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乍晴還雨雨還晴 天道猶然況世情 譽我便應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 寄語世人誰記認 取歡無處得平生.
(사청환우우환청 천도유연황세정 예아편응환훼아 도명각자위구명
화개화사춘하관 운거운래산부쟁 기어세인수기인 취환무처득평생)
갰다가는 비 오고 비 오다가는 또 개네. 천도도 이러하거늘 세정이야 말해 무엇하리.
나를 칭찬 하는가 했더니 곧 나를 헐뜯고, 이름을 피한다더니 도리어 얻고자 애쓰는구나.
꽃이 피고 진들 봄이 어이 상관하며, 구름이 가고 옴을 산은 다투지 않네.
세상 사람들 누구나 알아둘 것이, 어디서든 즐거워함은 평생에 득이 되느니.
어구(語句)
乍晴乍雨 : 맑다가 비 오다 함. 乍晴은 ‘오랜 비가 그치고 잠깐 갬’, 乍雨는 ‘갑자기 비가 내림’임.
天道 : 천지자연의 도리.
世情 : 세상인심.
逃名 : 이름 곧 명예를 피함. 지조를 지켜 세속과 화합하지 아니함.
花開花謝 : 꽃이 피고 짐. 花開花落(화개화락).
감상(鑑賞)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이라 이를 탓할 것이 못 되나니, 맑던 하늘이 갑자기 짙게 흐리며 소나기가 내리고, 갤 가망이 보이지 않던 하늘도 씻은 듯 활짝 맑아지는 일이 천지자연에도 있음에랴. 칭찬이 비난으로 바뀌고, 명예는 바라지 않는다고 公言(공언)하면서도 속으로는 명예를 찾아다니는 게 세상 형편이다. 꽃이 피고 지는 거나 구름이 흘러 왔다가는 가 버리는 것이 어찌 누가 시켜 된 것인가 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어디서나 어느 경우에서나 마음 편히 가지어라. 承聯(승련 3, 4구)과 轉聯(전련 5, 6구)은 율시 구성 원칙에 따라 각각 對(대)를 이루었는데, 전련의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은 아주 멋진 짝을 이룬 名句(명구)이다.
압운(押韻), 평측(平仄)
7言律詩(7언율시). 압운은 晴, 情, 名, 爭, 生으로 평성 ‘庚(경)’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平仄仄平平, 平仄平平仄仄平, 平仄平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 平平平仄平平仄, 平仄平平平仄平, 仄仄仄平平仄仄, 仄平平仄仄平平’으로 율시 簾(염)에 합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