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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담임 내려놓고 새로운 개척 떠나는 목사
부교역자가 6명이 될 정도로 건강하게 성장한 수도권 교회 담임목사가 7년 만에 멀리 떨어진 울산에서의 새로운 개척을 결정,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 나이로 올해 51세로 ‘SNS 스타 목사’로도 알려진 행신침례교회 김관성 목사는 지난 주일이었던 9일 ‘안디옥 교회(사도행전 13:1-3)’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 같은 결정을 알렸다. 이에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다음날인 10일 SNS에 해당 사실과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행신침례교회를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관성 목사는 “여기저기서 너무 많은 문자와 연락이 들어온다. 개인 신상과 관련된 일이라 낯간지러워 그냥 있으려 했는데, 몇 마디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며 “저는 행신침례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울산으로 개척을 떠난다. 행신교회 운영위원회와 전 성도들에게 9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말한 그는 “행신교회는 7년 전 개척해 충분히 성장했다. 교세를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사역자가 6명이니, 대략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기에, 더욱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관성 목사는 “동시에 이런 코로나 시기에, 그렇지 않아도 교회 개척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시절에, 부사역자들을 교회 개척이라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저와 아내, 지호와 지은이가 다시 교회 개척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 개척의 원리는 간단하다. 그 일을 가장 잘 감당할 능력과 준비가 된 사람이 가면 된다. 저와 저희 가정이 개척을 가는 것은 그 이유 하나뿐”이라며 “무엇보다 욕망은 상향성의 삶을, 소명은 하향성의 삶을 추구하기에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이런 일을 결단하면 꼭 뒷이야기가 나온다. ‘누가 목사님 괴롭혔냐? 대우를 시원찮게 했냐? 목회에 발목을 잡았나? 교회에 무슨 일이 있나?’ 결코 아니다”며 “행신교회에서는 제게 그렇게 한 사람이 한 분도 없다. 행복한 교회라 자부한다. 사역자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성도들 대부분이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신앙생활하고 있다. 다툼이나 갈등이 전혀 없는 교회”라고 반박했다.
그는 “행신교회는 제 인생의 봄날이었고, 태어나서 무언가를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본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힘든 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기쁘고 즐거웠다”며 “많은 분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중을 받았고, 이 교회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부정적인 어떤 이유가 있어 새롭게 교회 개척에 나서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께서 이 말에 증인이시다”고 강조했다.
김관성 목사는 “(부교역자인) 우성균 목사가 충분히 훈련받았고, 이 교회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자랐다.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담임목회에 나설 나이와 준비가 되었다”며 “교회는 이런 젊은 목사를 키워야 하고, 선배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저보다 우성균 목사가 맡는 것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가 그 동안 보여준 분립개척 모델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돈 좀 챙겨주고 몇 가정을 함께 내 보내는 방식이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 이 시기에 그렇게 하는 것은 부사역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어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 시점에 저와 아내, 지호와 지은이에게 이 결정은 대단히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단이었다. 인간적인 입장에서 보면 거의 미친 짓이나 마찬가지”라며 “아내와 아이들의 삶은 교회 개척이라는 명분 아래 대단히 힘든 자리로 다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많다. 가족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이라고 미안해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가야 하고, 저희 가정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제가 울산을 개척지로 선택한 것은, 행신교회의 안정을 생각해서다. 수도권에 개척하면 분명 행신교회 성도님들 중 누군가는 따라나오게 될 것 같아서 울산으로 결정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울산은 김 목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김관성 목사는 “개척 시점부터 제 손을 잡고 걸어준 개척 멤버들, 이 교회에 와서 장로님이 되시고, 권사님이 되신 어르신들,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청·장년부와 청년들, 언제 봐도 밝은 모습으로 ‘목사님’ 하고 저를 부르는 교회학교와 학생회 아이들, 제가 소개시켜 결혼하고, 사랑의 결과물로 세상에 나온 갓난아기들, 한 명 한 명이 다 스쳐 지나간다”며 “무엇보다 열심히 사셨는데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제 맘에 가장 많이 걸린다”고 이야기했다.
김 목사는 “이 모든 사람들과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 솔직히, 고통스러운 교회 개척을 다시 시작하려니 겁도 나고, 두렵다”며 “그러나 이제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지켜주셨던 주님께서, 울산에서 그 일을 다시 시작할 때도 저와 우리 가정과 함께 하실 줄 믿는다”고 했다.
그는 “페친(페이스북 친구) 가족들에게 부탁드린다. 기도해 달라. 이 일이 저의 의가 되지 않도록 더 간절히 기도해 달라. 감사드린다”며 “6월까지 여기서 목회하고, 7월에서 창립기념일인 11월 첫 주까지 휴가를 받아 본격적인 준비와 개척을 시작하려 한다. 창립일에 돌아와 고별설교하고 떠날 계획이다. 시간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수도권에 계신 분들은 그 때까지 자주 만나고 교제 나누자”고 덧붙였다.
◈바울과 바나바 떠나보낸 안디옥 교회처럼… 지도자가 개척
김관성 목사는 앞선 9일 설교에서도 관련 사실을 전했다. 그는 “경상도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에는 경상도 출신들이 많이 오고, 전라도 출신 목사님이 목회하는 교회는 전라도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며 “이걸 교회 안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것은 망조”라고 우려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특정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되기 시작할 때, 그 교회는 성령의 음성을 더 이상 듣지 못하는 상황으로 분위기가 흘러갈 가능성이 많다”며 “우리 교회에서의 7년이 제게는 제일 행복하고 복된 날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 행신교회도 배운 분들, 중산층,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우신 분들로 구성되기 시작했고, 우리의 생각과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새 문턱이 높은 교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이 부분과 관련해, 우리는 안디옥 교회를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처절한 회개의 자리에 서야 한다”며 “동네 주변 사람들과 불신자들이 ‘저 사람들은 진짜 예수쟁이다’라고 우리 교회를 인정해 주고 있는가. 여기서 실패한다면,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이 잘못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성도들 수준은 목사의 설교 수준과 비례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안디옥 교회는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해 바울과 바나바를 풀어줬다. 이는 교회 공동체가 자신들을 쪼개야 하나님 앞에 순종할 수 있는 결단이다”며 “안디옥 교회의 결단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운영하던 그 방식과 원칙을, 하나님의 부담스러운 명령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그대로 지켰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풀이했다.
이후 “우리 행신교회도 7년 동안 충분히 성장했다. 개척교회는 100곳 중 하나도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맨바닥에서 시작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분에 넘친 성장의 자리에 서 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라며 “그래서 더욱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이제 새로운 교회를 낳아야 한다. 새로운 교회를 개척해야 되는 자리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김관성 목사는 “안디옥 교회도 중심이던 바울과 바나바가 떠나가지 않았나. 교회 개척의 원리는 간단하다. 그 일을 가장 잘 감당할 능력과 준비가 된 사람이 가야 한다. 그 이유 하나뿐”이라며 “저는 남은 인생을 주님께서 주신 소명의 길에 다시 내던지는데 드리기를 원한다. 지금 부사역자들을 교회 개척이라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조금 더 래디컬하고 성경 말씀에 근거한 개척을 시도하는 것이다. 담임목사를 개척 현장으로 내보내는 이 시도에 여러분 마음을 모아달라”며 “행신교회 대부분 가족들에게도 어렵고 힘든 결심이겠지만, 고통스러워도 하나님 나라의 큰 가치와 대의에 순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저와 저희 가정을 위해 격려하고 울어주시되, 기쁜 마음으로 해 달라. 노래하고 찬양하며 보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가서 다시 맨바닥에서 우리가 그동안 지켜왔고 세워왔던 교회를 또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 다르게 외쳤으니, 다르게 사는 모습을 솔선하여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순종하지 못한다면, 우리 행신교회가 가진 스피릿과 이율배반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요즘 지역의 인재들이 전부 다 다 서울로 가는 현상들이 목회자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지방으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라며 “울산으로 가면 아무도 따라가지 못하는데, 분립개척이냐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는 온라인 성도님들이 계신다. 그분들 중 원하는 분들이 함께 울산으로 가면 된다. 그것이 분립 개척”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회가 다 세워질 때까지 저와 저희 가정을 지켜주시고 함께해 달라. 누구는 이 자리를 떠나면서 저를 잊어달라고 말씀하시던데, 저는 좀 기억해 달라. 저희 가정의 힘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이 시도는 분립 개척이다. 행신교회가 새로운 교회를 낳는 것이다. 울산을 선택한 것은 현실적으로 행신교회의 안정을 위해서 그렇게 결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우성균 목사가 저와 동역하면서 충분히 훈련을 받았고, 이 교회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많이 성장하고 자랐다.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담임 목회에 나설 나이와 준비가 됐다”며 “이런 젊은 목사를 주님의 몸된 교회는 키워야 하고, 선배는 과감하게 그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 교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관성 목사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다. 우성균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워 달라. 부탁을 드리는 것은 그 선택이 여러분의 몫이기 때문이다. 교회 정관에 그렇게 나와 있다”며 “그가 담임목사가 되어 교회를 이끌어가는 일에 반대하지 말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제가 이 교회를 계속 목회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더욱더 외면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며 “우 목사와 함께해 주시고, 그의 손을 꼭 잡아달라. 누구도 제가 교회를 떠나도 이 교회를 떠나지 말고, 이 교회를 지켜달라. 우 목사가 새로운 목회를 펼칠 때 함께해 주시고, 제가 이제까지 만들어 놓았던 분위기보다 더 복되고 역동적이고 하나님 말씀에 민감한 공동체로 교회가 세워질 수 있도록, 저 어리고 젊은 목사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압도적인 지지로 우 목사가 직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 그것이 새로운 교회 개척을 떠나는 제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일인 동시에, 제게 주시는 여러분의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저 같은 사람을 담임으로 인정해 주시고 함께 손잡고 여기까지 걸어오셔서, 영혼 가장 깊숙한 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끝으로 “이 시간 이후로 교회가 요동하거나 흔들리거나 난리법석 떠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평정심을 유지해 주시고, 특별히 사역자들은 맡은 일들을 지금까지 하던 대로 진실하게 감당해 달라”며 “우리 교회가 안디옥 교회 같은 교회로 끝까지 남자. 더 큰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대의를 바라보며, 교회가 교회를 낳는 일들을 하나님 앞에서 감당해 보자”고 권면했다.
김관성 목사의 해당 글과 설교에는 많은 분들이 찬사와 격려, 그리고 아쉬움을 함께 전하고 있다.
김 목사가 행신교회를 부탁한 사역자 우성균 목사도 SNS에서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를 보내며’라는 제목으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우성균 목사는 “7년간 함께 울고 웃었다. 마음을 나눴고 모든 것을 공유했다. 그래서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솔직히 교회도 사역도 아니다. 헤어진 시간의 황량함”이라며 “벌써부터 가슴에 구멍 난 듯 바람이 드나든다. 자기 마음이 지옥이어도 앞에 있는 사람을 웃겨야 한다는 사명을 가진 분이라, 늘 많이 웃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깔깔대고 눈물 지었던 7년이다. 지난 상처나 인생의 고됨도 잠시 잊었다. 사람처럼 사는 것 같았다. 그는 나를 사람으로 대우해 줬다”고 전했다.
우 목사는 “부사역자들을 끔찍히 챙기셨다. 과분하고 민망한 사랑. 아직 한국교회에서 익숙하지 않아 이런저런 질시를 받을만한”이라며 “하지만 담임목사가 부사역자를 사랑하면, 성도들도 부사역자를 사랑한단 것을 알게 됐다. 이제 교회를 맡기고 떠나시는 마당에도 온통 우리 걱정 뿐인 저분. 도무지 누가 말릴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는 “7년 동안, 내 몸에는 많은 것들이 새겨졌다. 아마 그것은 설교문 때문은 아니리라. 설교한 대로 그 자리에 가고야 마는 삶. 그것이 내게 새겨진 것”이라며 “성경의 명분을 성도들에게 요구하는 설교가 아닌,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들이대며 분투한 그 치열한 자리. 나는 누구보다 그 자리를 가장 가까이 지켜보았기에, 도망갈 수도 없다. 아니 오히려 한 사람의 신자로서, 가슴에 불이 일어난다. 그래, 이게 예수 믿는 거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