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성공적 노화’라는 말이 덩달아 뜨고 있다. 학자들은 성공적 노화에 대해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신체적·사회적· 심리적으로 자신과 주위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노년기의 우정’은 대인관계가 축소되는 시기에 사회적인 연계의 끈을 견고하게 유지시켜줌으로써, ‘성공적인 노화’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노년기에 원만한 친구관계를 맺기 위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면 좋을까. 여기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았다.
40대부터 노년기 ‘우(友)테크’를 시작하라 은퇴와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활동의 폭이 줄어들면서 대인관계가 급속하게 축소되는 국면을 맞이한다. 따라서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40대부터 친구관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인간관계를 가꾸어나가는 준비를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노년기에 닥쳐서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개선시키려면 두 배 이상의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아는 척, 가진 척, 잘난 척, 있는 척은 금물 노년기에 친구를 사귀기가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자기중심적이고 권위적인 태도 탓이다. 단적인 예로 ‘내가 예전에 뭐였는데…’ 식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폭넓은 친구관계를 맺기 어렵다. 이에 대해 종로 시니어클럽 관장인 지성희 신부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노년의 친구관계에서는 나를 접고 상대방 얘기를 들어주며 공통점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살아라 나이가 들수록 꼭 필요한 존재가 언제든지 부담 없이 전화하거나 만날 수 있는 친구다. 가까이 사는 친구의 존재는 멀리 있는 자식보다 백배천배 위안이 된다. 따라서 노년기 웰빙을 바란다면, 되도록 친구들과 근거리에서 모여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뜻이 맞는 동호인들끼리 시골의 땅을 구입해 집을 짓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왕이면 젊은 친구를 사귀어라 육체의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게 마음의 노화다. 몸이 경직되면서 마음도 경직되어, 변화를 꺼리고 보수적이 되는 게 노인 심리의 특징이다. 젊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손쉬운 방편이 된다. 나이가 젊을수록 정보력이 좋고 세태 변화에 능동적이 되기 때문이다. 나이 어린 후배들을 가까이 하면, 시대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는 계기를 일상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정서적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전문가들은, 여성들은 친구관계에서 서로를 돌보거나 비밀을 공유하는 ‘정서적인 연결고리’가 중요하게 작용하며, 남성들은 자원봉사나 취미활동 등을 연계해 사회적인 자극을 받는 ‘임무형 연결고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성들의 경우 ‘갑을 관계’에 익숙해 대등한 위치에서 우정을 쌓아나가는 일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성 예비노인이라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정서적 교류를 나눌 네크워크를 형성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가장 소중한 친구는 ‘배우자’다 노인 부부의 갈등을 조사해 보면, ‘아내는 남편보다 친구가 좋고, 남편은 친구보다 아내가 좋다’는 게 원인으로 등장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은퇴 후 거의 온종일 부부가 함께 지내는 생활을 견디려면, 일찌감치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개발해둘 필요가 있다.
부부란 젊은 날에는 연인이며, 중년에는 친구이고, 노년기에는 서로 간호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려면, 부부가 서로 세상에서 가장 말이 잘 통하고 뜻이 잘 맞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