 그에 따라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뒤에서 있던 부하들이 달려들었고 학살이 시작됐다. 얼마 뒤 세르니온은 천천히 걸어가 리리스의 의자에 앉아 불타고 있는 도시를 슬쩍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두꺼운 유리가 막아낼 수 없는 공포와 절규가 가득한 도시가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르니온은 뒤돌아 말했다.
“여기 있는 시체들 모두 치워버리고 상황 보고하세요.”
곧 간부 한명이 앞으로 나와 상황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현재 타워의 90프로 이상 장악했습니다. 보안관리자는 방금 확보했으며 곳곳에서 약간의 저항만 남았습니다.”
“리리스와 가짜는 어떻게 됐습니까?”
간부는 우물쭈물 하며 아무 말도 못 했다. 세르니온은 그를 향해 온화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화를 내는 게 아닙니다. 어차피 이 정도 시설이면 리리스가 긴급하게 숨을만한 시설 정도는 마련해 뒀겠죠. 아마 보안과장이 알고 있을 거니 얼른 알아내세요.”
“예 알겠습니다. 다만 리리스가 모습을 감추기 전 부하들과 교전할 때 한발의 총알이 그녀의 발을 통과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세르니온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건 좋은 소식이군요. 아무리 그녀라도 라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돌아다닐 수는 없겠죠. 다음으로 이곳에 모든 상황을 알아볼 수 있게 카메라들들 영상을 볼 수 있는 장비를 세팅해 주시고 그 전에 숨어있는 쥐새끼들을 찾아내야 하니 방송 준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간부가 나간 이후 여러 장비가 빠르게 사무실을 채워나갔다. 건물 곳곳의 상황을 한눈에 보고 있자니 세르니온은 조금 눈이 피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나도 망가졌군. 여기까지 와서 드는 생각이 고작 눈이 피로하다는 거라니.’
세르니온은 스스로에게 놀랐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곧 그를 비추는 빨간불이 들어오는 카메라를 보며 세르니온은 빙긋 웃음 지었다.
“아아, 리리스 타워에 계신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튜링의 대표 세르니온입니다. 지금 도시와 리리스 타워 곳곳에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튜링은 신속히 테러 진압에 나섰고 리리스 타워에 나타났던 테러범들은 대부분 진압이 끝난 상황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을 구조하러 구조대가 왔으니 숨어 계신 분들은 얼른 자신의 위치를 알려서 구조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명심하세요. 구조대에게 위치를 알려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큰 소리로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세르니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물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소리는 죽음을 노래로 바뀌기 시작했다. 살아 있는 생명체가 내지르는 마지막 단말마. 세르니온은 그 모습들을 감정 없는 눈을 한 채 듣고 있었다.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다고 맹세했잖아.’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 사격이 가해진다.….
‘모든 일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야.’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대신 달려들지만, 그 노력이 무색하게 서로의 손을 맞잡은 체 죽음을 맞이한다.….
‘내가 아니면 더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어.’
분노로 달려들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저들의 죽음이 두 세계의 동맹의 초석이 될 거야.’
죽어가는 할머니가 제발 손자 많은 살려 달라 하지만 망설임은 없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어.’
“내가 정의야.”
그 말은 누구에게 하는 것일까? 자신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아니면 자신으로 인해 죽어갈 사람들? 이미 사라져 버린 원래 세계의 동료들? 그것도 아니면 ‘네가 옳다’고 말해줄 사람이 남지 않은 자신? 혼자 있는 방에는 공허한 확신만이 흘렀다.
“천둥신님, 설치 완료했습니다.”
리리스 타워의 심장부에 간 부하들이 전해온 통신. 그것은 라보스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 폭탄이었다. 그 폭탄의 폭발력은 최소 반경 1.5KM로 리리스 타워를 포함한 솔즈베리의 중심부가 그야말로 아무것도 남지 않는 죽음의 땅이 될 위력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아직 남아있을 생존자 및 어딘가 있을 리리스와 가짜를 찾는데 신경 써주세요.”
건너편에 있던 부하는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보안과장을 생포해 숨어있는 리리스가 숨어있는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오, 그 정도 인물이면 쉽게 실토하지 않았을 텐데요.”
“협박과 고문에도 굴하지 않더니 자백제는 이길 수 없나 보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직접 그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싶으니 화면 연결도 잘 부탁드립니다.”
“네!”
세르니온은 자리에 앉으며 눈을 감았다. 어둠에는 세르니온을 원망하는 눈빛만이 가득했다.
‘눈을 감아도 내가 죽인 자들이 보이는구나.’
세르니온은 귀를 막고 자신의 청력에 집중했다. 그곳에는 세르니온을 향한 저주와 슬픔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귀를 막아도 나 때문에 죽은 사람들의 원망이 들리는구나.’
“왜 이렇게 날 원망하지? 죽었으니 알거 아냐? 내 진심을. 그런가 그녀석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인가. 그녀석이 살아있으면 나 말고도 이 세계를 구할 대체자가 있다고 믿는 건가? 하지만 난 기록을 통해서 다 봤어, 그녀석이 얼마나 불안한지. 그녀석의 실력과 방식대로는 인베이더에게서 이 세계를 구할 수 없어. 너흰 그 사실을 알아야 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세계를 향한 대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연민 섞인 말을 토해낸 세르니온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난 듯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맞아, 간단한 거야. 그 녀석이 있어서 나를 원망한다면, 그 녀석을 죽이면 나를 향한 원망도 사라지고 내 진심도 이해하겠지.”
세르니온은 다시 모니터에 집중했다. 리리스가 숨은 페닉룸을 찾은 부하들은 문을 막은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돌입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곳에 있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일사불란하게 그들에게 저항했다. 오히려 처음 돌입한 부대는 전멸했으며 그 이후에 대규모 부대가 돌입하자 그 안쪽에 새로운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시간을 끌고 있었다. 특히나 라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도 리리스의 힘은 대단했다. 그녀의 무기가 한번 휘둘러질 때마다 수십의 전투부대원들의 육체가 그대로 갈려나갔다. 침입자들을 향해 포효하는 그녀는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상처입어도 호랑이는 호랑이라는 건가?’
세르니온은 리리스에 대해 감탄을 하며 화면을 이어보던 세르니온은 이상함을 느꼈다.
‘녀석이 보이지 않는군.’
영상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은 보이지 않았다. 세르니온은 도대체 또 다른 자신은 왜 없는지, 의문이 생기는 한편, 리리스가 부상을 입어 점점 약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으며, 왜 베스가 저런 청소부 옷을 입는지 생각을 하다 리리스 타워의 단면도를 꺼냈다.
‘분명 페닉룸에 다른 곳으로 갈 길이 마련되어 있을 거야. 그렇지. 그곳에 있는 배기관을 통해서 빠져나갈 수 있어. 그렇지만 이곳으로 올라오려 해도 부하들이 지키고 있을 텐데 왜 그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
세르니온은 잠시 고민하다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래, 나라면 그 정도 미친 짓은 해줘야지.”
세르니온은 일어나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문에 도착한 후에는 잠금장치를 활성화를 한 후,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 후 리리스의 방 앞에 있는 응접실에 앉아있었다. 눈을 감고 있으니 MK.2의 말이 떠올랐다.
‘난 네가 또 다른 너를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누구도 자신을 죽이는 행동을 해서는 안 돼.’
“당신의 말, 저도 알고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제가 그 녀석을 죽이면 저는 저로써 있을 수 없겠죠. 하지만 그 우유부단함이 당신을 죽게 만들고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요. 지금도 당신은 제게 그런 말을 할 건가요?”
그때 멀리서 공주와 이 세계의 세르니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공주가 이 방의 잠금장치를 눈치 채고 풀 시도를 하겠지. 그리고 또 다른 나는 이곳으로 오겠지.’
세르니온의 생각처럼 이 세계의 자신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자세를 취했지만, 세르니온은 어렴풋하게 미소를 띠었다.
“잠시, 우리 이야기 좀 하자고.”
세르니온은 커피를 두잔 내린 후 또 다른 자신에게 건네주려다 멈췄다.
“아, 설탕은 넣나?”
“2.5 스푼.”
세르니온은 설탕을 넣고 저은 후 또 다른 자신에게 건네다 갑자기 화를 냈다.
“정말, 아메리카 노에 설탕을 넣을 거면 차라리 다른 음료를 마시겠어. 너와 난 이런 거 하나까지 맞지 않는군.”
이 세계의 세르니온이 커피를 홀짝 마신 후 대답했다.
“지옥처럼 쓴 커피에 내리는 악마 같은 달콤함. 사람들이 먹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야. 그래서 할 말이 뭐야?”
그렇게 세르니온은 이 세계의 세르니온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너는 왜 이렇게 약한 것인지?’ ‘진실로 이 세계를 구할 마음이 있는 건지?’ ‘인베이더와 한창 싸워야 할 순간에 3개월 동안 갑자기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을 때 세르니온은 벙찐 것을 느꼈다.
“뭐? 미래? 인베이더 크리스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베스의 진짜 모습? 물론 베스가 강한 상대이긴 했지만, 챔피언 소드의 힘만 쓴다면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을 건데? 심지어 너는 챔피언 소드를 항상 사용했잖아. 그런데도 고작 그 녀석에게 죽을 뻔했다고?”
몇 마디 더 이 세계의 세르니온과 대화한 세르니온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세르니온이 말이 없이 웃기만 하자 이 세계의 세르니온이 먼저 말했다.
“도대체 왜 웃는 거야?”
세르니온은 웃음을 진정시켰다.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방금까지만 해도 너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어. 너를 죽이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가 가질 때 나는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완전해진다면 이 원망 섞인 목소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뭐야 내가 이 세계에서 두려워하고 고민하게 했던 상대가 고작 이 정도였다니? 도대체 나는 뭘 그렇게 무서워 한 걸까?”
세르니온의 무시에 화가 났는지 이 세계의 세르니온이 뭐라 말하려 할 때 세르니온은 손을 뻗어 그의 말을 막았다.
“마지막 기회야. 어차피 너도 봤다시피 이곳에 설치해놓은 폭탄으로 인해 솔즈베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지금 당장 공주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 그리고 혹시라도 살아남는다면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그냥 그렇게 살아.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세르니온은 일어나며 말을 이어나갔다.
“앞으로 30분 뒤 헬기가 올 거야. 그 이후엔 모든 것이 남지 않을 거고. 잘 생각해봐.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지? 불가능한 걸 안다면 네가 지킬 수 있는 것이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어?”
세르니온은 말을 마치며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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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챕터가 시작되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야기 끝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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