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본당 신부님이 6개월간 글자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강론을 한다는 불평을 듣고 주교님께서 그 본당을 방문하셨습니다. 자네 6개월간 꼭 같은 강론을 하고 있다는 데 그것이 사실인가하고 물었습니다. 사실입니다. 이 사람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미사 후에 밖에 가시어 강론을 기억하고 있는 신자가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제가 확인한 바로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 강론을 기억할 때까지 같은 강론을 하기로 결심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주교님이 할 말을 잊었다고 합니다.
어느 교구 신문의 독자 투고란에 ‘나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교회에 다녔고 그동안 3천 번 정도 설교를 들었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설교 중에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소. 그러니 시간 낭비만 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소. 그런 면에서 사목자들 역시 설교로 시간만 낭비한 셈이오.’ 란 글이 올라와 여러 사람들에게 뜨거운 논쟁을 가져왔습니다. 여러 주간 계속된 논쟁에 쐐기를 박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해 왔으며 아내는 3천2백번 가량 식탁을 차렸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식단 가운데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소. 그러나 나는 이것만은 알고 있소. 그 모든 음식이 내게 자양분을 주었고 내가 일하는데 힘을 주었다는 것을, 만일 아내가 먹을 것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죽고 없었을 것이오.’ 이글이 실리고 난 다음에는 설교에 관한 논쟁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느낌이 있는 이야기)
오늘 복음에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의 말씀은 같은 씨인데 어디에 뿌려지느냐에 따라 결실을 맺지 못하고 말라 죽는가하면 60배 혹은 백배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열려진 마음 준비된 마음에 하느님 말씀의 씨가 뿌려지면 많은 영적인 결실을 맺게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하느님 말씀의 씨앗이 어떤 것은 싹이 나기도 전에 죽고, 어떤 것은 조금 자라다 시련이 닥치면 죽어 버리는 경우가 많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이 열려진 준비된 마음일 것입니다.
열려진 준비된 마음을 지녔을 때 말씀을 귀담아 듣고 읽으면, 말마디는 기억하지 못해도 그 말씀은 우리 영혼을 자라게 하며, 영적인 활기와 세속의 유혹과 시련을 이겨 낼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강론도 들을 귀를 가진 자만이 잘 알아들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들을 귀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마른 스폰지에 물이 스미듯 잘 듣고 계심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