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마늘밭을 일구면서 어머니는 거의 늙지 않으신 것처럼
입도 손도 발도 살아 있으셨다.
서삼초 학교 평가 중에 소망의원 원장이 전화하여
깻대에 상하여 발이 부었는데 아무래도 입원을 시켜야 한댄다.
당뇨가 있어 낫지 않아서.
어제 마신 술도 잇어 산에 가고 싶고 운전도 하기 싫지만
막내를 데리고 벌교에 간다.
서울 막내 동생등과 추어탕을 먹고 한강이를 남겨주고
순천으로 간다.
친구 현석이는 6학년 아들 태원이를 데리고 나온다.
크니 완연한 그 집 물색이다.
옥룡 논실 병암산장 아래 차를 세우니 3시가 다 돼 간다.
어둠이 금방이던데 조금 걱정이다.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내려오는 등산객들 사이로 도토리를 주운 가방을 맨 할머니도 내려간다.
금방이 땀이 나고 다리엔 힘이 없다.
한 두 그루 끝부분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위로 오를수록 더 나타난다.
상수리를 주으며 오른다.
힘들다는 태원이도 잘 오른다.
신선대에서는 바위가 무섭댄다.
지리산은 흐리다.
햇볕은 산 그림자를 산록에 비춰준다.
섬진강 하얀 모래가 넓은데 멀다.
상봉을 지나 다시 삼거리로 내려온다.
6시를 조금 지난다.
동주는 연락을 받지 않다가 봉침이 힘들어 그냥 쉬겠단다.
순천 복집에 가서 소주 2병에 난 두 잔만 마신다.
현석이는 오랫동안 참았던 말이라며 내게 결정을 하라고 말한다.
내 인생을 살아라고?
난 뻔뻔하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가?
다시 나서며 동주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
난 나쁜 친구다.
한강이를 데리고 가려고 벌교에 전화했더니 전화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과속하지 않고 운전한다.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첫댓글 단풍잎 색깔이 아주 곱군요 새색시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