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한국의 '3쿠션 베테랑' 허정한(경남·세계랭킹 15위)이 '당구의 신' 야스퍼스를 무너트렸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에 열린 '앙카라 3쿠션 당구월드컵' 16강전에서 허정한이 애버리지 2.631의 맹타를 휘두르며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세계 3위)를 19이닝 만에 50:30으로 완파했다.
허정한은 경기 시작부터 4-8-5 연속타로 기선을 잡은 다음 5이닝에 3점을 더해 20:6으로 크게 앞서갔다. 이어 7이닝 4득점 후 8이닝에 2점을 올려 전반전을 26:7로 크게 리드한 가운데 마쳤다.
애버리지 3점이 넘는 맹타로 야스퍼스의 초반 기세를 꺾은 허정한은 후반전에서도 11이닝에 6점타를 터트리며 32:12로 20점 이상 리드를 시작했다.
14이닝에 또다시 8득점 장타가 나오면서 41:13으로 더 달아난 허정한은 15이닝 공격에서 6점을 보태 47:17로 무려 30점이나 앞서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허정한이 단 3점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스퍼스가 5-5-3 연속타로 추격을 시작해 47:30으로 13점이 좁혀졌지만, 18이닝에서 허정한이 2득점 후 19이닝에서 매치포인트를 득점하면서 승부가 마무리됐다.
지난 2022년에 처음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된 3쿠션 당구월드컵을 우승했던 야스퍼스는 16강에서 허정한에게 발목을 잡혀 8강 진출에 실패했고, 허정한은 지난해 열린 베겔 당구월드컵 이후 5번째 도전 만에 다시 8강을 밟았다.
허정한은 지난 2016년 이집트에서 열린 '엘구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야스퍼스를 꺾고 우승한 바 있다.
2021년 네덜란드 '베겔 당구월드컵'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PBA)에게 져 마지막 준우승을 차지한 뒤 4차례 8강에 올라왔으나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몇 년 동안 대부분의 대회에서 16강과 8강까지 분전했던 허정한은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부터 4회 연속 32강 조별리그전에서 탈락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와 16강 토너먼트를 통과하며 2년 8개월여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리게 됐다.
야스퍼스는 지난해 샤름 엘 셰이크에서 우승한 이후 8강과 16강에서 3회 연속 탈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허정한은 15일 새벽 1시 30분에 벌어지는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를 예약한 베트남의 쩐뀌엣찌엔(세계 2위)과 준결승행을 다툰다.
쩐뀌엣찌엔은 같은 시각 열린 16강전에서 같은 베트남의 쩐딴룩(세계 27위)을 29이닝 만에 50:39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야스퍼스가 허정한에게 져 탈락하면서 쩐뀌엣찌엔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베트남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올해 첫 대회였던 보고타 당구월드컵에서 우승한 쩐뀌엣찌엔은 자국 호찌민에서는 그 대회 우승자 쩐득민(베트남·세계 38위)에게 져 탈락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하며 베트남의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베트남은 올해 열린 두 차례 당구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대회 4강에 바오프엉빈(세계 8위)과 쩐뀌엣찌엔이 도전하며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최근 부진했던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세계 12위)는 같은 시각 16강전에서 '클루망 손자' 피터 클루망(벨기에·세계 24위)을 34이닝 만에 50:32로 제압하고 오랜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 자네티와 대결하는 선수는 16강전에서 하이런 12점과 11점 등 맹타를 휘둘러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세계 9위)를 17이닝 만에 50:25로 제압, 애버리지 2.941을 기록한 마틴 혼(독일·세계 7위)이다.
(사진=SOOP 제공)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5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