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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의 이론과 현실
어울림의 차문화를 위한 이해
(천안에서 열리는 국제차문화지도사 강의를 계기로 다시 정리해보는 중국차 이론과 현실에 대한 이해)
수바마니 서해진 2016. 8. 9. 8:23
# 중국차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 중국을 어떻게 이해할까
중국차? 중국차란, 어떤 차를 말하고 그 범주는 어떻게 될까? 그 근거는 또 무엇일까? 어떻게 중국 차를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먼저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재 중국은 1948년에 세워진 중화인민공화국을 말합니다.
중국은 역사적인 시간 흐름에 따라 공간이 변해왔고, 국가를 포함해 지역 별로 운영 주체도 달랐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의 무엇을 말한다면, 시대와 공간을 말해야 적합성을 갖습니다. 당송시기와 원나라, 명나라와 청나라 등 시대를 말하고, 각각의 지역과 지구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각각의 특징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가령, 중원의 한족 중심에서 발전했던 차문화와 운남 소수민족의 차문화는 달랐고, 후자의 대표적인 것이 보이차라 할 수 있죠.
"중국은 하나의 세계", 이 정의는 중국을 하나의 국가로 보는 게 아니라, 국가들의 연합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건데요. 하나의 중국으로 이야기하면, 왕왕 부분으로 전체를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죠.
중국의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천(四川)음식이 있고, 광동(廣東)음식이 있고, 운남(雲南)음식 등등 이렇게 지역별 음식이 있는 것이죠. 차도 마찬가지라는 것. 차나무를 재배하고, 차를 만들고, 차를 생활의 일부로 즐기던 민족들도 대개 공간이 달랐다는 것과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간 흐름에서도 달라졌던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의 무엇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차에 대한 개념은 서로 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차’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차’와 중국차라고 하며 바라보는 ‘중국차’가 서로 통하는 개념일까요? 차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차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보편성을 지니고 있어서 중국차든 인도차든 모두 통할 수 있는지! 그러면서 (한국적인)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지! 중국차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정리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차란 무엇일까’라는 근원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우리의 관점이 있다면 중국차를 잘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이용하는 것도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차라는 물건은 인간에게 이로운 물건이고, 널리 인간을 위해 차를 보급하는 것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몫이 되겠죠. 차라는 물건은 인간에게 이로운 물건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이번 중국차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차는 차나무에서 딴 잎을 재료로 해서 일정한 가공과정을 거쳐 만든 음료입니다. 당연히 차나무는 산지가 있고, 산지는 기후와 식생이라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찻잎을 가공해 차로 만들어가는 제차 방법론은, 마치 지역별 음식처럼 하나의 유형을 띠며 발전하기 마련입니다. 해당 지역의 환경을 고려해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과 어울리도록 차 가공법을 발전시키죠.
이제 중국차에 대한 탐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시중에서 '중국차'에 대한 데이터 검색을 해보고 해당 내용을 정리해보죠.
# 중국차에 대한 진술 몇 가지
* <차생활문화대전>의 중국차(中國茶) 설명 (차생활문화대전, 2012. 7. 10., 홍익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의 총칭이다. 차 잎의 산화의 강약에 따라 녹차(綠茶), 황차(黃茶), 흑차(黑茶), 청차(靑茶), 백차(白茶), 홍차(紅茶)의 6대로 분류된다(육대차류 六大茶類).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산지도 넓고 많아서 다양한 종류의 차가 만들어진다. 녹차가 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홍차는 10% 정도이고, 오룡차가 10% 정도를 차지한다. 녹차(불발효차), 황차(후발효차), 흑차(후발효차), 백차(부분발효차, 약발효차), 청차(부분발효차), 홍차(강발효차)의 6종류는 6대 분류를 한 것이고 또는 재가공차인 화차를 포함하여 7가지로 나누어서 7대 분류로 분류하기도 한다.”(<네이버지식백과>에서 인용)
* 두산백과 중국차 진술
“차를 일상에서 음용하는 습관은 세계에서 중국이 가장 오래되었고 종류도 많다. 녹차(綠茶)·홍차(紅茶)·우룽차·좐차[磚茶]·화샹차[花香茶] 등이 풍부하게 재배 생산되고 있다.
전차[煎茶:조리다]·충차[沖茶:和하다]·파오차[泡茶:거품나다]·옌차[淹茶:우리다]·모차[抹茶:가루차]·쭤유차[醋油茶]·나이차[奶茶:우유를 타다] 등의 방법으로 마시고, 찻잔에 직접 찻잎을 넣고 열탕을 부어 뚜껑을 덮은 후 얼마 동안 두었다 마시는 것도 있다.”(<네이버지식백과>에서 인용)
* 중국 바이두의 중국차 진술
“중국은 차나무의 고향이다. 고금으로부터 중국의 여러 지방에서 야생대차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중국은 야생대차수의 발견이 제일 빠른 국가였고, 제일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차는 신농시대 시작했다. 중화문화와 더불어 이미 수 천 년의 역사를 함께 했다. 그 근원은 길고도 길어 중국문화, 특히 유가와 도가와 불가 등 제반의 사상과 융합했고, 그러면서 독특한 풍모를 드러냈으며,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면서 쉬지 않고 발전했다.
중국차는 지구인들의 건강에 크나큰 공헌을 했다. 중국차의 시조는 신농씨이고, 신농씨는 세계차의 시조이기도 하다. 중국차는 세계 각지로 전파되어, 건강을 증진하고, 즐거움을 높이고, 심신조화를 이루는데 기여했다. 건강이념과 수행문화를 향상시키는데 더 없는 매력으로 작용했다.”
(中国是茶树的故乡,可以从中国古今很多地方发现的野生大茶树得到证明。中国是野生大茶树发现最早、最多的国家。茶,始于神农时代,与中华文化相伴已走过数千年的历史长河;源远流长的中国茶文化,糅合了儒、道、佛诸派思想,独成一体,历久弥新,生生不息。
中国茶是对地球人健康的巨大贡献。中国茶茶祖是神农,神农也是世界茶的茶祖。中国茶传播到世界各地,增进健康,增进快乐,增进身心和谐,为健康理念和禅茶文化增添了无限魅力.”)
# 차를 분류하는 기준의 변화
중국차를 이해하는 전제는 수 많은 갈래의 차를 이해 가능한 범주로 먼저 분류하는 겁니다. 기나긴 차의 역사, 이 흐름을 하나로 정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특히 시대와 시기마다 사회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생산과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이 흐름에서 차를 정리한다는 게 쉽지 않죠.
차 시장에 나가면 수 많은 종류의 차가 있습니다. 시장경제로 들어선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으로서 차들은 이제 셀 수 없는 모래알과 같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정리한다면 왜 정리를 해야 될까요?
차를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요? 국제적인 기준은 또 어떻게 돼 있을까요? 위에서 기술한 육대차류는, 중국에서 개혁개방 이후에 정리한 분류법입니다. 물론 제차(製茶)과정에서 방법론에 따른 분류이죠. 그렇다고 이 분류법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건 아닙니다. 국제적인 통용 기준은 무엇보다 무역에서 기준이 될 것입니다. 무역에서 대개의 기준은 발효(혹은 산화) 정도에 따라 분류를 합니다.
# 홍차와 우롱차의 등장
홍차와 우롱차가 차 역사에 등장한 것은 명말청초 무렵. 이들의 등장은 차 역사에서 대단한 진보라 할 것입니다. 이들이 복건성(福建省)의 무이산(武夷山)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무이산은 매우 제한된 자연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공부차의 재료로 쓰이는 우롱차가 발달하게 됐을까요?
어쨌든 이전까지는 약발효 형태의 차를 덩이를 진 긴차(緊茶) 혹은 단차(團茶)가 주류를 이루었고, 이외에 잎차나 말차 등도 있었습니다. 각각에 상응한 찻잎의 선택과 제차 공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나라 주원장(朱元璋 1328~1398)이 내린 칙령으로 덩이차를 금지하고 잎차로 차를 제작해 공납해야 했습니다.
무이산에서는 명나라 초기부터 말기까지 긴 시간을 통해 제차과정에서 그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완전 산화(酸化)와 중간 정도의 산화차가 자리잡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전의 ‘무이차’와 다른 ‘무이암차(武夷岩茶)’라 구분하기 시작합니다.
홍차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우롱차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녹차라는 이름 등이 등장하면서 나름의 산화 정도에 따라 차가 분류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산화 정도를 다양하게 조절한 차들이 중국 차 산지 전역으로 확산되게 됩니다.
중국의 차 생산량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것은 녹차류입니다. 홍차와 우롱차와 흑차류는 독특한 풍미로 소비시장에서 주도력을 발휘합니다. 중국의 여러 차 산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생산되면서 차를 분류할 수 있는 개념들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 육대차류(六大茶類)로 분류
중국에서는 신선한 차엽을 가공하는 공예(工藝)를 기준으로 차를 여섯 가지로 분류합니다. 차엽 속에 있는 화학물질들이 다양한 가공공예 과정에서 여러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를 기준으로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죠. 각각의 차들은 산화 정도와 탕색, 맛, 향기 등에서 서로 다른 나름의 특색을 갖추게 되죠.
그러면서 육대차류가 형성되는데요. 이게 형성된 게 대략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로 보죠. 그리고 중국 차예학(茶藝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문화권에서는 차를 분류하는 제일 기준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육대 차류 형성을 간단하게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선한 찻잎을 살청(殺靑)과 위조(萎凋, 시들이기) 등의 가공공예에 따라 녹차(綠茶)와 백차(白茶)로 구분하죠. 녹차는 다시 민황(燜黃)과 악퇴(渥堆) 가공법에 따라 황차(黃茶)와 흑차(黑茶)로 구분합니다. 백차처럼 시들이기 공정 이후에 주청(做靑)과 양화(氧化, 산화) 과정을 각각 거치면서 청차(靑茶)와 홍차(紅茶)로 분류합니다.
이는 매우 간단하게 육대 차류를 분류 설명하는 건데요. 서로 다른 분류에 속하는 차에는 그에 적합한 차엽의 품종이나 크기가 있겠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무척 복잡해지죠. 가령, 산지(産地)와 빈티지 그리고 제차방법과 보관방법에 따라 복잡하게 분류되게 됩니다.
육대차류는 주요 화학성분이 서로 다르고, 인체 안에서 작용하는 효과도 서로 다르게 되죠. 이렇게 분류된 육대차류 분류법이 현재 한국 차계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중국 차 산업의 현황
2012년 중국 미래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이 발표한 <2013~2017년 중국차엽산업 생산 소비 투자 예측분석연구>에서 밝힌 전세계 차엽생산량과 무역현황표를 보면, 중국의 차엽 생산량은 세계 최고입니다. 전체 42.29%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이 인도(24.55%)와 케냐(8.16%)와 스리랑카(7.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차엽의 무역 현황을 보면 생산량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수출에서 케냐는 43.02 만 톤으로 24.71%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중국(18.48%)과 스리랑카(18.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산량과 수출량 차이에서 중국 차계는 하나의 숙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차엽 생산량에서 차류별 현황은 어떻게 될까요?
이 수치를 두고 중국 차계가 곤경에 처해 있는 국면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차산업을 리드할 브랜드 파워를 지닌 회사가 부재하다는 것인데요. “품질은 일류이지만, 포장은 이류이고 가격은 삼류”라고 평하기도 하죠. 영국의 립둔회사의 연 판매액이 수 십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중국의 차엽 총수출액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2014년 기준, 육대차류의 중국의 생산과 소비량을 살펴보면, 녹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큽니다. 그 다음이 흑차, 우롱차와 홍차가 차지하고, 백차와 황차는 비교적 비중이 작습니다. 녹차의 중국차엽생산량 점유율이 63.68%이고 흑차는 13.40%, 우롱차는 11.73%, 홍차는 10.2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백차와 황차는 모두 1% 미만에 해당하고 있고요.
차엽 생산량의 변동 현황표를 보면 그 추세를 알아볼 수 있는데요. 역시 2014년 기준으로, 녹차는 전년대비 6.52%가 늘었고, 흑차는 26.33%, 홍차는 21.53%, 우롱차는 5.45%, 대신 생산량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백차와 황차의 증산율은 각각 35.39%와 39.73%로 높게 나왔습니다. 시기별로 유행하는 이유와 맞물리는 것이라 인기도와 비례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생산량을 보면, 녹차의 총생산량은 133.26만톤, 흑차는 28만톤, 홍차는 21.53만톤, 우롱차는 24.54만톤에 달했고요.
# 중국 차계가 모색하는 몇 가지 전략
역시 2015년 무렵, 중국 차엽 시장의 전망을 분석하면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그럴수록 차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다는 것을 전제하고, 중국의 차 산업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중국 차계는 새로운 사회적 상황에서 발전할 수 있는 모델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차산업의 발전 전략으로 우선 두고 있는 것이 핵심 분야의 경쟁력 강화였습니다. ‘차엽(茶葉)’을 핵심에 두고, 현대적인 과학기술에 의거해 집약화와 생태화 규범화와 특색화 그리고 온라인화 등 몇 가지 원칙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차나무의 재배와 생산과 가공, 여기에 관광과 휴양과 오락과 체험을 결합하고, 그러면서 소비까지 연결해 진행할 수 있는 차원을 건설관리하자는 제안을 차산업 발전 전략으로 제기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차엽의 품질을 검증하고 질량을 제고하는데 집중하자는 것도 있었는데요. 무공해, 녹색, 유기농 등 관련 인증제도 작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국제적인 기준과 통할 수 있는 차엽질량표준을 제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토지에서 찻잔까지!’라는 공간과 시간 흐름에서 품질과 안전을 원스텝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차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생태차원의 건립 그리고 유기농차의 발전을 촉진하자는 것이었죠.
마지막으로 완제품으로 차엽 상품의 구조를 시장에 맞게 조정하고, 차엽시장의 해외 판매를 늘려가자는 제안이 있었고요. 국제시장에서 요구하는 바를 수출구조와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각종 차엽의 수출과 관련한 시장정보에 대한 전문성, 중국이 국가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일반 시장과의 결합 그리고 특히 전통시장과 신형시장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음차 습관과 취향 등을 고려해서 수출화에 매진하자는 제안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자료는 중국 前瞻产业研究院의 <2015-2020年中国茶叶行业产销需求与投资预测分析报告>에 대한 신문 보도 기사에서 발췌 정리)
# 최근 중국의 변화와 중국 차계의 변화
중국은 차 산업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라는 측면에서 강국입니다. 그렇다고 세계 차 시장에서 주도적인 국가는 아니죠. 차의 고향은 중국이었지만, 실제 세계 차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아직도 유럽입니다. 근대 차 역사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차와 중국 그리고 차와 세계를 이해하는데 몇 가지 큰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1840년에 일어난 아편전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2차대전이 끝나고 1949년 중국인민공화국의 설립입니다. 이후 1980년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기조를 전환했고, 현재 ‘중국식사회주의시장경제’라는 체계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죠.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G2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중국의 사회경제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중국의 차산업도 변해왔습니다. 이념을 강조했던 초기 30년과 이후 개혁개방 30년 그리고 최근 시진핑 정부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회의 단계적인 변화는 차산업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죠.
앞서 중국 차산업의 현황에 대한 수치 분석이 있었지만, 지금 전반적으로 중국의 차 생산은 과잉상태라고 말합니다. 신창타이(新常態)라는 시진핑 정부의 노선으로 인해 고가의 차 시장이 위축됐고, 이에 생산과 판매 전략이 수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자연히 새로운 판로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이 시도되고 있죠. 이러한 흐름은 분명 중국 차산업에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작용되리라고 봅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차 박람회에 나타난 흐름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정통적인 차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위주가 되고, 음료품으로 차 제품이 쏟아지고, 재가공차나 약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품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판매도 젊은 층을 새로운 소비자로 유입하거나, 특히 해외 수출에 열심이었죠. 대륙굴기(大陸屈起)의 연장선으로 중국 차를 세계시장에서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던 셈인데요. 작년에 이어 올해 중국 차 박람회를 두고 중국 차계가 조정기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중국 차계의 변화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
중국 '차'라는 물건에 대해 이해하고,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를 해야 '중국 차'를 이해했다고 하겠죠. 왜, 중국의 차일까요? 아마도 국내 차 시장에서 중국 차가 유행하기 때문이고, 차의 고향이 중국이니 그 근원을 찾아보려는 생각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 차계에서 중국차는, 이론과 상품 등 모든 영역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차 시장이 현실에서 변화무쌍하다고 했는데요. 이 변화는 한국 차계에 미치는 영향도 해마다 달라지겠죠. 이젠 중국 차 자본의 한국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오래 전부터 진행된 것이지만, 중국 차계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진출 양상이 달라지고 있죠. 물론 국내 차 시장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아직은 본격화되진 않고 있지만, 앞으로 추이는 달라질 것입니다. 국내 유통상이나 중국 차예학 교육을 받은 차 교사들에 의해 이 추이는 좌우될 것이고요.
지금은 차 시장에서 한중 양국은 한 블럭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도 많은 부분에서 공유하고 있고, 물건과 이론 그리고 시장을 공유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실이고, 국내 차 산업의 전제이기도 하죠. 한국 차계는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현재를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생활에서 문화까지 어울릴 수 있는 차문화를 위해
중국 차계 인사들은 ‘조우진취(走進去)’를 주창합니다. 이 말을 우리 입장에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이의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 차계도 한국적인 관점에서 차를 문화로 제출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지 않으면 세계 차 시장에서 입지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입니다.
차는 세계적으로 필요한 물건입니다. 지구촌의 환경은 자본주의 생활 패턴으로 일원화되고 있고, 이미 커피와 콜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차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중국 차계는 일반시장과 전통시장 그리고 신형시장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한국시장도 그들에게 하나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차는 이윤보다는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관점에서 풀어질 물건이지만, 시장에서는 상품으로 거래되고 유통됩니다. 차는 생활 속에서 필요한 음료이지만, 이 물건을 사회적으로 풀어가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겠죠. 중국 차계는 그만한 다양성을 구현하기 유럽식 홍차와 스타벅스 등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차를 세 가지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으로 있는 차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찻잎이 차로 되는 제차 과정이 있고, 사람들이 자기에게 필요한 차를 마시기 단계가 있습니다. 각 단계에는 나름의 과학이 있고 표준이 있습니다. 차나무의 종류와 산지별 특성이 정리돼 있습니다. 그리고 제차 과정에 따라 육대차류라는 기본적인 분류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차에 대한 분류는 아직 미정입니다.
신농씨의 차 시원론이든, 운남의 소수민족이 전하는 차의 본질론이든, 이들이 애초에 주창했던 차(茶)야 말로 인류에게 ‘오래된 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문화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중국 차계도 고민하듯이, 한국 차계도 치열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중국차를 중국차로 두지 않고, 세계의 차로 활용하기 위한 우리의 진취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차인(茶人)이란, 차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차인은 차와 관련된 사농공상의 역할을 하는 이들을 모두 지칭합니다. 여기에 나름의 도리와 역할이 있을 뿐입니다. 누군가는 차를 만들고, 누군가는 유통하고, 누군가는 소비를 합니다.
차를 둘러싼 물건과 이론 그리고 네트가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차를 매개로 ‘생활에서 문화’까지 설계해보는 일이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과제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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