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파인만
파인만은 지난 세기를 살았던 아주 유명한 물리학자이다.
그는 1965년 노벨물리학상도 받았다.
그런데, 그가 제법 유명한 물리학자가 된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일반인을 상대로한 많은 저작 활동이 그것이다.
물리학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가장 우선적으로 든다.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학문이라고 하기 십상이다.
파인만은 그런 물리학을 아주 쉽게 설명을 잘 하였다고 한다.
그런 그의 책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고,
그는 갔지만, 그의 책들은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도 수년 전에 그가 쓴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고 비교적 쉽게 쓴 책이라 평가한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이 책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는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책이다.
2권으로 분책까지 할 정도의 두께가 아닌데도
출판사는 무슨 심뽀로 두권으로 분책을 했는지 그 속을 알고 싶다.
1권을 보고나서 재미없으면 2권은 보지 말라는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지는 않았을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내가 읽은 책 중에 동일한 출판사의 책이 찾아보았더니,
얼마전에 읽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코스모스> 보급판을 펴낸 출판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는데,
이런, 이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는 독자를 고려하지 않았나?
1. 아쉬움
이 책은 파인만의 자서전 성격을 띠고 있다.
평생을 유쾌통쾌상쾌하게 살았던 파인만의 인생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파인만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가 쓴 것이 아니다.
이 책은 파인만의 친구가 그의 한 대화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독자들을 위해서 파인만 자신이 하는 이야기처럼 1인칭 주어를 사용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파인만을 좋아하거나 잘 알거나, 아니면 그와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생전의 파인만을 회상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 않고, 파인만에 대해 이름만 알거나, 재미를 위해 이 책을 읽게 된 사람은
이 책을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의 독특하고 유쾌한 생각과 행동들이 좀 거만하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의 똑똑한 머리는 인정하지만,
너무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데 좀 잘난 척 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어쩌면 나의 열등감이라고도 할수 있지만 말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본인이 직접 쓴 것이 아니고,
친구가 쓴 거라서 파인만을 치켜 세운다는 것이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것은 감안하고 읽으면 좋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서 배울 것이 없다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2. 성공의 원인은 호기심
그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머리가 좋은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좋은 머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 결정된다.
그냥 TV 방송시간을 외우는데 쓴다거나,
주식의 흐름을 분석하는 데 쓴다면 그 좋은 머리를 썩히는 것이다.
파인만은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 호기심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였고, 직접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 그의 호기심은 라디오를 고치게 하였고,
식당에서 일할 때도 완두콩을 쉽게 자르는 방법을 알아내기도 하였다.
호기심 외에 또하나 그를 만든 것은 그의 유쾌한 성격이다.
장난도 좋아하고, 무슨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MIT 대학에 진학해서도 그의 호기심은 끊이질 않았다.
어떤 때, 그의 호기심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였지만,
모두 웃어넘기면 되는 문제들이었다.
가끔 그의 엉뚱한 발상과 행동이 그를 유명인사로 만들기도 하였다.
그는 교수의 추천으로 프린스턴 대학원에 진학하였는데,
그것으로 세상에 대한 좀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프린스턴 대학원에서는 자신의 전공 뿐만 아니라,
인문학, 생물학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는 물리학이 중요하고 필요해서 하는 게 아니고,
단지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때론 물리학에 싫증이 나서 한참동안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무슨 일을 할때 재미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까지 갖추었다면,
왜 스트레스가 생기겠는가?
사람의 마음자세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럼, 재미없는 일을 하면서 억지로 재미있다고 자기체면을 걸면 어떻게 될까?
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 중에 재미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 삶을 살았던 파인만이 유쾌한 삶을 살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3. 맨하튼 프로젝트
파인만은 자원하여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맨하튼 프로젝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 개발의 프로젝트 이름이었다.
작년에 읽은 맨하튼 프로젝트의 핵심인물인 오펜하이머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오펜하이머>란 책에서도 파인만의 이름을 본 것 같다.
그당시 젊은 물리학자였던 파인만이 맨하튼 프로젝트의 중책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그 또한 그 잔인한 프로젝트에 일원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파인만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에서
맨하튼 프로젝트와 핵폭탄의 도덕적 양심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로스앨러모스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7년 동안 결핵을 앓아오던 그의 아내가 죽은 것도
그가 로스앨러모스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그의 아내의 죽음을 어느정도 준비하고 있어서
그리 슬프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 냉정한 물리학자의 모습도 보았다.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 1권에서는 그렇게 그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2권에서는 그의 인생후반전이 그려질 것이라 예상된다.
책제목 :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지은이 : 리처드 필립 파인만
펴낸곳 : 사이언스 북스
펴낸날 : 2000년 5월 19일
정가 : 7,000
독서기간: 2008.01.05 - 2008.01.08
페이지: 229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