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향숙 시인의 동시집 『포도송이가 부른다』는 시인이 인사말에서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자연물들과 그곳에서 일어는 여러 신비스러운 일들도 마음속 동시 나라에 가져왔어요. 아직 모양이 없는 마음 뿐인 이야기에는 후후 동심을 불어넣었어요. 동시 속의 이야기들이 서서히 모양을 갖출 때 우리 마음을 흔드는 동시가 탄생하는 것을 알아요."라고 한 것처럼 시인이 자연과 더불어 아이들과의 교감을 통해서 만난 아름답고 순수한 눈길이 느껴진다. 그림은 김지영 작가가 맡았고 해설은 전병호 작가가 썼다.
김지영 작가는 동시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삽화를 포도향이 우러나게 꼼꼼하게 그려 넣었다. 전병호 시인은 서향숙 시인의 동시집에 나오는 동시를 “맑고 깨끗한 자연물을 통해 보여주는 순수 동심의 세계, 저학년 어린이에게 맞춘 눈높이, 단순명쾌성을 살린 시적 표현, 별이 풀밭으로 내려온다는 물활론의 세계 등 서향숙 시인의 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시"라고 하면서 “사람의 철학을 저학년 어린이의 눈높에 맞게 직관의 언어로 담아놓은 이번 동시집에는 세상을 동심으로 담아 놓는 동시집”"라며 작가에 대한 기대감과 애정을 표현했다. 제1부 바닷가 벚꽃, 제2부 물의 잠은 언제 깰까?, 제3부 무릎 위에 쌓이는 별가루, 4부 발 시렵겠어로 내용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의 다양한 경험이 시인의 상상력과 만나서 아름다운 동시로 형상화된 아름다운 동시집이다.
목차
시인의 말 | 밤 하늘을 바라봐요 · 04
제1부 바닷가 벚꽃
징검다리 14
종탑 16
보물찾기 17
바닷가 벚꽃 18
첫걸음 20
미나리 밭에서 21
쇠똥구리 22
오토바이 바퀴 이야기 24
달 26
구름 속을 걷다 27
해저터널 28
어깨동무 29
반달 30
힘센 파 32
수세미 33
목성 34
별은 무얼 할까 36
제2부 물의 잠은 언제 깰까?
지퍼의 생일 40
분수 42
해양케이블카1 44
해양케이블카2 45
가뭄 46
울돌목 바다 47
풍력발전기의 바람 48
가오리연 50
하얀 땀방울 52
소금 호수 54
누리호 55
비누 56
제3부 무릎 위에 쌓이는 별가루
포도송이가 부른다 60
반달 흔들의자 그네 62
들숨 날숨 63
왕 비눗방울 놀이 64
그림자 찾기 놀이 66
바둑 두기 67
노래하는 아저씨 68
쓰윽 69
도미노 놀이 70
이정표 72
보물선 바로 나야 73
스쿨존 74
틈 76
아카시아 꿀 78
백일홍 79
제4부 발 시렵겠어
쥐불놀이 82
나이테 84
이팝나무 85
무화과 86
돌배 88
우렁이 89
겨울나무 90
살얼음 91
주먹악수 92
한글 동물 그림 94
고드름1 96
고드름2 97
눈사람 신발 98
책 끝에 | 체험의 언어에 담아놓은 선한 영향력_ 전병호 · 100
책 속으로
징검다리
납작한 돌이
듬성듬성
냇물에 놓여있다.
낮에는 햇빛이
사륵사륵
건너고
밤에는 달빛이
살금살금
걸어가고
겁 많은 토끼도
깡충깡충
건너는
징·검·다·리.
--- p.15
종탑
낭랑한 소리란 소리
몽땅 모아서
종탑
가득히
쌓아 놓았어.
소리들이
사는 집.
--- p.16
보물찾기
호수 둘레의
물안개는
나무도
돌도
물도
모두 감췄지.
봄 햇살이
숨겨진 보물들을
하나하나
찾아냈지.
--- p.17
출판사 리뷰
전병호 작가 해설 부분
체험의 언어에 담아놓은 선한 영향력
1
먼저 시를 한 편 읽어볼까요?
밤새 별들이
왜 풀밭으로
내려오는 걸까?
노래하는 풀벌레
목을 축이라고
이슬방울을 빚는 걸 거야
밤새 별들이
왜 옹달샘으로
내려오는 걸까?
맑은 샘물이
더 반짝이라고
별빛을 뿌려주는 걸 거야.
_ 「별은 무얼 할까」 전문
시인이 묻습니다. “밤새 별들이 / 왜 풀밭으로 / 내려 오는 걸까?”라고 말입니다. 생각해 보지만 답이 얼른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2연을 읽어봅니다. 아하, “노래하는 풀벌레 / 목축이라고” 그랬다는 군요. 밤새 노래했으니 목이 많이 마르겠지요.
시인이 다시 묻습니다. “밤새 별들이 / 왜 옹달샘으로/ 내려오는 걸까?”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맑은 샘물이/ 더 반짝이라고” 별빛을 뿌려주는 것이라는군요. 맑은 샘물이 더 맑아지겠네요.
이 시를 읽으면 밤새워 노래하는 풀벌레, 풀잎 끝에 맺히는 이슬, 옹달샘 맑은 물속에서 반짝이는 별 이미지가 가슴에 가득 차오르면서 시를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없이 맑고 순수해지게 합니다. 아마도 서향숙 시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동심의 세계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연 단위로 묻고 답하는 문답식 구조, 맑고 깨끗한 자연물을 통해 보여주는 순수 동심의 세계, 저학년 어린이에게 맞춘 눈높이, 단순명쾌성을 살린 시적 표현, 별이 풀밭으로 내려온다는 물활론의 세계 등 서향숙 시인의 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시입니다.
- 중략
서향숙 시인의 연보를 살펴보면 유난히 눈에 띄이는 것이 있습니다. 2012년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면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광주교육대학교대학원 아동문학과에 겸임교수로 출강합니다. 이후, 광주광역시 남구청, KBC 광주방송, 광주 MBC, 광주광역시 노대동성당, 광주 수완초, 광주광역시 동구청 평생교육원 등에서 동시와 동요 창작 강의를 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서향숙 동시 낭송과 동요발표회〉를 열기도 했고 KBS 창작 동요대회 노랫말 입상, 한국동요음악대상(작사 부문)을 수상하는 등 동요 작사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까 서향숙 시인은 초등학생 때는 합창 단원이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순천시립합창단에서도 활동했다고 하네요. 서향숙 시인이 동요 작사에 진심인 이유가 있었어요.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서향숙 시인이 동심의 시와 동심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널리 나눠주려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획득하게 된 삶의 철학을 저학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직관의 언어로 담아놓은 이번 동시집에는 세상을 동심으로 가득 차게 하려는 선한 영향력이 넘치도록 담겨있습니다.
시인의 말
밤하늘을 바라봐요
나는 어려서부터 밤하늘에 달이 환하게 뜨고, 크고 작은 별이 반짝이는 날이면 숨겨뒀던 마음의 소원을 빌었어요.
작가가 된 지금도 달이 휘영청 밝게 빛나고, 별빛이 쏟아지는 날이면 밤하늘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도 해요.
지금의 소원은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별빛 같은 동시를 쓰는 것이에요. 그런 날이면 마음에 희망이 샘솟고 기쁨이 가득 차지요.
고요한 밤, 스르르 눈을 감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깊은 잠에 빠지기도 해요. 꿈속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동시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요.
이번 동시집에서도 여러 친구들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 줬어요. 함께 놀던 여러 가지 놀이도 이번에 동시집에 나와요.
자연에서 접하는 동식물과 무생물에게도 말을 걸어봤어요.
마음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고 넘치는 기쁨이있어요.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자연물들과 그곳에서 일어는 여러 신비스러운 일들도 마음속 동시 나라에 가져왔어요. 아직 모양이 없는 마음 뿐인 이야기에는 후후 동심을 불어넣었어요. 동시 속의 이야기들이 서서히 모양을 갖출 때 우리 마음을 흔드는 동시가 탄생하는 것을 알아요.
우리 어린이도 밤 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며 꿈을 이루기 위해 힘껏 노력해 보세요. 그 소원은 분명히 이루어질 거라 믿어요.
좋은 동시를 만나는 비결은 어렵지 않아요.
마음에 드는 동시를 여러 번 읽어봐요.
마음을 흔드는 동시는 공책에 적어놓고 외워서 시낭송을 해 보세요.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시로 적어보면 더 놀라운 일이 생겨요.
어린이 여러분! 나처럼 밝은 꿈을 꾸며, 동심 속에서 소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2023년 8월에
조각배 어린이공원에서
작가 서향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