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바이콜 탄생이후 두번째로 맞는 숙박(1박2일) 라이딩 여행이다.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어스름한 새벽에 집을 나섰다. 이천 휴게소에서 대원들과 합류했다. 뜨거운 차 한모금과 김밥, 과일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용하고, 두대의 밴에 분승한후 첫 출발지인 제천 의림지로 향했다. 의림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중의 하나이며 저수지 주변에는 여러곳의 좋은 휴식처가있다. 피재고개를 거쳐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절벽위에 세워진 탁사정을 지나, 지형의 생김새가 배의 바닥처럼 생겼다해서 배론이란 이름이 붙여진 배론성지에 도착했다.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성지이다. 박달재 입구에서는 모든 대원이 탑승하여 박달재 정상 휴게소로 갔다.
허기진 배를 막걸리와 함께 묵밥으로 채웠다. 천둥산 박달재라고도 하며, 김취려 장군이 10만 대군을 상대로 전공을 세운 전승지이다. 금봉 처녀와 영남 박달도령의 애달픈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모두 밴에 타고 청풍문화재단지로 들어섰다. 충주댐 건설로 인하여 많은 문화재가 수몰 됨에따라, 각종 문화재를 원형대로 보존코자 현 위치에 이전 복원 하였다. 날이 어두워 지는 것 같아 숙소인 어울림 팬션으로 재촉했다. 어울림 숙소는 협소한 계곡을낀 작은 숲속에서 초록을 느낄 수 있는 아담하고 자그마한 쉼터이다. 애니박의 권유에 따라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펼쳐보니, 과일 종류를 제외 하고는 고추,마늘,상추 등등 모두가 토속 음식인 야채다. 육식이라고는 삼겹살 뿐이다. 된장과 고추장을 풀고 야채를 썰어넣고 끓인 된장 찌게는 꿀맛이었다. 나무 의자에 걸터 앉아 먹는 장면은 마치 작은 축제와 같았다. 취기가오르자 화기애애하고 진솔한 모습을 담긴 정이 넘치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함께, 분위기에 젖어 대원들의 성품을 생각하게 된다. 바이콜의 원대한 꿈을 향해 집념과 열정이 지나칠 정도로 자가자신을 희생하며 이끌어가는 손창인대장, 여성대원은 물론 남성대원들까지 슬기와 사랑으로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애니박, 준수하고도 책임감이 있는 임종국대원 조용하고도 인자한 자태가 현대 젊은 여성들의 귀감이되는 현모양처의 벨로오, 심성이 곱고 양보와 이해심이 깊은 김경흠 대원, 늦둥이 대원으로서 성격이 밝아 진취적이고 활력소가 되는 헬리박, 명석한 두뇌에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해피리, 정도있고 원칙을 고수하는 포청천 같은 정정호대원, 허드렛 일을 마다하지 않고 설겆이등 봉사 정신이 강하고 쾌활한 성격의 한영성대원, 이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며 지낼수있어 내심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남한강 가운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3개의 봉우리 도담삼봉을 거쳐 단양휴게소까지 라이딩을 하였다.(중간 행선지 중략). 충주호 유람선을 타는 장회나루까지는 밴을 타고갔다. 기암절벽 형상이 흡사 거북 같다 하여 구담봉, 희고 푸른 봉우리가 마치 대나무순과 같다하여 옥순봉, 비단에 수를 놓은것 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금수산 등을 관광했다. 사군(단양,영춘,제천,청풍)강산 삼선(하선,중선,상선)수석이라 새겨져 있는 중선암을 경유해서 영월 청령포로 향했다. 청령포는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사육신 사건으로 상왕에서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두달여간 유배된 곳이다. 이곳에는 단종이 두갈래로 갈라진 소나무에서 오열 했다는 관음송,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막돌을 주워 쌓은 망향탑 등이 있다. 삼면이 물로 둘러 쌓여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왕래할 수 없는 작은 섬 같은 곳이다. 나룻배를 타고 나와 장릉으로 향했다. 단종이 17세에 죽임을 당하여 동강에 버려졌으나 호장 엄홍도가 시신을 수습하여 암장한 능이다. 애환이 서린 단종대왕의 능은 다른 왕능에 비해 초라해 보였다. 단종을 위하여 목숨 바친 이들의 합동 위패를 모신 장판옥, 엄홍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장려각 등이 있다. 임종국대원의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비운의 단종대왕 역사에 대해 보충 설명을 했다. 권력 앞에서는 왕조시대나 근대사회나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제거 하려는 성향은 흡사한것 같아 애석했다.
귀경 도중 된장 냄새가 솔깃나는 된장국밥과 해장국밥은 음식 솜씨를 자랑하는 여주인의 순박함과 어울려 맛이 일품이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서둘러 정정호대원이 안내하는 곤지암 소머리 국밥 식사를 끝으로 1박 2일의 라이딩 및 관광을 무사히 마쳤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 라이딩 시간을 줄여 가면서 생동감 있는 동영상과 생생한 화보를 올려준 손대장에게 감사하며 즐거움을 함께한 모든 대원들에게도 고마운 뜻을 전한다.
그곳의 가을은 찬란했다!!!!!
지천에 코스모스가 넓게 피어 있었다. 파아란 하늘 아래서 바람을 따라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보며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실감했다. 낙엽은 자전거 바퀴에 눌려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바스러지고 달리는 도로 가장 자리에는 반쯤은 마르고 푸석해진 풀잎이 이제 막 눕기 시작한 것 같다. 들녘은 누렇다 못하여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휘어진 나뭇가지 끝의 색바랜 잎사귀들을 제치고 고운 감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노랗게 물들은 은행잎이 도로에 뿌려지고 갓떨어진 잎새들은 아직 싱싱하다. 수십년에서 수백년생의 거송들이 울창한 송림을 이루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솟구친 나무 끝을 바라보면 목뒤가 뻐근할 정도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고운 단풍이 햇살을 받다 형형색색의 빛갈로 화사함을 뽐내고 있었다. 그곳의 가을 풍경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산과들 가는곳 마다 온통 단풍빛으로 물들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저절로 숙연 해진다.
첫댓글 엉클조! 진솔한 표현에 마치 다시 그길을 가는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그곳의 가을은 찬란했다~~ 는 경수필로서의 사실적인 표현이 물 흐르듯하여 달필의 극치를 이루는것 같다. 감탄!! 앞으로 좋은글 부탁하네...
"그곳의 가을" 뿐 아니라 "조성춘의 글"도 찬란했네. 숨겨 졌던 글 재주가 드디어 빛을 발휘하고 있네 그려. 몸 콘디션도 좋지 않을텐데 정성이 대단하구만. 대원들 인물평도 아주 정확한 것 같고... 검진결과가 잘 나오기 바라네.
바이큰 손과 헌드레 정의 댓글에 정말 공감한다. 소싯적 문학도였다던 언클조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후기이고, 헌드레가 지적한 대로 아름다운 대원들에 대한 인물평에도 공감하지만 그 속에 숨은 날카로움에 더 탄복하는 바이네..!
후기를 잘도 정리했네!대원들의 평을 일일이 하기가 어려웠을텐데 읽고보니 맞다는 생각이 드네!분위기 메이커인 엉클 조에 대하여는 어디서나 꼭 없어서는 않될 ㅇ ㅇ 라고 생각하는데~~~. 빠지면 무언가 아쉬운 존재(?)랄까.
갈수록 점입가경
경치 얘기가 아니라 글의 흐름이


구구절절 어째 하나도 안 빠뜨리고... 국문학과 출신 아내의 감수를 받은 건지


마지막부분의 글은 이효석의 '메밀
필무렵'에 버금가는 명 문장이로세. 감탄


다시 봐야겠네!! 조성춘!!! 제2의 양천 서창... 압구정 서창이 나왔네....... 그 동안의 숭은 실력을 이제서야 서서히 드러내는군~~~
열심히 메모 하시더니 정말 쓰셨네요. 우리 모두를 깜짝 놀라게 잘 쓰셨써요. 읽으면서 한번 더 그 곳을 찬찬히 생각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