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그의 군대가 이스라엘과 싸워야 하는 절박한 위기에서 벗어나 블레셋의 시글락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그들의 거처는 아말렉의 침략으로 폐허가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다윗이 일전에 아말렉 성을 친 연고로(삼상 27:8참고) 아말렉은 다시 다윗이 우거하는 시글락을 침략하였는데 때마침 다윗이 성을 비우고 아기스와 전쟁에 나간 때였기에 손쉽게 성을 불사르고 모든 아이와 여성을 잡아간 것이었다.
(삼상 30:3)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성읍에 이르러 본즉 성읍이 불탔고 자기들의 아내와 자녀들이 사로잡혔는지라 (삼상 30:4) 다윗과 그와 함께 한 백성이 울 기력이 없도록 소리를 높여 울었더라 (삼상 30:5) (다윗의 두 아내 이스르엘 여인 아히노암과 갈멜 사람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도 사로잡혔더라)
다윗은 매우 난감한 처지가 되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사울에게 쫓기고 블레셋에서는 방백들에게 거절당하고, 이젠 시글락 마저 원수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자 이제까지 그를 따르던 무리도 그에게서 돌아설 판이었다.
(삼상 30:6) 백성들이 자녀들 때문에 마음이 슬퍼서 다윗을 돌로 치자 하니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위기의 때에 다윗은 하나님을 힘입었다. 비록 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런 궁지에 내몰렸지만, 다윗은 고난의 순간에 하나님을 의지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게 하고 아말렉을 따라잡을 것인지 하나님께 물었다. 다윗은 하나님께 재가받고 신속히 군대를 움직여 아말렉을 추격하였다.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던지 군사들 가운데 체력이 약한 이백 명은 진군하는 부대에서 처져서 브솔시내에 두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멀리까지 가버린 적군들을 광야에서 쫓아가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 아말렉의 무리에서 버려진 죽어가는 종 하나를 만난 것이었다.
(삼상 30:15)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그 군대로 인도하겠느냐 하니 그가 이르되 당신이 나를 죽이지도 아니하고 내 주인의 수중에 넘기지도 아니하겠다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당신을 그 군대로 인도하리이다 하니라
아말렉 군사들은 이곳저곳에서 약탈한 전리품을 두고 흥에 겨워서 먹고 마시고 춤을 추면서 잔치 분위기였다. 다윗의 군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말렉을 기습하여 새벽부터 다음날 저물 때까지 원수들을 공격하였다. 원수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하였고 빼앗긴 재산들과 아내들을 모두 되찾았을 뿐 아니라 아말렉이 소유하고 있던 많은 전리품도 도로 빼앗게 되었다. 그러나 싸움에서 승리하고 난 다음 문제가 생겼다. 싸움에 동참한 사람들과 쳐져서 미처 그곳까지 따라오지 못한 사람들과 전리품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두고 사람들의 마음이 갈린 것이다.
(삼상 30:22) 다윗과 함께 갔던 자들 가운데 악한 자와 불량배들이 다 이르되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은즉 우리가 도로 찾은 물건은 무엇이든지 그들에게 주지 말고 각자의 처자만 데리고 떠나가게 하라 하는지라 (삼상 30:23) 다윗이 이르되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
사람들은 종종 하나님이 베푼 은혜를 가지고 생색을 내거나 자기의 능력으로 얻은 것처럼 우쭐하는 경우가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울고불고 나라도 아니었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제는 논공행상을 논하고 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이 위급한 때에 하나님을 힘입어서 용기를 냈던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것이 보통의 사람들과 그가 다른 점이었다.
하나님 아버지! 위기의 시간에는 하나님을 힘입고 승리의 시간에는 감사를 잊지 말게 하소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잊고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말게 하시며 승리의 순간에 우쭐하여 연약한 형제들을 비난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임을 기억하게 하시고 잘될 때 오히려 겸손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