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차 ‘일상’화 되어 간다. 신선한 느낌도 많이 줄어들고… 주말에는 함부르크에 나가봐야겠다.
점점 글 쓸 소재도 없고.....
버스시간을 탓하며 퇴근을 굉장히 일찍 한다.(4시쯤) 실은 오늘에서야 내가 함께 일할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며칠간 작업 환경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을 위한 IP주소도 받아야 하고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연구실 메일을 쓸 수 없어서 여기 메일 주소를 새로 만들었다. 대부분의 일들이 내가 직접 찾아가서 해결해야 하는데 다행히 몇 가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쉽게 해결했지만 외국 사람들은 왜 그리 비슷하게 생겼는지… 누구를 만나고 누구에게 말을 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창문’
대부분의 창문이 여닫이 문이다. 우리나라에 많은 미닫이 문이 아니라서 귀찮은 점이 있다. 더운걸 잘 못참는 편이라 창문을 자주 열어놓는데 (덥진 않지만 답답해서….) 사고를 두번 쳤다. 집에서 환기를 시킨답시고 부엌이랑 침실이랑 거실 창문을 열어놓고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아마 저녁을 만들어 먹던 중이었을 거다.) 갑자기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나서 거실로 달려가 보니 창문이 확 열리면서 창틀의 화분이랑 물통이 떨어져 버렸다. 다행스럽게 화분은 깨지지 않았지만 물이 엎질러져서 카페트를 적셨다. 그러고 보니 부엌을 제외하곤 온 바닥이 카페트다. 대충 닦았지만 젖은 카페트는 뭐 그냥…
연구실은 두 명이서 쓰는데 T자 형태로 된 책상이 있고 양쪽에 앉는다. 내가 올 때 이미 내 책상위에는 화분이 하나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매일 아침에 와서 물을 주고 간다. 화분을 창틀에 두고 있었는데 또 와장창… 이번엔 화분이 깨져버렸다.. 허걱.. 남의 것을… 일단 그 사람을 찾아야 겠는데 어디 있는 줄 알아야지… 건물 복도를 돌아다니다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있길래 뭐라뭐라하면서 내 방으로 유인했다. 그 사람이 맞았다. 사건 현장을 보더니 걱정말라며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위로하지만 내 딴에는 화분값을 어떻게 물어줘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 말이 내 자리에 있다가 간 사람 건데 자기가 부탁받고 물을 주는 거라고 했다. 이참에 그냥 땅에 묻어야 겠다면서 들고 갔고, 사실은 물주기 귀찮았다나… 재수다. 후후..
집안에 있는 창틀의 화분은 지금 모두 바닥에 있다….
‘음식’
아직 독일 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을 제대로 먹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첫날 아침은 과자, 그날 저녁은 해먹었고 그 다음날은 Imbiss에서 사먹고 그 다음 저녁은 길에 있는 또다른 Imbiss에서, 오늘 아침은 해 먹었고 오늘 저녁은 ‘중국집’에 갔다!
해 먹은 건 주로 빵이랑 다른 ‘반찬’을 먹는데 슬라이스 치즈는 먹기 싫어서 용기에 담겨져 있는 치즈를 샀다. 조금 단단한 크림 같은데 먹을만 하다. 딸기잼이 더 맛있긴 하지만… 우유가 먹고 싶어서 우유를 사려는데 종류가 너무 많다. 작은거 2개가 포장된 게 있길래 그걸 샀다. Butter milk라고 쓰여 있어서 유지방이 많은 놈인가 했더니… 쉰 거였다!!! 시큼한 맛이 나는 것이.. 아까워서 계속 먹다가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아 반쯤 먹고 버렸다. 한 개 남은 건 더 있다가 시도해 봐야지…
첫 번째 Imbiss에서 먹은 것은 버스 기사아저씨들이랑 같이 먹었다. 둥근 빵을 잘라 버터를 바르고 치즈랑 햄이랑 얹어준다. 거기에 커피 한잔… 근데, 날 소시지는 속이 별로 인 것 같다. 두번째 Imbiss는 터키 사람이 하는 거였는데 제일 싼게 Turkish pizza여서 그걸 샀다.. 피자 빵 같은데에 양념이 발라져 있고 그걸 뜨뜻하게 구워서 야채를 올리고 둘둘 말아 준다. 크레페 같은데 꽤 먹을 만 하다. 매콤한 맛도 나는 것이 한국 음식 비슷한 것 같다.
원래 중국집을 좋아 하기도 하지만 동네에 하나뿐 인 중국집에 가서 먹기로 결정하고 지도를 찾았다. 동네 소개 홈페이지에 있는 주소와 지도를 대조해 보니 강가를 따라 죽 가면 될 것 같았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걸어도 걸어도 중국집은 안 보인다… 근 50분을 걸었을까? 지도에 중국집에 있어야 할 위치에 도착했는데 떨렁 커다란 집만 한 채 있다…. 간판 같은 것도 없다… 여기는 palmschleuse라는 곳으로 음.. 어떻게 말해야 하나 포석정이나 안압지처럼 강가에 있는 관광지라고 생각하자..(물론 전혀 다르게 생겼다.) 암튼 그런 곳이다. 건물 뒤에 뭐가 있나 해서 지나쳐 가는데 뭔가가 있다… 대문앞에 무섭게 생긴 두마리의 돌로된 짐승이…? ‘해태’다…. 독일에도 해태가..? 희한하군.. 지나치는데 건물 안이 들여다 보인다.. 테이블이 있다… 식당인가?.. 낯익은 것이 보인다. 테이블 위에 놓인 소금병,후추병,고추가루병 들이 모여있는 모습.. 여기로구나!
전혀 중국집처럼 안 생겼다… 문에 붙은 메모를 보니 이제 막 열었을 시간이다. 들어가니 중국사람이 나온다. 지금 밥 돼냐? 된다. 내부 장식은 전혀 중국집 같지 않다. 영어만 할 줄 아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다. 혹시 중국사람인가 했나 보다.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메뉴판을 보니..허걱.. 비싸다… 나갈까? 주린 배를 안고 또다시 한 시간을 걸어갈 수는 없었다. 그래 온 김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도록 제대로 먹고 가자. 근데 뭐가 뭔지 알아야지? 메뉴판을 보니 긴 말 끝에 ‘eight treasures’가 눈에 띈다. 팔보채… 이거 주세요. 그래 안주도 있는데 한잔 하자. 죽엽청을 시켰다… 너무 독한 것 아닌가?.... 맥주로 바꿀까…?
소주잔에 나온다.. -.-;;;
우리나라에서 보던 팔보채랑은 전혀 다르다.. 것보기 모습은 완전히 카레 혹은 하이라이스다.. 감자인줄 알았던 것은 죽순이다. 맛은 괜찮다. 밥도 한 그릇 준다. 특이하다. 뜨겁게 달군 쇠 판위에 밥그릇이랑 팔보채 그릇을 올려두고(보온의 의미인 듯 싶다.) 커다란 빈 접시를 준다. 비벼 먹으란 소린가 보다하고 비벼 먹었다. 맞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밥값은 12.1Euro.. 14500원이다.. 팁을 주는게 문화라고 해서 1유로 더 줬다. 돌아오는 발 걸음은 산뜻했지만 혼자서는 또 갈 일이 없을 듯 하다… 군데군데 있는 Imbiss만 잔뜩 봐 뒀다. 2,3유로면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근데 대부분 터키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좀 무섭다.
오는 길에 장을 또 봤다. 물을 사먹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 간다. 그러고 보니 물값을 아낀답시고 아침 먹고 물을 한 모금도 안 먹었다. 연구실에는 커피 자판기도 없어서 자기가 먹을 것은 자기가 가져와야 한다. 어쩐지 오줌이 노랗더라니… 빵은 충분하지만 소시지도 다 먹었고 해서 다른 소시지도 샀다. Butter milk가 아닌 friesch milk도 사고 토마토 조금, 들릴 때 마다 다른 맥주를 사는데 becks를 샀다. 현재까지 먹은 것 중에는 veltins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소시지를 익힐 때 팬에 붙어서 식용유도 샀다. 기름 값이 천차만별이다… 4배 가까이 차이난다…(물도 그렇다.) 그리고, 달걀을 샀다. 내일 아침엔 달걀후라이를 해 먹으리라… 허걱, 소금이 없다….
1. 노석현(7/5,17:20): 2달동안이라고 했던가? 부럽기도 하고,,, 근데 왜 옥희씨랑 같이 안나갔지? 방학을 아직 안해서??? 그렇겠군...
2. 오세은(7/9,23:5): veltins..좋지..
3. 수엽(7/11,9:2): 진호야 어제야 게시판에 들어와 봤네..고모가 독일에 계시는데 함부르크 근처 elmsohrn이라는 데 계셔. 그런데 지금은 여름 휴가차 가족득이랑 한국에 나와 계셔. 7월 22일에 돌아가시는데 어제 말씀드렸더니 고모 독일에 돌아가거든 꼭 전화하라고 하시네. 내가 따뜻한 한
4. 수엽(7/11,9:4): 한국밥 한 끼 해 달라고 했더니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도움이 되도록 하마 하시네,,23일 이후에 꼭 전화달라고 하셔. 전화번호는 04121-91438이야 너 있는 데랑은 차로 한 2시간 걸린데.
5. 수엽(7/11,9:6): 부럽기도 하고.. 잘 지내라. 친구야.
6. 수엽(7/11,9:8): 참 고모 이름은 소정 schmit야. 고모부나 아이들이나 "여보세요" 하면 알아들을거야. 네 이름은 가르쳐드렸어.
7. 이옥희(7/11,9:55): 반가와요, 터굿 92님들. 고모님네 출발이 22일인가요 도착이 22일인가요? 저는 21일 12시 40분 KLM 을 타고 가는데 혹시 같은 비행기인가 해서요, 중간에 암스텔담을 거쳐가는. 어째튼 함부르크에 있는 한국분을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8. 성희(7/12,9:43): ^^; 이모가 아니라 고모님이셨꾸나../ 옥희씨, 반가워요~
9. 수엽(7/14,15:56): 옥희씨 고모님은 22일 루프트한자로 나가신대요. 같은 비행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시면 고모께 연락하세요. 즐거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