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의증으로 인해 본원에 내원하신 분들이나 온라인 상담 글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 병원마다 진단 결과가 서로 다른데, 어느 병원 말이 맞는 걸까요? ”
붓고 저리고 당기고 어떨 때는 다리를 잘라내고 싶을 만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여러 날을 고민하고 어렵게 병원을 찾아서 서로 다른 진단 결과를 내렸다면
환자 본인은 당혹감과 함께 여러 의구심을 물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시간도 없는데 다른 병원을 또 가야 하나? 등등 여러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 서로 다른 진단 결과를 받았을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방법 ]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발병하는 감기 정도의 질병이라면, 큰 고민도 없을 것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주변의 병원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와 같이 누구나 한 번쯤을 걸릴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면, 더욱이 진단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수술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경우라면
무조건 가까운 곳이 아닌 - 수많은 검색을 통해 사전 정보를 습득하고, 여러 병원 중에 그나마 평판이 좋다거나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된 병원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곳임에도 불구하고 진단 내용을 신뢰하지 못하고 또다시 다른 곳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1차적인 원인은 서로 다른 진단을 내린 병원 탓이기도 하겠습니다만 - 또 다른 이유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질병이다 보니 검색한 내용만으로는 충분한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보들이 틀린 정보는 아니지만, 그 질병에 대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이지 - 내 신체의 특성과 병태와 일치하는 맞춤식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똑같은 과정을 거친 혈관 초음파 검사라 하더라도, 주치의 성향에 따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오진이랑은 다른 얘기입니다.)
본원에서도 서로 다른 진단 결과에 대한 질문 혹은 비슷한 뉘앙스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항상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혈관 초음파 검사상에서 확인된 내용 자체는 바뀌지 않으나, 주치의 성향에 따라 판독을 하는 기준이 틀리다” 입니다.
다리가 붓고 저리고 당기는 불편함이 있어 병원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복재정맥 등에서 역류가 관찰되어 하지정맥류 확진을 받은 경우를 예로 보겠습니다.
의학회 권고 기준에 의하면 [ 대/소복재정맥을 비롯한 정강정맥, 심부대퇴정맥, 관통정맥 ]에서 0.5초 이상 동안 역류가 확인되었고
동시에 다리의 부종 및 저림, 당김, 중압감, 통증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하지정맥류 진단 및 외과적 수술요법을 권하는 것이 좋다”라는 지침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맥에서 0.5초 이상의 역류가 확인된 것이라면, 하지정맥류 수술 권유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0.5초가 아닌 1초 이상의 역류가 확인된 것이라 할지라도, 다리 전체 중의 특정 부위에서만 역류가 확인된 것으로
다리 전체를 기준으로 90% 이상의 범위는 정상 소견이며, 환자 스스로가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있으며,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혈관 돌출 없이 지극히 멀쩡했다면 하지정맥류라고 볼 수 있을까요?
네! 일단 하지정맥류는 맞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 하지정맥류가 아닌, 비교적 초기 단계의 하지정맥류로 볼 수 있으며 - 이때 주치의 성향이나 경험에 따라 환자분에게 의학적 견해를 밝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의사는 하지정맥류는 맞지만 두고 봐도 무방하다 vs 또다른 주치의는 하루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 중 과연 누가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린 의사라 생각이 드시나요?
“” 환자의 생활패턴 및 병태에 따라 알맞은 처방을 내린 의사의 말을 따르는 것이 맞겠습니다. “”
겉으로 보기에는 혈관 돌출이 없고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혈관초음파 검사에서 복재정맥의 전체 부위에서 기준치 이상의 역류가 확인되었고 - 필요 이상으로 확장된 관통정맥이 형성되어 있다면 바로 수술을 권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에 대한 가족력이나 크게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혈관 초음파에서 전체 부위가 아닌
부분적인 역류만 확인된 것으로 역류 시간도 기준치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상태라면, 보존요법을 먼저 시행해 본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단, 아주 가끔 급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바로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기형을 비롯한 정맥총 혹은 혈전증이나 심부정맥의 이상을 동반한 경우만 아니라면 “응급”을 요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간혹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지 않거나 미루면 혈전증 등으로 인해 사망까지 할 수 있나? 라는 질문을 주시곤 합니다만, 앞서 언급한 아주 특별한 경우만 아니라면, 대부분은 응급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질병에 있어 [ 조기발견 및 치료 ] 는 매우 이상적인 선택입니다만, 치료하는 것이 무조건 수술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가벼운 운동 및 스트레칭 그리고 압박스타킹만을 착용하는 것도 의사의 처방이자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진단 결과를 받아서 혼란스럽더라도
✔ 하지정맥류에 대한 가족력이 전혀 없고, 평소 힘든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며
✔ 외관상으로 보기에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만한 혈관 돌출이 없던 상태
이러한 조건이라면, 좀 더 가벼운 진단을 내린 병원의 이야기를 우선으로 따르시길 권합니다.
단,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주치의 처방이 있었다면, 충실히 이행하고 수시로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 그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자, 질병을 대하는 올바른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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