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경찰 수사 받는 한국자유총연맹
최근 언론보도(3월 6일 수요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자유총연맹 내부에서 국고 예산이 엉뚱하게 쓰이거나 거액의 기부금이 정상 회계 처리되지 않고 비자금화되는 등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3~4년 동안 한국자유총연맹(자총) 공금 수십억원이 불투명하게 집행되거나 빼돌려진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해 자총은 해명자료를 통해 “국고와 일반 예산을 비롯한 모든 예산과 기부금을 투명하고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자총을 둘러싼 의혹은 “일부 음해세력의 허위제보에 기반한 것으로서, 허위사실과 음해성 제보를 기반으로 한국자유총연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앙일보의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향후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임”을 밝혔다.
자총의 해명자료를 참고한다 하더라도 우선 몇 가지 의문부터 든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특히 경찰은 자총 경리과 직원 등의 개인 계좌로 관리된 억대의 뭉칫돈을 발견하고 자금 흐름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의혹이 제기된 비리의 종류와 범위는 둘째치더라도 도대체 왜 공금이 경리과 직원 등의 ‘개인 계좌’로 관리가 되었는가?
최근 대기업 총수들은 ‘횡령’과 ‘배임’ 등의 죄목으로 법정구속이 되는 추세이다. 아무리 회사의 주인이나 대주주라 하더라도 개인의 돈은 개인의 돈이고 회사의 돈은 회사의 돈인 것이다. 개인 사정으로 잠시 회사의 돈을 빼서 썼다가 나중에 채워놓는다 하더라도 실정법의 눈으로는 그러한 행위는 분명히 범죄행위인 것이다.
비자금 조성이나 기타 공금 유용의 사정 등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총 규모의 공적인 단체에서 그 단체의 재정 일부를 개인 계좌로 돌려서 관리하는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결코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개인 계좌로 공금을 관리했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면이 있었다는 것이며, 실무자의 경험미숙이나 실수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또한 실무자 혼자 모든 것을 처리했겠는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자총 경리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3대가 교체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자총 측은 “성능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압수수색에 대비한 조치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사용하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그것도 경리과 컴퓨터에서, 그것도 3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그것도 경찰 수사를 앞두고 교체했다는 것은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준다. 자총 경리과에서 갑자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는 것은 국민이나 경찰로 하여금 ‘자총 경리과에서 무엇인가 은폐할 사항과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지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모든 의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그 진위가 밝혀지면 된다. 잘못이 없다면 자총의 명예는 회복되어야 하고, 불법과 비리가 있었다면 자총 내에서 책임질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의혹을 뒤로 하고,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지금까지 한국자유총연맹이 애국활동에서 어떠한 업적을 뚜렷하게 남겼는가? 지도부는 자신의 감투나 영달, 보신에만 더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는지, 지도부 밑의 간부나 중간 관리자들은 그저 윗사람이나 외부 눈치나 보며 이권(利權)에나 눈을 팔고 적당히 월급을 비롯해 자기가 챙겨가야만 하는 것만 챙기지는 않았나 반성해 볼 일이다.
아스팔트에서 진성(眞誠) 애국세력이 고생할 때, 자총의 위아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땀을 흘렸는가? 그저 생색내기용의 전시성 행사에만 신경쓰지는 않았는지 돌아다볼 일이다. 물론 누군가는 ‘할 만큼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자총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이었나 자문부터 해 볼 일이다.
자총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향군인회(향군)도 이미 여러 차례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다. 향군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필요하다. 자총이나 향군과 같은 단체들이 새롭게 태어나야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날 북핵(北核)을 머리에 이는 것을 비롯해 여러모로 나라의 꼴이 이 지경이 되도록 엉망이 된 것은, 우선 국정을 맡은 위정자들이 잘못했고, 다음으로 나라를 혼란과 갈등에 일부러 몰아넣는 세력들이 있었고, 종국적으로 이런 혼란상과 무책임을 방치한 국민들 잘못도 크지만, 결국 자총이나 향군 같이 일정 정도 이상 규모의 조직과 예산, 그리고 능력을 갖춘 애국단체들이 제 구실을 못한 탓도 크다. 그저 나라와 조직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무주공산에 누가 임자가 되건 말건, 그저 자신들은 이권에 개입하거나 감투와 영달에만 혈안(血眼)이 되어 ‘내 것만 챙기자’는 이기적인 태도와 탐욕스런 정신상태가 문제였던 것이다.
대한민국 시민단체, 특히 안보국방 분야의 시민단체, 또한 소위 보수우파 시민단체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가 이런 것이다. 덩치 크고 예산 있고 이름 있는 단체라서 그 활동력과 실행력도 그만큼 받쳐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들의 성취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마디로 이름값들을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돈도 없고 배경도 없고 이름도 없는 이들이 아스팔트에서 여름에는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싸워왔고 겨울에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싸워왔던 것이다.
한국자유총연맹이나 재향군인회, 이런 단체들이 깔끔하게 해체되어야 한다. 단순히 이런 단체들이 물리적으로 망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누적된 모순들을 혁파하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는다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의 진성(眞誠) 애국운동의 정신과 기상이 싹 틀 수 있다.
2013년 3월 8일
애국협회
첫댓글 바르게지적하셔네요.
물이 한곳에오래머물다보니
부패하고썩나보네요.
이제정화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