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0110 : 요즘 코로나로 동네만 빙빙돌고, TV보고, 먹고, 자고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니 삶에 회의감마져 든다. 그나마 지속적으로 불고 있는 각 방송사의 트롯 열풍으로 달래고 더하여 손흥민의 골로 위안 삼는것도 한계에 이르러 츄리닝 복장으로 집을나서 무작정 차를 운전하다가 가까운 산청의 둔철산으로 간다.
▶ 걸은길 : 심거마을 - 삼단폭포 - 심거폭포 - 전망바위 - 정상(812m) - 시루봉 - 심거마을(약 11Km)
1. 심거마을에 차를 주차하고 마을을 벗어나 산으로 발을 들여 만나는 삼단폭포이다. 등로는 우회하여 지나가지만 빙폭이 아른거려 계곡으로 내려선다. 결국 저 위에 선 아내가 빙판에 미끄러져 나딩굴며 오른팔 어깨를 삐었다. 보기완 다르게 미끄러지면 10~20m 정도는 그대로 곤두박질이다. 넘어지자마자 재빨리 팔을 잡아 낚아 채었지만 어깨가 아프다네. 갈수 있겠냐? 물어보니 가 보겠단다. 가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돌아 내리기로 하고 진행한다. ㅠㅠ.
2. 삼단폭포의 첫폭이다. 아내는 2단폭포에서 미끄덩 했다. 큰 사단이라도 날까 싶어 여기서 직등을 포기하고 우측의 산사면을 나무뿌리와 가지를 잡고 네발로 기어올라 등로를 따른다.
3. 심거폭포에 이르러 아내는 등로에 있으라 하고 폭포아래로 내려서서 한컷 담아본다. 낙엽아래로는 얼음이라 조심스럽다.
30m 정도의 높이로 여름에 폭우가 내리면 환상적인 물내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등로에서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 군에서 주변의 나무를 좀 제거 했으면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4. 이제 등로는 곧추서고 여차하면 굴러 떨어질까바 걸음을 천천이 하고 바짝 뒤에 붙어 밀다싶이 오른다. 손,발은 시리지만 이마에 한방울 땀이 솟을 즈음 전망바위에 닿아 잠시 휴식을 하고 나는 바위위로 올라 잔뜩 먹구름을 이고선 하늘을 헤집는다.
5. 주능선에 올라서니 시린 바람이 거세어진다.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좌틀하여 정상에서 정수산, 황매산, 웅석산을 조망하고 되돌아 나와 시루봉으로 길을 이어간다. 잔뜩 구름을 올린 웅석봉 너머의 지리산은 한밤중이라 많이 아쉬웠다. 시루봉으로 이어가는 등로는 눈으로 뽀드득거려 새삼 기분이 상큼하다.(앞선 사람은 스틱을 왼손에 잡고 오른팔은 축 늘으뜨리고 걷고있으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ㅋ)
6. 시루봉에서 건너다 보는 웅석산은 지는해를 구름속에 숨기고 불을 토한다. 몇분여 후 갑자기 먹구름이 순식간에 몰려들고 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아~! 천왕봉의 환상적인 설경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7. 시루봉에서 보는 조망으로 경호강이 구비구비 진양호로 흘러 간다. 하늘이 맑으면 진주시가지도 멀리 사천의 와룡산과 바다도 볼 수 있는데...... 하산길은 미끌림이 심하여 애를 먹는다. 낮은산이라 싶어 너무 무모 했음을 실감 할 뿐이다. 무사히 산행을 끝내준 아내가 고맙고, 진주로 오는길에 원지에서 꼬치친구 제선생과 추어탕 한그릇하고 집에 드니 딱! KBS2 주말드라마 오!삼광빌라 할 시간이네, 드라마 챙기는거 보모 내도 인자 영감꼰대? ㅎ. 내일 아침은 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