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석탑의 정수 – 다보탑, 석가탑
경부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은 통일신라 시기에 조성된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석탑이다. 다보탑(10.3m)과 석가탑(10.7m)은 대웅전을 정면으로 한 앞뜰에 동쪽 탑이 다보탑이고 서쪽 탑이 석가탑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다. 다보탑은 특수형 탑을, 석가탑은 일반형 석탑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 다보탑(多寶塔)
석가탑을 보면 2단의 기단(基壇)위에 세운 3층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다보탑은 그 층수를 헤아리기가 어렵다. 십(十)자 모양 평면의 기단에는 사방에 돌계단을 마련하고, 8각형의 탑신과 그 주위로는 네모난 난간을 돌렸다.
다보여래는 동방보정세계(東方寶淨世界)의 교주이다. 다보여래는 석가모니 이전의 과거불이며, 영원히 살아 있는 본체로서의 부처인 법신불이다. 보살로 있을 때에 “내가 성불하여 멸도한 뒤에 시방세계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하는 곳에는 나의 보탑이 솟아나와 그 설법을 증명하리라” 하고 서원하였다.
과연 석가여래가 영산(靈山)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할 때 땅 속에서 다보여래의 탑이 솟아났고, 그 탑 가운데서 소리가 나와 석가여래의 설법이 참이라고 증명하였다. 경전에 근거하여, 석가탑은 《묘법연화경》을 설하고 있는 석가여래를 상징하고, 다보탑은 그의 설법 내용이 진실임을 증명하고 찬탄하는 다보여래를 상징한다.
○ 석가탑(釋迦塔)
석가탑은 경주 불국사 대웅전 앞뜰에 동서로 세워진 두 탑 중 서쪽에 있는 탑이다. 탑의 원래 이름은 '석가여래상주설법탑(釋迦如來常住設法塔)'이고 ‘불국사 삼층석탑’으로 알려져 있다. 기단의 높이와 탑신이 서로 상하에서 알맞게 조화되어 안정된 느낌과 아름다운 비례를 보여준다.
이 탑은 탑주(塔周)에 연화(蓮花)무늬를 새긴 8개의 둥근 돌(연화좌를 상징)을 돌려 경계(塔區)를 삼았는데 이것을 팔방금강좌(八方金剛座)로 불린다. 《묘법연화경》 「견보탑품」에서 석가여래가 불법을 설할 때 시방의 모든 부처들이 모여든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 탑은 1966년 해체·복원공사를 하던 중 제2층 탑신 중앙부 사리공에서 금강사리함(金剛舍利函)과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 그 가운데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8세기 초엽 목판(木板)으로 인쇄된 다라니경문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임이 밝혀졌다.
석가탑을 '무영탑(無影塔)'이라고도 하는데, 이 석탑의 건립에 얽힌 아사녀(阿斯女) 또는 영지(影池)의 전설과 관련된 것이다.
[출처] 신라 석탑의 정수 – 다보탑, 석가탑|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