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28·레딩)이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클럽에서의 의사 표현 방식에 대해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설기현은 레딩의 연습구장인 호그우드 파크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난달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컵 16강전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당시 후반 22분 경쟁자 글렌 리틀과 교체돼 나오면서 스티브 코펠 감독의 악수 제스처를 무시한 채 그냥 벤치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유럽의 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감독이 시키는 대로만 그냥 ‘예’.‘예’ 하면. 나중에는 은연 중에 더 무시 당하게 된다는 걸 배웠다. 아무 생각도 없는 선수가 돼 버리기 쉽다”면서 “착해 보이는 것도 좋지만 자기 의견과 주장은 확실히 표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기현은 울버햄프턴 시절 같이 있었던 케니 밀러(현 셀틱·스코틀랜드 대표팀)와 글렌 호들 감독의 사이를 얘기해줬다. “케니 밀러는 정말 성격이 불같았다. 자기 주장이 하도 뚜렷해서 호들 감독도 그 친구에게는 쉽사리 지시도 내리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국과는 다른 영국 축구계의 일상을 소개했다.
지금 설기현은 출전 기회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이적료 문제이든. 떨어진 페이스 문제이든 간에 그런 상황에 대해서 변변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계속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있는 점은 선수 개인으로서 분명히 화가 나는 일일 것이다. 설기현은 축구 선수로서의 근본적인 심리를 내비치기도 했다. “축구 선수가 경기에 못 나가는데 기분 좋을 리가 있겠나. 누구나 마찬가지다. 작년 독일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선발진과 따로 떨어져 훈련했을 때 많이 속 상했었다”고 말했다.
리그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한 레딩은 이제 아홉 번의 리그 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인터뷰 때마다 코펠 감독이 강조하는 ‘엷은 선수층’과 ‘값싼 우리 아이들의 헝그리 정신’이 레딩 돌풍의 원동력이라면. 그 ‘엷은 선수층’ 속에 포함돼 있는 몇 안되는 선수들의 심리를 잘 헤아리는 것이 자신들의 돌풍을 내년 시즌까지 이어 가기 위한 과제일 것이다.
첫댓글 설서방 ㅜㅜ 멋잇소
아니, 정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