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설인가요?
지난 목요일에 모처럼 시간을 내서 여마클에 나갔습니다.
다른 가고 싶은 데가 그 유혹을 이겨낸 거죠.
그렇다면 여마클의 유혹이 더 컸던 것일까요?
써니랑(여기도 써니입니다요) 같이 가고 싶었고,
본인도 그러고 싶어 했지만
그는 달리기 할 줄을 몰라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드문 겨울 밤의 어두운 한강변을 혼자서 배회할 수가 없었던 거죠.
달리는 데 뱃속이 부담되지 않도록
오후 6시경에 미리 저녁을 먹어 두었습니다.
6시40분쯤 장승배기에서 12번 마을버스를 타고 대방역에서 내려
대방역을 통과한 다음
61번 여의도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여의나루역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여마클 캠프. 참 편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7시 15분쯤 도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신영 카페지기님을 비롯해서 몇 분이 와 계셨습니다.
초급 팀장님인 천두님은 반바지에 위에도 캐주얼하게 입은 모습이
매우 경쾌해 보였습니다.(참, 고백하건대 처음에 ‘천두’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별명인 줄 알았습니다.)
따뜻한 가래떡이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런데 밖에는 빗방울 같은 게 떨어지는 기미가 보였습니다.
몇 분은 비가 오면 추워서 달릴 수 없다고 걱정을 하였습니다.
최신영님은 감기 걱정을 했고요.
나는 모자가 없어 걱정을 했습니다.
또 방습이 되지 않는 옷이 축축하게 젖으면 어떻게 될까 불안했고요.
모자를 어떻게 구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보고 있는데
마침 박선미님이 자신의 모자를 주었을 때 "친절한 선미씨"를 새삼 느꼈습니다.
달릴 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간단한 달리기와 준비 운동을 하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가운데 동쪽으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출발 전 한광희님의 지시에 따라 허리 뒤에 손 대고 달리기를 했는데
이게 참 좋은 것 같았습니다. 난생 처음 해 보는 것이지만
본격적으로 달릴 때도 그 느낌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은 대회주인지 하는 훈련이었습니다.
10킬로미터를 60분에 뛰는 거였죠.
저는 당연히 초급팀에 끼었습니다.
은희님, 선미님의 뒤에서 함께 나갔습니다.
그때 1킬로미터 기록이 5분 50초 정도였습니다.
제 기록으로 보면 꽤 빠른 기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난하게 따라갈 수 있었는데
반환점 가기 전에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아
조금 천천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반환점에서 앞 그룹(은희, 선미님 등)을
만나기 위해 속도를 냈지만 간격은 그대로였습니다.
반환점 돌아서 달려올 때 이수동님이 저하고 보조를 맞춰 주었습니다.
“밸런스가 무너졌어요. 천천히 달리세요.”
“이렇게 500미터쯤 달리면 몸이 회복이 됩니다.”
“하나, 둘, 하나, 둘” 계속 구령을 부치면서 왼쪽에서 끝까지 보조를 맞추었습니다.
200킬로 울트라 할 때도 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200킬로 울트라는 어떤 것일지, 몇 시간 걸리는 것인지, 달리는 코스가 얼마나 길지,
그렇게 달려도 무릎이나 다른 신체 기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거꾸로 돌아오는 길은 북서풍의 강풍으로 더 추웠고,
속도를 내기 힘들었습니다.
이때 이수동님이 말하면서 제 앞으로 갔습니다.
“바람 불 때는 앞 사람 바로 뒤에 붙어서 가세요.”
나는 이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뒤에 붙어서 한참을 따라 갔지요.
“지금은 이 속도로 가다가 2킬로 남았을 때 속도를 내 봅시다.”
“잘하고 있어요.”
여의도에 가까이 왔을 때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골인 지점에 여마클님들이 보이자 더 빨리 달려 골인했습니다.
골인하면서 시계를 보니 58분 30초였습니다.
내 목표가 60분이었는데 이수동님의 덕분으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두 가지.
이수동님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것이 그 하나이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다른 회원님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려는 의무감 같은 게
다른 하나입니다.
이수동님, 고맙습니다.
여마클 회원님들!
설 잘 쇠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멋진 레이스였지요. 화이트 설날입니다.
눈에 선 합니다...
조금씩 발전한 모습 좋읍니다 정훈만 열심히 나와도 50분 가능합니다 아 그리고 이광호님이 아니고요 이수동님 입니다 2007년 초급 팀장를 하셧던분이지요
수정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헷갈렸습니다. 이광호 운영총무님은 중급반에서 저랑 같이 달렸는데... 홍길동인줄 알았습니다. 같이 달리신분과 카페 글 올리신분과 다른 분 이십니다..ㅎㅎㅎ. 박병석님께서 즐겁게 잘 달리셨다니 감사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성함이 자신이 없어서 사진 폴더에 들어가 사진까지 보았는데... 앞으로 이런 실수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짬밥이 문제죠?
친절한 선미씨, 보조 맞취준 이광호님(이수동) 난 아직도 헷갈려~? 문학과 음악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활동하는님은 이광호님이 맞는데 글구 사진도 확인했다고 그랬는데?? 이마가 넓은게 닮아서 헷갈렸나?$#%$@ 암튼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동호회가 이래서 좋은겁니다~! 혼자뛰면 누가 모자를 건네주고 힘들게 달릴때 누가 동반주를 해주나요~ 우리 여마클은 이래서 정이 넘치는 마라톤 클럽입니다! 내가 아닌 우리(여마클)을 위하여 횐님들 모두가 배려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기축년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얼굴이 뜨거워지네요. 제가 사람 얼굴 볼 줄 몰라서시리.... 이제 이렇게 답글이 올라왔으니 지울 수도 없고... 하나의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께 죄송합니다. 부끄러운 코메디네요.
난 아직도 헷갈려~? 후후ㅎ후후ㅎ후후ㅎ....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박병석님께서 여마클님들을여마클 카페를 생각하시는 아름다운 배려와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10km대회주와 후기수고 많으셨어요.
옆에서 팀장님들이 지적해 주신 대로 하면 달리는동안은 편하게 달릴수있지요..돌아오는 3km지점에서 따라잡을려고 했는데 어느순간에 쏜살같이 달려가던만요...
꾸준히 하시는 모습 아주 좋습니다. 지치지 마시고 즐겁게 달리다 보면 어느새 중치의 반열에 오릅니다.
지난 목욜 대회주로 달린 10키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58분대에 골인~ 힘드셨지만 끝냈을때의 그 기쁨 늘 간직하심서 달리시길... 역쉬 수동팀장님 올만에 얼굴보여주셔서 또하나의 큰일을 해주셨네요. 언제나 저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