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산은 우리 손으로!
서악서원, 도봉서당을 청소하며.
월성중학교 3학년 3반 김민욱
오늘은 원래 세 가지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나는 늘 가는 답사부, 다른 하나는 목월백일장에 나가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경주 선생님께서 오라고 하신 환경부 활동이었다. 목월백일장을 나가려다 환경부는 언제쯤 해보겠냐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인 서악서원으로 간다. (덕분에 급히 취소한 목월백일장 담당이신 손지은 선생님께 혼났지만.)
(아침, 서악서원 전경.)
(시원한 누각, 영귀루.)
서악서원에 들어서니 벌써 최경주 선생님과 재영이, 도현이가 와 있었다. 그리고 '옛님의 정취'카페지기이신 '김환대' 선생님께서도 오셨다. 직접 뵈기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젊으신 것 같다. 역시 여기 오길 잘한 것 같다.
오늘 오게 된 서악서원은 김유신, 설총,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선조에서 효종 때 다시 중건하였다. 이후 인조의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속에서 살아남은 47개의 서원 중 하나이다. 그만큼 유서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서원이다. 오늘은 우리 학교 환경부가 이 서악서원 일대를 청소하게 된다. 문화재를 직접 청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들 걸레와 빗자루를 집어들고 청소를 시작한다. 옆에서는 관리인인지 자원봉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같이 청소를 하고 게셨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악서원 정면. 경주에서는 옥산서원 다음으로 규모가 큰 서원일 것이다.)
(시습당에서 바라본 영귀루와 앞마당.)
(문을 활짝 열고 시습당을 청소하고 있다.)
(열심히 청소 중인 환경부.)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등산만 하겠냐는 마음으로 열심히 청소한다. 잠시 후 빠진 다른 환경부도 도착한다. 시습당은 어느 정도 청소가 된 것 같고 이번에는 누각인 영귀루로 올라간다.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며 쉬던 장소인데 거기를 청소하니 머슴이 된 기분도 든다. 먼지가 쌓인 서악서원은 환경부들의 손에 의해 점점 깨끗해지고 있었다.
(영귀루를 청소 중인 환경부.)
(영귀루에서 내려다본 서악서원 앞마당.)
(난간 닦는 중.)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올라오신 김환대 선생님. 영귀루 밖에서 최경주 선생께서 계신다.)
청소를 끝마치고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다음 목적지인 도봉서당으로 향한다.
(자랑스러운 월성중학교 환경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현이가 장난으로 뛰어오다가 찍혔다.)
(도봉서당 가는 길.)
(멀리 보이는 산자락, 그리고 둥그스름하게 솟은 서악리 고분.)
한 5~10여 분 정도 걷자 도봉서당이 나왔다. 두 번째로 청소할 곳이다. 도봉서당은 조선 중기 문신, 불권헌 황정 선생을 모신 곳이다. 서당이라는 이름과 달리 서원의 역할도 함께 겸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봉서당 뒤로 올라가면 헌안왕릉 옆에 불권헌 황정 선생의 묘가 있다.
(도봉서당 정문.)
(도봉서당.)
(도봉서당 뒤에 있는 사당.)
(요즘에 이런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한 장면. 한 애가 물을 퍼올리고 있다.)
(도봉서당 뒤로 보이는 서악리 삼층석탑과 최근에 정비된 제2 서악리 고분군(가명).)
이번에는 마당청소다. 정말 옛날이야기나 나올 법한 마당쇠가 되다니, 기분이 묘하다. 도봉서당 옆쪽에 있는 싸리비를 이용해 열심히 쓸었다.
(서당 옆에 있던 싸리비. 싸리비 밑에는 굴뚝이 놓여있다.)
(마당 쓰는 중.)
(도봉서당 앞에서.)
서당 뒤에는 우물이 하나 있는데 어찌 된 지 물을 퍼올리는 것은 없고 조명장치 비슷한 것만 올라온다. 밤에 우물에서 빛이라도 나게 한다는 걸까?
(우물가에 모여서.)
(우물 안에서 건져 올린 것. 조명장치로 보인다.)
드디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서악서원으로 복귀하여 각자 짐을 챙기고 해산한다.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멋진 경험이었다고 생각된다.
(다시 온 서악서원.)
앞으로도 그 달 마지막 주에 이렇게 환경미화를 하러 간다고 한다. 평소에 답사는 자주 다녔지만, 이렇게 쓸고 닦고 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다음에도 기회가 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환대 선생님을 뵐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답사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
우리 유산는 우리 손으로! 그런 정신이야말로 문화재만큼이나 소중히 물려줘야 할 아름다운 정신이다.
-여정- (2013. 4. 27. 土)
서악서원→ 도봉서당→ 서악서원
새롭게 펼쳐라!
羅新
첫댓글 요즘 민욱이가 많이 바쁘구나.
답사에 백일장에 이제 환경부 활동까지...
학창시절에 다양한 경험음 해 본다는 것은 앞으로 민욱이가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그런 가운데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