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7남매 막동이의 임무
임무라기 보다
용돈벌이의 1순위는
아부지 구두 빤들빤들 닦기였다
오빠들 떨어진 난닝구 찢어서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광약 바르고
양손으로 잡고 퉤퉤 해가면
쓱싹쓱싹 하던 기억~
자주 오는 손님들 구두도 그렇게
해 놓으면
아부지 기분 좋으셔
동전아닌 지폐가 나왔다
그리고 아부지 새치 하나에
오원 십원 이렇게 해서 번돈으로
새 딱지나 구슬사거나
달고나 해 먹었다
아부지 막걸리 심부름도
솔찮이 했는데
서너살 때부터 나는
술지게미 먹고 고들밥 맛을 알았고
초딩때 설탕타서
아부지와 막걸리 대작도 자주 했다
초딩때는
아부지의 백화수복 정종을
엄마몰래 잘 숨겨두었다가
조금씩 작은 주전자에
데워 드리면
지폐가 어김없이 나왔다
아부지 건강을 염려한
울엄니에 배신때리는 일이었지만
쥐포 뜯으며 만화방에
틀어박히면 다 잊었다
2순위는
엄마의 보물인 장독대 관리인데
된장장독.간장독.고추장독
날씨따라 뚜겅 열어 볕살이 해주다가
해지기전에 잘 닫고
광나게 닦아 내면
엄마는 동전도 주고
내가 좋아하는 앙꼬찐빵도 뚝딱~~
대만식양배추 긴 만두를 해주셨다
된장을 담아
항아리 아닌 플라스틱통에 넣어
햇빛보기 아닌 김치냉장에 넣어
곰팡이 피었다는
어느 회원님의 글을 보고
문득 유년의 장독대지키던
추억이 떠올랐다
된장독은 하얀 소금이 가득했고
간장독은 숯 등등이 가득했었다
3순위는
할머니 귀지파고
손톱발톱 깎아 드리는거였는데
그러면 할머니는 언제 모았는지
고물사려 할부지 불러서
강냉이 한 바가지 주셨다
이러한 유년을 거쳐서
언니 오빠들에게도 잘 보여서
만화책값 쫀득이값 얻어 내었고
중딩때는
안사도 되는 문제집을 이야기해서
삥땅쳐서
책장 잘 넘어가는 소설책 사본
못된 막내딸도 되어보았는데
지금 되새겨보면
부모님은
다 아시면서
넘어가 주신듯하다
ㅡㅡㅡ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용돈벌기 추억
늘 평화
추천 3
조회 317
22.12.21 16:1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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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부럽습니다
난 첫째
용돈 벌이 해본적은 없지만
잼 나네요
살아가는 방법중에
착하고 현명한 가장 좋은 방법
중딩때가 정말 문제집비
삥당 하셨어요 ㅎ
추억 입니다요 ㅎ
명절때 큰집에가서
용돈 많이 받을려고
아버지 쌔무구두에
구두약 칠해서
용돈 못받고 엄청 혼났씀 ㅎ
그럼요~~
어른들 께선 다 아시면서 눈감아 주셨을 겁니다 ~~~
저는 학교 파하면 자루하나 들고 유리조각 이나
빈깡통 주우러 다녔습니다
그시절엔 고물상 에서 그런것들도 받았거든요~~~ ^^
형제가 적은 친구들의 용돈 자랑에 넋 놓고 사탕 빠는 친구 입만 쳐다봤어요.
사탕 한번만 빨게 해 달라고 ㅎ
ㅋㅋㅋㅋㅋ
이건 또 대따 웃기네요
하긴 저도 사탕빠는 것 까지는
아니라도 예쁜 분홍필통 .가방
새교복 입은 애들을
샘냈어요. 근데 아무리 모아도
그건 해결이 안되어
눈나쁘지 않으면서
뿔떼안경 끼고 책에 빠진 척했는데
진짜로 눈이 나빠지고
책에 미친년이 되었어요 ㅎ
재미있고 귀여운 행동이에요.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괜히 눈물이 나는군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누구나 다 있지만
아주 훌륭한 추억입니다. 막내니까 얼마나 할아버자. 할머니
아빠 엄마가 예뻐했을까 안봐도 비디오군요.
맞아요
복지관 수녀관장님께서 제가
아주 사랑이 많다네요 ~~
어릴때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게 몸에 배어서
어른들이 나누었던 사랑을
따라하고 사는것 같아요~^^
글맛 좋아서 엄지 척!
어린아이가 용돈을 버는 재주가 다양하군요.
저는 그렇게 해 본 기억이 전혀 나지 않네요.
산골마을에서 살았기에 장터로 나가기에도 멀었고...
제 기억을 더듬어야겠습니다.
저한테도 용돈을 벌어서 맛있는 군것질을 사 먹은 적이 있었나 하고요.
잘하셨네요 어른들 눈에 얼마나 귀염스리 보였겠어요
추억이 살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