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입춘(立春: 봄의 시작,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에 필자의 마음 밭에 생각의 씨앗 한 알 심었다. 아침, 낮, 오후, 저녁, 밤의 시간이 흘러가는 사이 그 생각의 씨앗은 조금씩 자라 새싹이 돋고 꽃대가 올라오더니 꽃봉오리가 맺혔다. 춘분(春分: 낮이 길어지기 시작,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에 옥토와 같은 필자 마음의 밭에 곱게 심어진 생각은 자라 드디어 꽃을 활짝 피웠다. 감사의 꽃으로 물 밀듯 필자의 마음에 아름답게 피었다. 오직 그 순간 생각난 것은 봄을 우리에게 선물로 준 자연에 대한 감사뿐이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여섯 꼭지째 칼럼으로 봄이 왔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화(梅花: 매화나무의 꽃)를 이루고 있는 한자를 풀이해 본다.
매화나무 매(梅)는 나무 목(木)에 매양 매 혹은 탐낼 매(每)가 더해진 글자다. 나무 목(木)은 나무의 뿌리와 가지가 함께 표현된 상형문자이다. 땅에 뿌리를 박고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를 표현한 글자이다. 고대부터 쇠를 능숙하게 다루기 이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공하기 쉬운 성질을 가진 것이 나무였기 때문에, 상용한자에서 木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가 많고, 나무와 관련된 한자를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나무를 어떻게 활용했고, 인식했는지 엿 볼 수 있다. 木자는 나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나무의 종류나 상태에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목공(木工: 나무로 물건을 만드는 일), 목근(木根: 나무의 뿌리), 수목(樹木: 살아있는 나무)이 좋은 용례이다. 노자 도덕경 64장에 합포지목 생어호말, 구층지대, 기어루토(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큰 나무도 가느다란 싹에서 자라고, 아홉 층의 대는 흙 한 줌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여 木자가 가진 성장과 인내, 근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철학적인 비유로, 큰 존재도 작고 보잘것없는 시작에서 출발함을 나무의 생장 원리를 통해 알 수 있다.
매양 매 혹은 탐낼 매(每)는 싹 날 철(𠂉=屮)에 어미 모(母)를 받친 글자로, 풀의 싹이 포기에서 잇달아 나온다 하여 매양, 늘, 각각의 뜻을 품은 한자이다. 매사(每事: 일마다, 모든 일), 매양(每樣: 항상 그 모양으로), 매주(每週: 각 주, 주마다)가 좋은 용례이다. 싹 날 철(𠂉=屮)은 초목의 떡잎이 싹터 나온 모양을 본뜬 것이다. 어머니 모(母)는 말 무(毋)에 점 주(丶)를 짝지은 글자다. 말 무(毋)는 여자(女)가 못된 짓을 하나(一)도 못 하게 함을 나타내어‘말다, 없다, 아니다’와 같이 무언가를 금지하거나 부정하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무(毋)자는 어머니를 뜻하는 모(母)자에서 파생된 글자이다. 금문에 새겨진 무(毋)자를 보면 모(母)자의 가슴 부위에 획(一)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금지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금지하다’라는 것은 간음(奸淫)을 금지한다는 뜻이다. 금문이 등장했던 중국 은나라 후기는 모계사회가 부계사회로 전환되던 시기였다. 여성의 정조를 강조했던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母)자의 가슴 부위에 획을 긋는 방식으로 금지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무론(毋論:말할 것도 없음)이 좋은 용례이다. 점 주(丶)는 점(작고 둥글게 찍은 표), 불똥(심지의 끝이 다 타서 엉기어 붙은 찌꺼기), 심지(등잔, 초 따위에 불을 붙이기 위하여 꼬아서 꽂은 실오라기나 헝겊)뜻을 내포하고 있다. 붉을 단(丹)과 주인 주(主)자에 쓰인 점 주(丶)가 좋은 용례가 된다. 매양 매 혹은 탐낼 매(每)를 풀어보면 매양 봄에 새로 돋아나는 새싹은 탐낼 정도로 신비롭고 예뻐 보인다 라는 뜻이 되고, 매화나무 매(梅)를 종합적으로 풀어보면 춘삼월에 매양, 탐낼 만큼 소담스럽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나무가 매화나무라는 것이다.
꽃 화(花)는 풀 초(艹)에 변화할 화(化)가 결합 된 한자로 풀싹처럼 움이 텄던 꽃망울이 봄볕을 받고 변하여 꽃이 된다는 뜻이다. 화신(花信: 꽃이 핌을 알리는 소식), 화심(花心: 꽃술 혹은 미인의 마음)이 좋은 용례이다.
병오년 입춘에 심은 생각이 싹을 틔워, 춘분에 감사의 꽃을 피웠는데,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를 지나 어떤 열매가 맺힐지 사뭇 기대가 된다.
| 梅 | = | 木 | + | 每(𠂉=屮 + 母) |
| 매화 매 |
| 나무 목 |
| 매양(탐낼) 매(싹 날 철, 어미 모) |
| 花 | = | 艹 | + | 化 |
| 꽃 화 |
| 풀 초 |
| 변화할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