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오징어가 여주를 만났어요!
작년에 계란말이님께서 여주요리를 올려주셨던 것 모두들 기억하시죠?
여주는 일본 등 여러나라에서 즐겨먹는 식재료라 하니
그동안 여주요리를 먹었을 법도 한데 그게 여주인줄도 모르고 먹었던 것 아닐까도 싶습니다.
암튼 계란말이님 글 이후 너무 먹어보고 싶어 일년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올해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재료1.
황금소나무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여주입니다. 감격스런 첫만남이었죠~
지금 안수농원 농장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하는데
제가 여주요리 맛있다고 얼마나 심하게 자랑했던지 순희님은 제게 택배로 몇개 보내라고 조르십니다 ㅎㅎ
재료2.
얼마전에 사서 냉동해뒀던 새끼오징어입니다.
딱 한묶음만 오징어산적 해 먹으려고 이렇게 배를 갈랐고 나머진 전부 통으로 손질했는데
하필이면 한봉지 꺼낸다는 게 배를 갈라버린 거지 뭐예요! ㅋ
여주를 잘라 깨물어보니 쌉쓰레하며 아삭한 맛을 지녔습니다.
여주 자체만으로 음식을 하면 씁쓰레하고 별 맛이 없을 것 같지만
다른 재료와 곁들이면 굉장한 맛의 상승을 가져올 강렬한 매력적인 맛을 지녔더라구요.
그래서 여주요리엔 부드러운 두부라든가 기름진 고기를 많이 사용하나 봅니다.
여주로 무슨 요리를 할까하고 폭풍검색 해보니 일본식 요리인 고이찬푸르와
소금간을 해서 볶은 고기볶음들이 많이 소개됐더라구요.
그런데 명색이 생선까페 운영자인지라 여주에 고기를 넣을 수는 없죠 ~ㅋㅋ
그래서 오징어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오징어고추장볶음
여주는 씨부분이 쓴맛이 강하다하니 전부 숟가락으로 파내줘야 합니다.
볶음엔 발화점이 낮은 올리브유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기름 써주는게 좋습니다.
달군 기름에 통마늘을 넣어 불을 낮춰 마늘향을 지글지글 뽑아낸 후에
여주를 넣고 달달달~
마지막으로 오징어 넣고 고추장이랑 달콤한 꿀 한숟가락 넣어 마무리 해주면 끝!
냠냠 먹은 후 남은 건 밥에 비벼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마늘향과 기름의 고소한 맛이 배인 여주가 아삭하고도 아주 여릿거리는 식감입니다.
고추장과 달달한 꿀이 함께해서 씁쓸한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아주 최고네요!
여주가 하도 쓰다고 해서 겁먹었는데 식욕을 돋구어 줄 정도의 쌉싸름함입니다.
고들빼기나 머위잎같은 씁스레한 맛을 즐기는 분들에겐 아주 딱 맞는 식재료일 것 같아요~
오징어간장졸임
오늘 로기님이 오징어가 팍팍하다는 구매후기를 쓰셨어요.
다 자란 오징어의 쫄깃함에 익숙한 우리에겐 그렇지 못한 맛이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탄력없게 느껴질수도 있구요. 그런데 제게는 새끼오징어가 한치처럼 하염없이 보드랍게 느껴지네요^
새끼오징어는 간장졸임이 젤 맛있다는 소리비늘님의 말씀에 후다닥 간장졸임을 시작해봅니다.
냉동된 오징어를 꺼내 썰구요.
여주는 배를 안가르고 동그랗게 썰었습니다. 귀엽죠^^
기름에 여주랑 마늘 먼저 달달 볶았습니다.
간장에 생강즙 조금 넣고 꿀도 한숟가락 넣어 쫄였습니다.
오징어는 야들거리게 씹히고 여주는 아삭거리는데도 부드럽습니다.
식감이 기막히게 어울리네요.
여주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볶아서 오래 보관하는 것은 피해주시구요
그 끼니에 바로 조리해 드시는 게 좋아요~
남은 오징어볶음 꽃으로 비비기
끼니에 먹다 남은건 여주에서 수분이 나옵니다.
그럴땐 다음 끼니에 다시 한번 센불에서 수분을 확 쫄여주구요
비빔밥이나 볶음밥 해먹으면 좋습니다.
요즘 집에 한련화 두포기를 기르는데 얼마나 무성히 자라던지
하루에도 꽃을 십수송이씩 새로 피워내더라구요
잎과 꽃을 함께 먹는 한련화는 끼니때마다 따서 모든 음식에 곁들여 먹으면 좋습니다.
음식을 완성한 후 국에도 띄우고 쌈에도 곁들이고 비빔밥에도 써요~
다른 사람이 여주를 소금간으로만 만든다해서
저까지 그러면 너무 지루하잖아요 ㅎㅎ~
고추장이랑 간장과의 만남도 정말 개운하고 맛있었습니다~
새끼오징어랑 여주가 도착한지 며칠 안됐는데 벌써 동이날 지경입니다.
씁스레한 여주 덕분에 오징어 맛이 확 살아나고
야들아삭 씹히는 맛은 날마다 요렇게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마력을 가진 듯 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첫댓글 여주와의 기똥찬 만남이네요~
눈으로 죄다 먹고가요^^
네~~저도 눈으로만 먹었답니다~
기발한 요리 솜씨입니다.
눈 요기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