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오가는 꿀벌 성연재 기자 하얀 매화꽃에 꿀벌들이 왕성한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 고속 촬영에 정지돼 있다. 사람들의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삶이 되는 곳 화이트데이에 어딜 갈지 고민이라면 하동 매화꽃밭을 거닐어보면 어떨까.기나긴 겨울 끝에 마침내 하동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을 시샘하는 3월의 꽃샘추위도 자연의 유장한 흐름을 가로막지 못했다. 이번 겨울은 정말 지독히도 길었다. 안 그래도 팍팍한 세상살이에 들리는 것은 온통 우울한 뉴스들뿐 아니었나질린다. 모든 것을 잊고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고 싶구나!저 멀리 남쪽 끝 하동 곳곳에서는 매화들이 봄을 알리며 꽃잎을 한껏 펴고 있다
전남 광양이 매화밭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복잡한 세상사에 질린 터라 올해는 다리 하나 건너 경남 하동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이미 하동 골짜기 곳곳에 수줍게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먹점골광양 청매실농원처럼 수많은 매화나무들이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광양 반대편에 있어 개화가 실상 늦은 곳. 그래서 주목을 덜 받아왔던 곳이다하동 재첩회 먹는 법 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첩회. 재첩회는 바삭하게 구운 김에 싸 먹으면 참맛이 느껴진다. 작은 알알이 전부 재첩이다그러나 먹점골 아래쪽은 벌써 매화가 활짝 펴 '어서 날 보아줘' 하며 기다리고 있다벌써부터 수천수만 마리의 벌들이 웅웅거리며 이 꽃 저 꽃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먹점골을 나서 섬진강자락의 한 언덕배기에 올라보니 이곳도 매화가 활짝 피었다. 여긴 또 홍매화다. 붉디붉은, 그러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핑크색의 홍매화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5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민물 참게장.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68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삶이 되는 곳, 하동하동이란 어떤 곳인가.사람들의 삶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사람들의 삶이 되는 곳.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곳 아니던가. 발걸음 하나하나마다 여느 다른 여행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최참판댁 곳곳에는 박경리 선생의 소설 문구가 팻말로 장식돼 있다.두만의 아비: 경우 바르고 남에게 해를 입히는 일은 하지 않지만 이기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최참판가를 습격할 때 끼지 않고 도피한다7
대한민국에서 가장 봄을 멋지게 느낄 수 있는 곳 중 한곳이다.
나 자신을 꾸짖는 글귀인양 낱말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든다. 오랜만에 꾸짖음 한번 받은 뒤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부지런히 섬진강변으로 내달았다. 꾸짖음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언제 내게 이런 꾸짖음을 해주는 이 있었던가. 꾸짖음이 반갑고 고맙다.
눈물까지 난다
너에게 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