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8강 진출에 기쁨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즘 중국 내 교민들은 다소 당황스럽다. 중국
언론들의 한국 축구에 대한 억지 섞인 주장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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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수들의 옷을 잡아당기면서 일궈낸 한국 축구의 8강 진출은 아시아의 치욕" "우리는 하룻밤에 졸부가 돼버린 (한국)사람들을 칭찬할 수
없다" "억지로 떠받들어진 한국 축구팀은 분명히 속으로 썩은 사과다"는 등의 역겨운 평론이 중국의 각종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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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탈리아 전에서 '심판의 판정이 공정했느냐'는 인터넷 설문에 중국인 응답자의 82%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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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체는 "마피아보다 더 검은 손이 경기를 조종했다"면서 이탈리아 매체보다 한술 더 떠 한국팀 깔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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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열기가 높은 남부 광둥(廣東)성의 매체들은 "앞으로 개최국과의 경기는 피해야 한다"느니 "이탈리아 2류 팀에서 뛴 안정환이 유벤투스.AC 밀란
등의 일류 선수들을 압도하는 게 실제 가능했겠느냐"는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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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나아간 매체들은 "한국을 위해 환호하지 말자, 그리고 월드컵을
위해 환호하지 말자"고 역설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가 졌을 때 나는 울었고, 포르투갈이 떨어졌을 때 나는 분노했으며, 이탈리아팀이 밀렸을 때 나는 냉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사인지, 감상문인지 모를 글을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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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의 모든 매체가 이런 것은 아니다. 석간 북경만보(北京晩報)는
"이탈리아전의 승리는 한국 정신력의 승리"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면서
한국 축구에 비해 크게 뒤처진 중국 축구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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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매체의 주된 논조는 "한국이 어떻게 감히…"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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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일까, 아니면 작은 나라를 깔보는 대국(大國)의식의 발로일까. "둘 다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국 내 교민들의 우선적 반응이다. "이 기회에 중국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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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월드컵은 이래저래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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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특파원<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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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입력시간 : 2002.06.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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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월드컵 8강 진출에 기쁨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즘 중국 내 교민들은 다소 당황스럽다. 중국
언론들의 한국 축구에 대한 억지 섞인 주장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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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수들의 옷을 잡아당기면서 일궈낸 한국 축구의 8강 진출은 아시아의 치욕" "우리는 하룻밤에 졸부가 돼버린 (한국)사람들을 칭찬할 수
없다" "억지로 떠받들어진 한국 축구팀은 분명히 속으로 썩은 사과다"는 등의 역겨운 평론이 중국의 각종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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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탈리아 전에서 '심판의 판정이 공정했느냐'는 인터넷 설문에 중국인 응답자의 82%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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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체는 "마피아보다 더 검은 손이 경기를 조종했다"면서 이탈리아 매체보다 한술 더 떠 한국팀 깔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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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열기가 높은 남부 광둥(廣東)성의 매체들은 "앞으로 개최국과의 경기는 피해야 한다"느니 "이탈리아 2류 팀에서 뛴 안정환이 유벤투스.AC 밀란
등의 일류 선수들을 압도하는 게 실제 가능했겠느냐"는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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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나아간 매체들은 "한국을 위해 환호하지 말자, 그리고 월드컵을
위해 환호하지 말자"고 역설하는가 하면 "아르헨티나가 졌을 때 나는 울었고, 포르투갈이 떨어졌을 때 나는 분노했으며, 이탈리아팀이 밀렸을 때 나는 냉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사인지, 감상문인지 모를 글을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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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의 모든 매체가 이런 것은 아니다. 석간 북경만보(北京晩報)는
"이탈리아전의 승리는 한국 정신력의 승리"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면서
한국 축구에 비해 크게 뒤처진 중국 축구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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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매체의 주된 논조는 "한국이 어떻게 감히…"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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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일까, 아니면 작은 나라를 깔보는 대국(大國)의식의 발로일까. "둘 다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국 내 교민들의 우선적 반응이다. "이 기회에 중국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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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월드컵은 이래저래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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