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편지글로서
차남인 채가 의령에서 죽는다, 형이 아우의 장사를 치르려 한양에서 추풍령을 넘어 의령으로 내려간다.
이황은 동생의 장사를 치르러 가는 형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황 - 아우 채의 장사를 치르는데
의령 삼가(三嘉), 산음(山陰)의 도움에 감사함
(퇴계 이황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군사람들이 돌아와서 편지를 받아 자세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 초상과 장사는 큰일인데 돈을 빌려 일을 처리하려하니 형편이 지극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따뜻한 도움과 너의 두 외삼촌의 힘에 의지하여 길에 저려지는 것만은 면하였구나. 슬픈 마음 말로 다 할 수가 없구나.
그러나 받은 날이 마침 대한(大寒) 때라 매서운 바람과 눈으로 추위가 심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건데 발인과 무덤 만드는 일이 너무 어려우리라고 생각된다. 일하는 사람들이 동상에 걸려 마음을 다해 일을 처리하지 못할까 걱정이 되는구나. 애통한 마음이 더욱 더 심해지는구나. 그러나 장사를 지내는 어려움이 오히려 청상과부 혼자서 빈소를 지키는 어려움보다는 덜 할 것이니 어찌하고 어찌 할고? 초상을 당해서 겨우 장사를 지내놓고 잇따라 이장을 하니 분주하고 피로하며 상심하다가 걱정 끝에 병이 생겼으니 안타깝고 앝타깝구나.
의령과 삼가, 신음에서 옛 친구의 급한 사정을 저버리지 아니하고 힘껏 도와주니 그 뜻에 감격할 따름이다. 마땅히 편지를 써서 사례하겠다. 이 사람을 빨리 올려보내려고 하니 그렇게 되지 않아서 이 뒤에 감사의 인사를 할 계획이다.
산(山)을 가지고 다툰 일은 끝내 어찌 되었느냐? 타작이 고작 이 숫자에 그친 것을 소홀히 하였음을 알겠다. 초상과 제상에 쓸 것은 궁색할 것이니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어렵 구나.
네가 오기만 고대한다. 네가 23일에 출발하여 올라오려고 한다기에 사람 두 명을 정해서 급히 보냈다. 만약 빨리 간다면 곧 도착할 것이다. 차가운 날씨에 해가 짧아 혹시 도착하지 못하고 중도에 길어 어긋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사 지낼 방에 깔 자리가 없다니 또한 가련하고 애통하구나. 더구나 나도 남은 자리도 없고 이 사람이 마치 그것을 보내어 주지도 않으니 한스럽고 한스럽다. 짐 싣고 올 말을 보내려고 하였으나 급한 걸음에 말을 끌고 간다한들 더욱 늦어질 것이니 이제 사람만 갈 것이다. 오직 길을 나서서 더욱 조심하여 올라 올 것을 바랄 뿐이다.
덧붙인 - 갓떡 14쪽 보내니 외조모님가 외숙모님께 나누어 올려라.
-퇴게 이황 선생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 이장우, 전을주 번역-
* 아들 채는 둘째 아들로 결혼하여 외갓 곳 의령에서 살다가 아이도 없이 죽었다. 그래서 의령에서 장사를 지냈다. 마음 아프다는 ‘청상 과부’는 둘째 며느리이다. 그러나 전설과는 다르게 며느리는 의령에서 살았고, 시아버지는 안동 도산에서 살았으므로 함께 살지는 않았다. 재가를 간 것은 맞지만 전설처럼 그렇게 보낸 것은 아니다.
** 아들의 초상 이야기를 하면서, 산 때문애 시비가 붙은 일도 묻고 있다.
대성 군자가 아닌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