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날에 야식으로 집에서 간장치킨을 먹었습니다.
첫날엔 새벽참으로 집밥(된장찌개), 점심에 경산 남산정육식당의 쇠고기구이, 저녁엔 포항에서 거래처분들과 고래육회와 대게 등을 먹었습니다.
둘쨋날엔 아점으로 포항에서 선지해장국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돼지고기가 빠졌습니다. 그럼 먹어야지요. 그래서 먹으러 갔습니다.
원조희망정숯불구이(봉성돼지숯불단지)/경북 봉화
첩첩산중 오지였던 경북 봉화군 봉성면에는 돼지숯불단지가 있습니다. 근자엔 어떤지 몰라도 한 때는 각종 매스컴에서 앞다퉈 가며 소개를 열을 올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갑판장도 7년전인 2007년 9월에 그 동네로 돼지숯불구이를 먹으러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의 추억담을 다시 끄집어 보니 그닥 신통치 않았었던가 봅니다. '시골인심이 뭐 이래?(모식당에서 배우는 교훈) http://pazziabba.egloos.com/4522824 '이란 제목으로 삐딱한 글을 하나 남겼더라고요. 그 글의 말미에 갑판장의 초심이 적혀 있습니다. '손님에게 아낌없이 퍼 주는 식당이 결국에는 살아남고 돈도 갈퀴로 긁어 모을 기회를 잡는다.'라고...부끄럽습니다.
안동소주 일품 21%
어제는 경북의 희석식 소주인 '참 맛있는 소주'를 참 밍밍하게 마셨으니 오늘은 경북의 증류식 소주인 안동소주를 마실랍니다. 안동소주는 여러 양조장에서 만드는데 그 중 서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식당의 메뉴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6천원 이었든가...
고기가 나오기 전에 미리 차려진 반찬을 안주삼아 일잔 꺾었습니다. 술맛도 좋습니다만 더 좋은 것은 반찬맛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만 콩나물무침에선 고소한 맛이 나고, 고들빼기김치는 씁스름한 맛이 납니다. 제 맛이 살아있는 반찬에 어머니와 아내의 칭찬이 더해지니 갑판장의 입꼬리가 스멀스멀 들썩입니다.
된장찌개/원조희망정숯불구이
어제 경산의 남산식육식당에서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던 멸치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를 봉성에서 만났습니다. 공기밥에 딸려 나온 된장찌개인데 시골의 맛이 담겨 있습니다. 이 된장찌개는 어머니와 딸아이가 아주 맛나게 먹었다나 뭐래나...
당귀잎/원조희망정숯불구이
이번에 방문한 식당이 7년전 그 식당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7년전에는 그 중 손님이 가장 많아 보이는 (허름한)식당을 골랐었고, 이번엔 그 중 원조집으로 알려진 '원조희망정숯불구이'입니다. 어디가 더 나을지 모르기에 원조집이라는데 점수를 더 줬습니다. 새로 지은지 얼마 안됐는지 단지내에서 건물이 가장 번듯합니다. 암튼 7년전과는 다른 식당을 방문했지 싶은데 7년전과 마찬가지로 쌈채소중에 당귀잎이 보입니다. 여린 잎이라 진한 한약맛보다는 풋내가 폴랑거립니다.
돼지양념구이(2인분)/원조희망정숯불구이
그냥 숯불구이와 양념숯불구이를 각각 2인분씩 주문을 했는데 양념숯불구이가 먼저 나왔습니다.(읭?) 맵콤달콤한 고추장양념이 배어 있으니 어머니와 아내, 딸아이가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양념에 재면서 연육이 됐는지 고기가 연해 갑판장도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돼지숯불구이/원조희망정숯불구이
양념숯불구이가 떨어질 참에 그냥 숯불구이가 나왔습니다. 솔향이 밴 것이 고소하니 맛이 있긴 한데 양념구이에 비해 육질이 퍽퍽합니다. 또 양념이 밴 고기를 먹은 직후라 아무래도 맛이 덜하게 느껴집니다. 어머니와 아내, 딸아이가 딱 한 점씩 맛 만 보고는 젓가락을 놓는 바람에 몽땅 갑판장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냥 숯불구이를 먼저 내주고 양념숯불구이를 나중에 내줬더라면 두 가지 다 맛나게 먹었을텐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훌륭한 메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것을 더 빛나게 하지는 못할망정 식당측의 무신경으로 인해 만족도를 크게 저하시킨 문제는 강구막회에서도 두고두고 곱씹어 봐야겠습니다.
<갑판장>
& 뒷담화 : 어머니께 이번 여행중에 드신 것중에서 제일 맛난 것이 뭐였냐 여쭈었더니만 어머니曰 '간장치킨'이라시더라. (꽥!)
첫댓글 이제부터 아낌없이 퍼 먹겠습니다.
찹찹찹^O^
손을 뻗어 달을 가리키면 꼭 손톱에 낀 때를 보는 이들이 있더더니만...에휴, 내가 몬산다.
@강구호 갑판장 손톱에 박힌 금광을 맛봤을뿐입니다만....
근데 좀 짭쪼름합니다.
@푸른 금광이라면 실컷 드시게..ㅋ
잘봤구먼...ㅎㅎ
댓글도 잘봤고만
@강구호 갑판장 야매가 옛날 글 보고 소곡주 구할 수 없냐고 연락왔음.
징그런 놈...ㅎㅎ
@딸기아빠 그 놈 답네 ㅋㅋ
아이 귀 간지러워~~~!!!
2007년 9월 이라니 참 시간 후딱 지나가네요 ^^
7년후의 모습도 기대됨
2002년과 같은 가족여행은 이제 힘들겠지 아이들도 많이크고…
그때 글들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 그때 참 좋왔는데
이젠 애들이 징그럽잖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