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5년 동안 정들었던 흙살림을 떠나 오늘 부터 진정 백수가 된 윤민상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제주도민이 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마음만큼 일이 술술 풀리지는 않네요.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더욱 더 열심히 살 길과 삶 터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뭐 그 연장선에서 내일 저녁에 다시 한번 제주도에 내려갑니다.
일단 내일은 혼자 내려가서 살만한 집을 좀 더 찾아 볼 생각이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아내와 아기도 내려와서 구경도 하고, 덕분에 제주도에서 놀다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살 집은 지난 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한림이나 애월 또는 한경 쪽에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 특성상 제가 선호하는 전세 집은 없고, 살만한 집은 년세(사글세)로 가끔씩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년세가 생각보다는 좀 비싸네요. 집을 내놓는 사람은 매매를 선호하고, 집을 구하는 사람은 임대를 선호하니 년세가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특별히 고치지 않고 살만하다 싶으면 적어도 년 300만원에서 500만원은 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마저도 물건이 많지 않아서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가는 다른 사람이 계약해버리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찬찬히 비교하고, 따져봐서 선택할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빈 집도 두어 군데 소개를 받기는 했는데 이번에 가서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4~5년 살만하게 고쳐 놓으려면 최소 500만원 이상 들겠더라구요. 그런데 주변에 귀농해서 집 고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견적이 500만원이면 실제 집 고치는데 분명 그 이상 들어갈 것이고, 또 비용이 들어간 것 만큼 티가 안난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덜 고치고 살던지, 덜 고치고 살수 있는 빈 집을 찾으라는 조언이더군요.
특히 슬레이트 지붕의 경우 가끔씩 비가 세는 경우가 있는데 이 슬레이트 지붕을 다른 지붕으로 바꾸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슬레이트 지붕에는 석면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는 폐기물 처리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합니다.
결국 그래서 년세도 만만치 않고, 빈집을 고쳐 사는 일도 쉽지 않다면 아예 제주도에서 적당한 집을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귀농 첫 해에 집을 사는 모험이야말로 귀농이 실패로 가는 가장 큰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일단 저는 생드르 회원님들의 정보력(주변 시세나 마을, 이웃, 기타 농사나 자연 환경에 대한 조언)을 믿고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저희 식구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전세인데 어차피 이 전세금 빼서 귀농을 하려고 합니다. (이 전세금을 도시에서 재테크에 쓸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 주변에서 이 돈으로 지금 사는 이 집을 사놓고, 전세를 놓고 가라고 꼬시는 이들이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런 얘기에 현혹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이 돈이 유일한 귀농 자금이기는 한데 당장 이 돈으로 땅 부터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안 그러면 결국 년세로 한 400~500만원 내고, 은행에 맞겨 둬야 하는데 뭐 25평 아파트 전세자금이 얼마나 거금이라고, 은행에 넣어서 이자가 팡팡 붙어 생활에 보탬이 될만큼 되지도 않습니다.
물론 나중에 귀농해서 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땅도 사고, 농기계도 사야하고, 돈(시쳇말로 총알)이 필요할일 많을 테니까 여유 자금을 충분히 하라는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당장 그렇게 농사에 올인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농사 경험도 미천하고, 제주도 농사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농사 기술도 하나도 없으니 농사에 올 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저 1~2년 주변에서 열심히 농사짓는 분든 따라다니며 농사에 재매도 붙이고,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면서 이웃과 정 붙이고 사는게 먼저가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차라리 이 전세자금의 한 60~70%정도로 저렴한 주택을 구입해서 사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내 돈주고 사서 내 집이 되어야 고쳐서 살기도 좋고, 정도 더 붙지 않을까해서요.
사실 도시에서 처럼 2년에 한 번씩 이사다니기도 싫고요. (또 계약 끝날 때 마다 이사할 집 찾는 수고로움과 복덕방에 복비에 이사비용까지 합치면 이 것도 무시 못할 목돈이자나요)
그래서 좀 무리다 싶어도 집을 사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상의를 드리러 생드르 카페에 들어와 몇 자 적어 봅니다.
혹시 그래도 집을 사는 것보다는 임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분이나
제주도에서 집 사고자할 때 주의사항, 육지의 복덕방과 다른 제주 복덕방 만의 특징, 기타 저 같이 육지 무식쟁이들이 집 사다가 사기당한 피해사례 등등 생각나는 것이 있으시면 거침없이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주변에서 집을 팔겠다는 분들 계시면 연락주세요.
아무튼 생드르 여러분들의 관심을 진정 고맙게 생각하며 저도 언젠가 보은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 봅니다.
2012년에도 생드르 조직의 건강한 발전과 생드르 농부들의 밝고, 활기찬 날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고, 또 지으세요. 고맙습니다.
아..그리고, 윤민상 핸드폰 번호는 010-2720-4084입니다.
아..마지막으로 잘 하면 신년회 때 볼 수 있겠네요. 인사드리러 가도 괜찮을까요? ㅎㅎ
첫댓글 음...완전히 귀농을 생각하신다면 년세(ㅡ제주에서는 사글세, 죽어지는세 라고도 해요^^;) 로 매해 지불하는것 보다는 집 구입이나 전세가 낫겠지만 정착이 어떻게 되실지 모르니까 완전 여유있는게 아니라면 바로 구입보다는 제주에서 임대로 살아보시고 난후에 결정하시는게 어떨런지... 시가가 아무래도 서울권보다는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평생 살 집을 구입하는건데 제주 완전히 내려오신 후에 천천히 지역조건등 보시고 결정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첫해라도. (저 개인적인 생각이네요^^:)
그리고 제주는 주변이 사돈팔촌이어서 그런지 집거래도 부동산에 의뢰하는 것보다 직거래가 활성화 되긴한거 같아요. 오일장신문이나, 교차로신문 같은데 기고해서 직접 세입자 받고 하니까. 신구간 아시죠? 이 기간에 집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니까 올해 들어오시면 내년겨울쯤 구입하실 집을 잘 알아보시는것도~~ 살림 내려오신 후에 차차 늘리시면 될거같고. // 신년회 방문 무한환영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