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유로 송년회 참가를 3일전쯤에 신청하고,
전일에 세부공지를 찬찬히 읽어 보다가 ‘시상:멋진 방명록 작성’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 ‘芳年’, ‘芳名’이라는 단어가 참 예쁘고, 어감 좋아서 일상에서
쓸일은 없지만 좋아하는 말이 었기에 더 눈에 들어왔는 지 모른다.
夫唱婦隨라고 와이프도 은근히 도전해 보길 원하는 눈치다.
몇마디 문장이 떠오르는데, 아니 700명 참석자에게 (예식장처럼) 방명록
작성의 기회가 주어지는가? 어려울텐데, 어떻게 선정하지? 등등을
생각도 하면서 현장에 도착하였다.
봉사자들이 촌각의 여유도 주지않고 묻고 안내하고 명찰 채우고,
식권 받고 둘러볼 틈도 없이 지하로 안내하길래 식권주고 딱지붙이고
정해진 ‘최강 범띠’테이블에 앉자마자,
엄동에 산에서 내려온 앞/옆/뒤의 범들과 인사하고
분위기를 즐기는 바람에 ‘방명록’은 까맣게 잊었다.
새벽에 삶방에 늘평화님의 글을 보고, ‘아 그거 잊었었네’하고 생각이 났다.
저렇게 한 장의 방명록에 쓰는 것이었구나!
난 왜 기회가 안주어졌지? 범 무서운거 모르는 거야?
아니면 내가 종이 호랑이가 된 건가?
이런 귀중한 기회는 70년만에 한번 오는 것이고, 다음 기회는 2090년께나 올텐데 ㅋㅋ
50은 꿈처럼 아득
60도 아뿔싸 가고
70은 살처럼 빨라
아! 동솔 마음은 청춘
오! 그대 오늘을 즐겨!
라고 적으려고 했는데...... 아까비......
첫댓글
50은 꿈처럼 아득
60은 아뿔싸 ! 가고
너무 실감나는 표현입니다ㆍ
좋은 날은 좋은 줄 모르고 허송한 거 같아요.
이방 거장이 공감해 주니 좋군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런 기회가 살면서 첨 이었으니까요.
애초 심사위원(장)님이 인정하시는 것 같은
서비스 멘트에 위로가 됩니다.
아차 상이라도 줘야 할 것 같아요 ㅎㅎ
너무 애쓴 흔적이 ㅎㅎ
작가님 개인이 주시는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저도 동솔님과 같은 상황였어요.
입구 도착하자마자 띠방 출석체크에 식권받고 딱지 붙이고 어리버리 토끼띠 자리 찾는 것도 한참였어요.
방명록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ㅎㅎ
그렇죠?
모임이 물흐르듯 잘 진행되어서 그런걸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