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개들과의 산책-한강 선유도의 가을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뜻의 선유도(仙遊島)는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과 마포구 합정동 사이의 한강 하류에 있는 넓이 110,407㎡의 섬으로 섬의 남단에 양화대교가 걸쳐있다. 선유도는 본래 한강에 있는 여느 섬과는 달리 물 위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 선유봉이라 불렸었다.
섬의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신선이 노니는 봉우리’라 했을까. 그런데 여름철 홍수가 날 때면 섬이 물의 흐름을 막아 선유도 옆의 동리인 양평동 일대가 물에 잠기기 일쑤였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때 홍수를 막고, 길을 포장하기 위한 암석을 채취하면서 봉우리가 없어져버렸다.
선유도는 1978년에 서울 서남부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되다가 2000년 12월에 폐쇄하게 된다. 그리고 정수장 시설의 골격을 고스란히 살려둔 채 공원으로 개조한 뒤 2002년에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된다.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생태공원이다.
선유도공원은 여과시설에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은 ‘수생식물원’, 약품침전시설에 각종 식물을 심은 ‘시간의 정원’, 정수시설 콘크리트 상판을 들어내고 남아 있는 기둥에 각종 덩굴식물을 심은 ‘녹색기둥의 정원’, 갖가지 자생식물을 심은 ‘온실’과 수생식물의 정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수질정화원’이 있다.
며칠 전, 우리 집 개들을 데리고 선유도에 산책을 다녀왔다. 이즈음 선유도 길가에는 가을의 전령인 억새와 갈대, 수쿠렁이 하얗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시간의 정원에는 담쟁이 이파리가 마치 불타오르듯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누구든 무지개다리인 선유교를 건너는 순간 섬의 이름처럼 신선이 된다.
첫댓글 이국장님 애견들이 가을 나들이 하셨네요
잘하셨어요
똑똑하신주인만나서 호강합니다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개들이 밖으로 나가자고 하도 졸라서 마지못해 끌려나갑니다. 그냥 그렇게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