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쩌다 구설수에 오르면 일단 '심심한 사과'부터 하게되는 사회생활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심심하다’는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으로 가장 먼저 소개돼 있지만,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사과문에 쓰이곤 하는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은 후자이며 이 경우 ‘甚深하다’는 한자어 표현을 사용하지요.
‘심심한 사과’를 오해한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이용자들은 “‘심심한 사과’를 정말 그 지루하고 무료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화내는 사람들이 많아 보여서
진짜 실질 문맹률이 높다는 걸 다시 체감”하게 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모르면 좀 찾아보는 습관을 가졌으면. 왜 내가 모르는 말 쓰냐고 버럭 화내는 건 어디서 나오는 생떼야”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트위터발(發) 논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화제가 됩니다.
“사흘을 4일이라고 진지하게 믿는 바보들을 얕보면 안 된다”(루리웹),
“사과가 싱싱했어야 하나”(개드립넷),
“몇 년만 지나면 ‘사과해라’를 ‘과일해라’로 알아듣는 사람이 나타나 왜 내가 못 알아듣는 말 했냐고 화내겠다”,
“‘이만 총총’도 무슨 총총걸음 흉내내는 귀여운 척하는 표현으로 아는 사람도 많음”(에펨코리아),
“뉴스에서도 ‘심심한 사과 말씀’이라고 하는데 그게 대충 뭐 ‘사과 드립니다요’ 이런 거라고 생각했나”(여성시대)
등 이번 논란을 비꼬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법사위에서 충돌한 국회의원과 법무장관의 '피해자, 가해자' 말다툼도 딱 그런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심심한 사과’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놀랍습니다.
“‘심심한 사과’ 무슨 뜻인지 아는데 보통 팬들 상대로 하는 사과문에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이라고 하면
‘딱히 해줄 건 없고 시끄러우니까 일단 사과는 할게. 이제 조용히 해’ 이 정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거든”이라며 우깁니다.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말을 잘한다고 정평이 나있는 국회의원들의 구설 같지 않나요?
자기말이 옳다는 걸 주장하려고 억지를 부리거나 궤변을 쏟아냅니다.
문해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성의 문제로 보는 게 맞을 듯 하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그냥 이러면 어법도 맞고 헷갈리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