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퀸’ 이연화는 174㎝의 늘씬한 키에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와 예쁜 얼굴까지 겸비해 시선을 압도한다. 그녀는 지난해 피트니스 선수들의 최고 경연장인 ‘머슬마니아’ 아시아대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공인된 피트니스 스타다.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 빛나게 한 것은 ‘장애를 딛고 올라선 머슬퀸’의 감동 스토리다.
피트니스 모델이기 전에 그녀의 본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브랜드의 광고 콘셉트를 정하고, 그에 따른 무대·소품·스타일링 등을 총괄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그녀는 갑자기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결국 병원에서 ‘양측 중증 이관개방증’으로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장애를 얻은 그녀는 삶의 의욕을 잃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발음이 어눌해져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도 꺼려졌고, 방향감각까지 잃어 소리 방향 예측에도 곤란을 겪었어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내게 이런 시련이 닥쳤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갈 자신이 없었죠. 그때 만난 것이 운동이에요.”
방황의 시간을 딛고 그녀는 자신의 건강을 디자인하기로 마음먹었다. 밤늦게까지 일에만 열중하던 그녀는 장애를 가진 후 자신이 디자인했던 것은 ‘껍데기’였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디자인하는 운동에 매료됐다.
“건강을 잃고 나니 모든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덤벨을 들고, 근육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변해가는 몸을 보며 내가 살아있음을 다시 느끼게 됐어요. 저 스스로 인생의 고비를 넘기고 삶의 의지가 되살아난 계기가 됐죠.”
하지만 운동 과정도 그녀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체계적인 몸만들기를 위해서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하는데 숨이 차면 귀에 이상이 생기는 장애 때문에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냈고, 2017 머슬마니아 아시아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그랑프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세계대회에도 출전해 서구 스타들과 손색없는 단련된 근육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패션모델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국방일보 ‘좌충우돌 병영체험’에서 육군3공수여단 특수임무대 훈련에 뛰어들어 ‘특전 여전사’로 깜짝 변신하기도 했다. 그녀는 14㎏에 달하는 MC1-1B 낙하산을 메고 송풍훈련을 이겨냈다. 또한, 11m 높이 모형탑 점프대에서 강하하고 레펠을 이용한 건물 외벽타기까지 해냈다. 후천적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특전훈련을 해낸 머슬퀸의 투혼이 보도되자,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그녀의 이름이 검색어 1위를 장식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