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2월 3일(수)*

*아침을 여는 음악 2월 3일(수)* ▲박정현 ▪한국에서 25년② ◀Chandelier ⇨(샹들리에:Sia:2014) ◀Someone like You ⇨(당신 같은 사람:Adele:2011) ▶아델(Adele ◀Havana *with 이수현 ⇨(하바나:Camila Cabello:2018)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런 일이 많아라!’ 입춘날 대문이나 대들보에 써 붙이는 가장 많은 입춘첩(立春帖)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퇴치가 우선이니 이런 입춘첩도 괜찮을 듯 합니다. ▴거천재 래백복(去千災來百福), ‘모든 재앙이 물러가고 복이 오라’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 (災從春雪消福逐夏雲興) ‘재난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여름구름처럼 일어나라’ 추워졌지만 봄 얘기를 하는 아침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박정현의 이야기와 노래를 이어갑니다. 박정현은 어릴 때 한국어를 전혀 배우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경상도 출신 어머니가 굳이 사투리로 한국말을 잘못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게 이유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태생적인 바이링궐(Bilingual)은 아닙니다.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익히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합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으로서 이제는 영어가 오히려 큰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UCLA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던 박정현은 2학년 때 한국으로 오면서 학업을 중단했지만 10년 남짓 한국에서 활동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학업을 마무리합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 영문학과로 편입해 졸업합니다. 성적 상위 15%에게 주는 상까지 받은 그녀는 졸업식에서 미국 국가를 부르는 명예까지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영어가 모국어인 박정현이 부르는 팝송은 다른 국내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와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박정현은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고 최대한 가사 속의 話者가 돼 노래 부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가수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 진가는 2018년부터 시작된 해외 버스킹 리얼리티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에서 유감없이 나타났습니다. 박정현이 부르는 영어 노래들입니다. ◉2019년 10월 이탈리아 베로나의 에르베광장 버스킹에서 부른 박정현의 샹드리에(Chandelier)는 그녀에게 ‘갓정현’이란 이름을 안겨줬습니다.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아(Sia)의 2014년 곡입니다. 몽환적이고 퇴폐적인 이 노래는 박정현이 부르니 에너지와 생기가 넘치는 노래가 됐습니다. 시아가 술과 약물에 취해있던 시절 스스로 삶이 망가져 가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고 좌절하면서 쓸쓸하게 후회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샹들리에를 타고 노는 것은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약물과 알콜중독,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시도하려 했던 원곡 가수는 ‘공포의 천 가지 형태’란 이름의 앨범에 담긴 이 노래를 기점으로 재활에 다가섭니다. 광장의 청중들을 숨죽이게 만든 박정현의 ‘샹들리에’입니다. https://youtu.be/AOkDKC094mQ 이수현과 헨리가 코러스로 박정현의 열창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박정현은 다른 곳에서 이 노래를 불러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받았지만 패밀리 밴드가 만들어낸 협업의 결과이기 때문에 혼자 부를 수 없다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여가수 아델(Adele)의 노래는 다른 가수들이 커버하기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델 특유의 풍부한 감성을 소화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나름의 난이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정현은 비교적 자주 아델의 노래를 커버합니다. 그 가운데 ‘Someone like you’는 박정현 특유의 감성으로 소화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아델이 연인과의 이별의 아픔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킨 노래입니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행복하길 바라지만 잊지는 말라면서 당신 같은 누군가를 만나면 된다고 얘기합니다. 2018년 파두의 나라 포르투갈에서 포르투게스에게 들려주는 박정현의 이별이야기입니다. https://youtu.be/byumNPxw4ag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활동을 거의 중단하고 40Kg 이상 몸무게를 줄였다는 소식만 들려오는 아델의 목소리도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파리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입니다. 피아노 반주와 보컬로만 빌보드 Hot 1위를 차지한 최초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hLQl3WQQoQ0 아델만큼은 아니지만 박정현의 노래도 순식간에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5만 개의 ‘좋아요’ 댓글이 달렸습니다. ◉‘비긴 어게인’에게 호흡이 잘 맞는 이수현과 함께 부르는 Havana(하바나)를 마지막으로 듣습니다. 2018년 쿠바 출신 카밀라 카메요가 불러 하바나 열풍을 불러온 라틴 팝입니다. https://youtu.be/KCYAQ99MCG8 ◉입춘날 저녁 무렵부터 내일 새벽까지 또 한차례 많은 눈이 올 것이라고 합니다. 입춘서설(立春瑞雪)이라 했으니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면 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