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앉아있는데, 일이 너무 하기 싫다..
20대 후반때만 해도..대충 대충 일하는 게..거의 일상화 되었었는데...
이제 삼십줄에 접어드니..인생의 위기감이라는 것이..나같은 인간에게조차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역시 나이가 들면 철이드나보다....
20대 때,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자유 분방하게 살던 나같은 인간도...
한국사회(어쩌면 글로벌하게... 보편되게 현 사회(가정)을 지배하는...) 가장으로써의
부양 책임의 무거운 짐을 피할 수 없는 평범한 운명을 지니고 있기에 그러하겠지...
다시 마음을 다잡고...업무에 집중하려 하던 참이었다....
삐리리리~~~갑자기 핸드폰이 왔다...
바로...P양이다...
“여보세요....웬일이야?...바쁘신 근무시간에 전화를 다 주시구...흐흐....”
“치....그 특유의 빈정거림은 언제나 고칠래?..
음... 자기.....오늘 머해?...금요일인데...퇴근하구 같이 영화나 보러 갈까?...“
항상 P양과 영화를 볼때면...영화표 예매는 그녀의 몫이었다...
세상 어느 천지에.....커플이 영화보러 가는데...여자가 항상 예매하는..이런
비상식적인 경우가 어디있냐고 투덜거리는 그녀였지만..어쨋든 그녀가 항상 해왔다..
둘이 만나서 데이트를 즐길때면...영화표는 그녀..술값은 내가....머 이런식이었다....
돌이켜 보건데...P양은 (냉정하게 보았을 때..) ‘내 스타일’은 절대 아니었다...
난, 단아하고, 청순(?)한 타입을 선호하는데 반해...(말하고 나니 민망하군..흐흐..)
그녀는 흔히들 예기하는 ‘보이시’한 스타일만을 고수하는 여자인지라...
항상 청바지에... 티셔츠(혹은 남방)..그리고 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다녔고...
항상 화장기 없는 맨얼굴로만 다녔다....
(자신은 화장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공도.. 거의 남성들의 전유물(?)인 건축학이라서...직장도 전공을 살려서
항상 먼지 풀풀 날리는 건축 공사 현장에서...노가다 아저씨들과 공사에 대해서...
옥신각신 입씨름이나 하는 ‘당찬 여자’였다....
테크노마트에 도착해서..엘리베이터를 타고 CGV 매표소로 가는 나..
나는 솔직히..별로 긴장도..설레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남자가...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라고 한다면..나의 지나친 ‘주관적 억측’일까?...
그녀와 연애 초반기만 해도..나는 거의 그녀에게 미쳐(?) 있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나의 애정은 식어만 갔다...
(연에 초반기에 형성되는 CRAZY MODE는 영원불멸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태 변화에 대해...어떤 여자들은 실망감과 혹은..‘남자의 변심’으로 속단해
버리고..또 그러한 것들이 ‘이별의 근본 요소’로써 작용하는 모습을 난...주위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여하튼..냉정하고 따져 보았을 때...
연애는 ‘열애’의 지속됨이 영원할 수 없으므로...
일정부분 시간이 지나면..
연애는...‘열애’가 아닌 다른 형태로..반드시 ‘변화 발전’되어야 한다...
- 예를 들어..상대에 대한 이해...배려...존중...포용..이런 것들이다...)
그녀가 매표소에서 티켓팅을 하고 있다...
“일찍 나왔네?..”
“응...자기.... 우리 영화 보구 머 먹으러 갈까?...”
밑에 층 식당가에 가서...모밀국수나 먹을까?...“
“글세...그냥...빌딩 앞에 포장마차 촌에 가서 소주나 한잔 하자..금요일인데 한잔 하지머...”
지금 스크린에는 ‘웰컴투 동막골‘이 상영되고 있다..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라고 하는데...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작품인거 같다...
강 혜정의 연기도 훌륭하고....임 하룡 아저씨의 감초 연기도 참 좋다...
우리는 포장마차에 왔다...
꼼장어, 순대..오뎅 국물과 함께 즐기는 소주 맛은 꽤나 좋다...
난 그녀와 소주를 마실 때가 참 좋다....
아니..엄밀히 말해서...소주를 마시면서...
상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이미지 관리 차원의...가식적(?) 언행이 아닌...
나의 깊숙한 부분...심지어 나의 (서로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며....그것에 대해
솔직하게 예기하는 ‘인간적인 자리’가 좋았던 것이다...
우리의 데이트 방식은 거의 90%는 소주와 함께 했다...
남들은 레스토랑이니...분위기 좋은 까페니..이런 곳들을 잘만 찾아다닌다마는...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세상에서 커피 값이 제일 아깝다...그래서 차라리 그 돈으로 바에서 병맥주를
마시는 편이 훨신 낫다..“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기에..우리의 데이트 방식은 이미
무언의 ‘그 합의점’에 도달해 있었다....
서너병쯤 마셨을까?...
취기가 막 올라온다..
그녀를 버스 태워 보내고....나는 강변역으로 왔다...
7호선을 타고 청담역 즈음 왔을 때였을까?...
그녀로부터 기나긴 문자가 왔다...
“야..최 준영...너 진짜 답답하다...원래 여친이 버스를 탈 때..남자가 배웅하는 방식은..
여친이 좌석에 앉는 걸 확인하구..그리고 서로 눈을 마주치다가....버스가 승객들 태우고
출발하게 되면..그때 마지막으로 손 흔들고 작별인사하구...남자는 귀가하는 거야...
내가 일일이 이런 것 까지 다 가르쳐 줘야 하니?...이 바보야~~~~“
순간 나는 피식 웃었다...
사실..그녀는 그동안... 나에게 (말 같은것도) 함부로(?) 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나보다 네 살 아래였으므로...나름대로 언행에 있어서도 다소 정중한(?) 입장을
취해왔었는데...이러한 도전적인 문자가..오히려...차라리 ‘귀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난 사실..그녀가 지적한... ‘그 배웅방식’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나는 왜 그렇게 무례(?)하게 배웅을 했을까?..
아마도....이미 ‘그 배웅방식’ 조차.... ‘필요이상의 것’으로 느껴질 만큼 내 사랑이 식었거나...
혹은...그러한 격식조차도 우리에겐 중요하지 않을 만큼..이미 우린 가깝고도 친밀한
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겠지....
(물론 가까울수록 더욱 잘 챙겨야한다....라고 한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오늘은 무난하게 술자리를 끝냈지만...돌이켜보면..내가 술이 이빠이 취해서...
오바이트를 막 쏟아낼 때면...그녀가 내 등을... 두들겨 주었던 일도 참 많았다...
그 이듬해 그녀와 이별할 때도...
사실 이러한 일(추억)들을 곱씹어보면...(그런 일들로 정이 많이 들었었는지..)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별이... 왜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가?....
남녀간의 그 끌리는 짜릿한 ‘로맨스’를 잃으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상실감’ 때문에?
아님...내가.. 상대에게 영원히 선택되지 못함으로 인한 좌절감 때문에?....
천만에.....
이미... 들어버린 정을 떼어내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늦은 밤...집에 와서 습관적으로 싸이에 접속했다..
하지만...너무나 놀랍게도...‘나의 그녀’에게서 쪽지가 배달되어 있었다...
“설마...?....같은 이름의 다른 사람이겠지...”
사실..그녀는 아주 흔하디 흔한 성씨에...이름도..아주 흔한 이름이라서...
같은 이름의 동아리 후배도 3명이나 더 있다....
약간의 의아함도 있었지만...별 긴장감 없이 쪽지를 열었다...
순간...이럴 수가............
“준영아...나야...오랜만이네...이렇게 만나는것도 거의 10년만이네..그치?
잘 지내?..나는 그동안 준비하던 걸 포기하구...이젠 눈높이를 낮춰서...본격적으로
다른 것을 해볼려구해....아 참.....H양를 통해서..너한테 이렇게 연락하게 되었단다...
(H양이라는 여자는...내 친한 초딩 동창인데....그녀와 H양은 중학교 동창이라서..
비교적 서로 친한 사이이다....)
나도 나이를 먹어서..많은 인생이 경험이 있어서 그랬던 것일까?...
의외로 나는... 무덤덤하게..침착하게...대처(?)를 했다....
“그래..잊지않고 연락해 줘서 고맙다....세상이 참 좁은거 같네.....”
그리고...며칠 후에 그녀가.... 싸이 일촌을 걸어왔다....
그리고...그녀의 짧은 한마디....
“준영아...너의 기억 속에 있는...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깰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나하고 만나자...“
* 2005년 10월
오늘은 한국시리즈 2차전이 있는 날이다..
나의 영원한 ‘삼성 라이온즈’는 2001년에 아픔을 가져다 준..무서운 두산과의
힘겨운 승부를 하고 있다..
다행히 어제 1차전은 승리했으나..2차전은 낙관할 순 없다...두산이 만만한 팀도 아니고...
그녀가 오늘 영주에서 서울로 시험 접수하러 올라왔다가 나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난 한국시리즈에 대한 집착이 있었지만..그녀와의 10년만의 재회에 대한 설레임 때문에
과감히 야구 중계 시청을 포기했다...
사실..그녀를 만나는데...상당히 양심의 자책감(?)도 있긴 했다..
바로 내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하지만...사실...10월 경에는...나와 여친과의 관계가... 이미 파경을 맞을 ‘직전 상황’까지
치닫아 있었고...또...그 사실을 무시한다 치더라도...예전의 ‘지인(?)’을 만나는 게....
흔히들 예기하는...‘외도/혹은 바람 피기’의 범주로 묶어 넣기엔..다소 무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테크노 마트 1층에서 보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2-3분쯤 지나갔을까?...
내 기억속의 그녀는..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았다...
“어떻게 된거지..”..
순간 나는 그냥 그녀가 가버리지는 않았을까...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핸펀을 걸었다...
두 세번 정도 신호음이 울리고 난 후일까?....
“여보세요?...”
“응..나 준영이....너 어디니?”
“너 뒤쪽에 있어...난 너 봤는데..넌 왜 날 못알아 보니?”
순간 뒤돌아보니..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그녀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면 갈수록...가슴이 더 떨려왔다...
“......오맨만이네.....”
“준영이...너는 별로 변한게 없구나...나는 많이 변했지?”
“응...많이 변한거 같네...참 세월 빠르다야....
너.. 점심 안 먹었지?...위에 식당가에 가서 뭐 좀 먹자....“
사실...난 10년 동안 가끔...그녀를 생각할 때면...
마치...‘마를린 먼로’나 ‘이 은주’씨가..지금은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영화속에는... 항상... 그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best하게..살아 있듯이...
그녀 역시도...그들처럼..‘내 기억이라는 영화 필름’속에 best하게 살아 있었으나....
그날... 현 세상에서... 실제 상황으로 그녀의 현 모습을 바라보게 되니...
지나친 나의 기대 때문이었을까?...
(그녀에게 미안한 예기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두 명색이 10년만의 재회인데...한식집이나...국수집을 갈수는 없었다...
거기에서 젤 분위기 좋은 양식(?)집을 갔다...
(가게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데...주로..오무라이스나 가벼운 스테이크...그리고 맥주도 파는
곳이다..가게도 엄청 크다..그 식당가를 가 보신 분들은 어디를 예기하는지 알 것이다..)
“회사 생활은 어때?...재밌어?.....”
“그냥..머...그럭저럭...술이나 맨날 퍼먹지머.....”
“나..오늘 7급 공무원 xx 부문 시험 접수하러 왔어....
꼭 붙어야 하는데...잘 될거 같애.....“
사실..그녀는 20대 초반에 고시 공부를 시작해서 거의 10년 가까이 행시에 목숨 걸고
공부만 했던 여자였다...
하지만...실력이 모라서인지...운빨이 없었는지...시험에 pass하지 못했다...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니..그녀도 이젠....현실을 직시했는지...목표를 하향조정해서..
이렇게 시험을 접수 시킨거다...(결국..그녀는...자신이 지원한 xx부문에서...수석 합격했다..)
우리...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요즘 여자들은 모두 죽어라고(?) 자신의 미를 가꾸고...발전시키는데 노력하는데..
10년 가까이 고시방에 처박혀서...공부만 하던.. 여자의 최종 몰골은 어떠하겠는가?..
(또 미안한 예기지만...) 그 몰골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대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우리의 대화는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날 각자 자신의 과거..현 생활, 인생, 미래, 가치관 등등...많은 부분에 걸쳐
활발한 대화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그날....그녀에 대한..‘여자로서의 끌림’이 상실되었던 요인은..비단 그녀의
외모뿐만이 아니었다....
(어차피..남자 나이 서른 넘어가면..여자를 외모로만 평가하지는 않는다...)
대화가 진행되면...진행될수록..그녀의 자아(personality 혹은 character)가
점차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마디로 자아가 아주 강한 여자였다...(이른바 ‘드센 여자’였다..)
물론 예전에도 이러한 특성은 익히 알고 있긴 했지만...심도 깊은 대화를 진행하다보니..
더욱 그녀가 그러하다...라는 것을 나 스스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나 자신은 자아가 강한 편이다...
경험상 비추어 보았을 때...(내 사적인 의견으로..)...자아가 강한 두 사람이 만나면..
아주 빈번하게 갈등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나는 결론적으로..‘자아가 강한 여자’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너무나...변해버린 그녀의 외형적 모습..
그리고 나와는 맞지 않은..(까놓고 예기해서..내가 선호하지 않는) 그녀의 성향...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그녀는....‘옛 과거의’... 나의 아름다운 영원한 베아트리체는...될 수 있었으나...
내 나이 벌써 서른이 넘어서....그래서 이젠.... 잘 변하기도 어려운...
‘고착화’된 나의 가치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그녀는 더 이상 ‘나의 그녀’ 될 수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내 음반을 꺼냈다...
나의 재산목록 1호는 바로 내 음반이다...바로 세상에서 내가 제일 아끼는 물건이다...
나는 그녀에게..‘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그래서 이것을 준다..’..라는 의미로 음반을 가지고 온 것이다...
(절대..자랑하거나...과시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이거...작년에...발매한 내 앨범인데...너한테 줄게...”
“와~~~놀라운데,...너가 이런 것도 하다니...내가 다 감격스럽네....”
“저기 있잖아...”
“응.....”
“이 앨범에..‘사랑’이라고 하는 곡 보이지?...”
“응...그런데.... 왜?....”
“사실..이 곡은.... 너를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야....
이 곡의 주인공은................바로 너야.............“
* 2006년 여름.
목요일 밤이다...
오늘은 사당동 성당에 예비자 교육 받으러 가야한다..
나는 원래 일요일 오전반인데...토욜에 술을 먹으니...일요일 아침에 출석하기 너무 어렵다..
그래서..오늘처럼 목요일 저녘 반에 ‘보강’하러 가는 날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가톨릭 신자가 될 것을 생각하니..참 재밌다...
사실..나는 예전까지만 해도...교회나 성당 다니는 애들...참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올 초에 여자친구가 헤어지고 나서..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그러니...맨날
술이나 퍼먹고...소모적인 삶을 살게되고...인생의 의미도 못찾겠고...무엇인가에
나를 의탁하고 픈 충동이 일었다...그러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사당동 성당까지
기어 들어오게 된 것이다...
교육 마치고 성당 마당을 나오는데...사당동 성당 청년들이 보인다...
(확신컨대, 이날이 목요일 저녘이었으니...그들은 아마뚜스 인들이 분명할 것이다..)
하나같이...착해 보이고...행복해 보인다...그리고..몇몇 예쁜 여자 애들도 보인다...
“11월에..세례 받으면...나도 청년회 가입해서...제네들 하고 놀아야지.....”
집에 들어왔는데...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작년 10월에 재회이후로....간간히 그녀가 전화를 해왔다...
이미 그녀는 나의 이상형이 아니긴 했지만...그래도... 그녀의 적극성(?)이 싫지는 않았다..
아니..오히려 반가웠고...내심 다음 전화를 은근히 기대도 했다...
대전 청사에 근무를 하는지라..우리는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녀가 만약..서울에서 근무를 했다면.....
아마도...판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 준영이...머해?...집이야?..”
“엉....그냥 있지머...너도 집이냐?...머해?...”
"퇴근하구..그냥 있어...특별히 할 일도 없구....“
그리고 우리는 인생, 사랑..가치관..철학..이런 다소 진지한 주제들에 대해..
꽤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준영아...너...말이야...
음...예전보다 정말 많이 성숙한 거 같애...머랄까?....참 잘 성장했어,,,,
너..참...잘 컸구나.............................“
갑자기 묘한 생각이 들었다...
‘참..멋있다..’도 아니고...‘참 매력있다..’도 아니고....‘참 잘 컷다구...?...’
마치 부모나 선배가... 아랫사람에게나 하는 이 독특한 어법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순간 이런 생각이 불현듯 나를 지나쳐갔다...
“아......나는 그녀에게....아직까지도 ‘남자’로써의 존재는 없단 말인가?.............”
그녀가 간간히 나에게 전화를 해 올때면...우리는 꽤나 긴 시간 전화통을 붙잡고..
대화를 나누었다...
밤에...한시간...(심지어 어떨때는..두시간씩이나...) 그녀와 전화 통화를 할때면....
마치..우리가 연애 초반기의 달콤한 로맨스를 즐기고 있는.... 커플들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태어나서..어떤 사람과 이렇게 길게... 전화 통화를 해본 적이 없다...
워낙..어릴때부터...교육받아온게....이른바 ‘용건만 간단히...“라서...흐흐~~)....
시간이 차츰...지나면서....우리의 통화 빈도는 줄어 갔다...
나는 그녀에게...적극적으로...다가가지도 않았으며........
그녀도 나에게 더 이상.. 자주 전화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신경쓸것도 많은 이 골치아픈 일상에서...
첫사랑의 그 가슴뛰던 로맨스를...이젠 서로의 가슴속에...추억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써...
저장화 시키는 작업을 수행해 나갔다...
* 2007년 8월
날씨 무지 덥다...
곧 연주회라는 걸 한다는데...곡들이 진짜 빡세다....
역시 대단한 아마뚜스 성가대임에 틀림이 없다..
연합회 싸이 클럽에서....캠프때 사진을 보고... 혼자 히죽거리고 있다...
성당 애들이 나보구...‘야동 준영’이랜다....썩 달가운 표현은 아니지만...
그래도...나름대로 웃기려고 붙여준 애칭(?)이니...기분 나쁘진 않다...
띠리리링~~~
그녀에게서 갑자기 온 전화............
올 초부터 연락이 끊겼으니...거의 8개월 만이다...
(“예가 웬일이지?...무슨 일이라도 있나?.....”)
“준영아..나야.....저기..할말이 있는데...
나.........다음 달에 결혼해............................“
순간 숨이 콱 막히는거 같다....
물론..최근에..내가 열열히 사랑했던 여자는 분명 아니었기에....
충격은 없으리라 나름대로 예상했건만....
하지만..왜 내가 이렇게 허탈감...섭섭함...심지어 좌절감조차...드는걸까?..
옛사랑의 추억이 아직도 진하게 남아있어서?....아님 막말로...‘남주기는 아까워서...?'
“나...이번주 토요일에...서울 올라가...신랑이 자기 친구들하고...저녘식사 자리를...
만들었거든....식사 전에..낮에 셋이 만났으면 .좋겠어...같이 차라두 한잔 하면 좋을거 같아..“
“어...어...그래?..머...잘됐네....함 만나지머....”
나는 어느 까페를 향해 걷고 있다.,..
어떤 사람일까?...얼마나 잘난 사람일까?...능력있는 사람이겠지? 잘 생겼을까?...
성격은?...‘당찬 그녀’를 컨트롤할 만한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일까?....
까페 문을 열고 들어서니..저 멀리서..남편의 뒷모습....
그리고..그녀가 나를 향해...손짓을 하고 있다...
“오빠....인사해...여기는 내 고향 친구...준영이...
준영아..여기는...내 신랑 될 사람..aa오빠...."
‘고향 친구’라는 표현은 당연한 거겠지만...순간..한편으로.....왜 이리도 섭섭한 걸까?...
"안녕하세요?..저...최 준영이라고 합니다....“
“아..네..반갑습니다...xx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다구..?..말씀이라...무슨 말씀?...도대체 당신은 나에 대해서 무슨
예기를 들은 거지....?“)
그와 나..그리고 그녀...이 어색한 만남...그리고 이제 곧 인생을 같이 걸어갈...
그 두명의 주인공 주위에 서있는 ‘조연 최 준영’....이런걸 생각하니..나는 웬지
이 자리가 자꾸만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와 내가 주로 대화를 주도해 나갔다...아니 엄밀히 예기해서..그와 나만이
거의 대화를 했다...
어차피..서로 모르는 남성 둘이서 대화를 하자니..그 내용은 뻔하다..
각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 이야기...그리고 그 직장의 미래에 대한 비젼...
(보이지 않게) 은근히 행하는 ‘자기과시’....
그리고..‘형식적인 상대방 띄워주기..’..머 이런 것들이다........
나는 지금 그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보고 있다...
참..푸근하게 생겼다...아니...못생겼다....똥배로 꽤 튀어나왔고...머리도 꽤 많이 벗겨졌다..
얼굴이 진짜 노무현 같이 생겼다...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도 꽤나 심해서...진짜 컨츄리 맨이다.
하지만...성격은 진짜 좋아 보인다...인자해 보인다...배려심도 많은 거 같고..삶의 지혜도
많이 보인다...유머 감각도 꽤 있다....대화를 비교적 유쾌하게 이끌어 갈 줄 아는
사람 같다..
한동안 침묵하던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준영아...내 결혼식에.... 너가 축가 좀.......... 불러 줄 수 있니?....”
*2007년 9월 중순(* last scene)
일요일 아침..6시쯤 일어났다...
나는 후다닥 나갈 채비를 하고있다...
샤워하고..잘 다려진 양복을 차려입고..머리에 스프레이도 뿌리고..나름대로 한껏 멋을
내고있다...
오늘은 그녀의 결혼식 날이다....
결혼식장이...지방이라서...차가지고 내려가도..족히 4시간은 걸린다...
사실...중간에...축가를 취소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때 내가 좋아했던 여자였는데....그녀의...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에 내가 축가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너무 드라마틱하다...
(막말로...내가... ‘슬픈 러브스토리 영화’의 비운의 남자 주인공도 아니구........)
더욱이, 오늘은 열린 미사하는 날이라서...내가 기타를 쳐야하기 때문에...절대로
미사곡 연습시간에 빠질 수도... 지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이미 약속 한 것을 취소 할 수 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4시부터 연습인데....도저히 참석이 어려울 것 같아서...
5시 반 리허설부터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단장(혜연이)한테는...지방에 급한 볼일이 있어서 좀 늦을 것이라고 대충 둘러댔다...
혹시나 늦을까 싶어서...고속도로에서 엄청 밟았다...
12시 결혼식이었는데...도착하니 11시 정도 되었다...
30분정도 차안에서...축가 연습을 했다...아직 오전 시간인지라..목이 잠겨있는
상태여서..소리가 잘 안 나온다...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를 연습하고 있다...
나름 축가로는 잘 어울린다...미성을 잘 살려야 맛이 나는 곡인데...
자꾸 거친 소리가 나와서 걱정이다..
하지만..자신 있다...이미 나는 이곡으로 그동안 검증을 받아왔다....
(나는..이제껏... 여러 지인들의 결혼식... 축가 경험이 대략 20회 정도 된다...
여러 곡들을 불러봤지만 .‘너를 사랑해’만큼 깊은 호응을 얻어낸 곡도 없었다....
그래서 어쨌든 자신이 있다.....음....내입으로 이런 말하기 민망하지만..
그녀의 결혼식...얼마 전에... 친구 결혼식에 이 곡을 부르고 있었는데...
객석(?)에 있는 어느 여자분이.....노래를 듣다가 갑자기....노래 초반부 즈음에....
큰 소리로 “꺄악~~~” 하고 비명(?)을 질러서....결혼식장 분위기가 다소 뻘쭘해졌던
경험도 있었다.......)
11시 반쯤...나는 거울을 한번 더 보고..옷 매무세를 다시 한번 고쳐잡은 뒤..
기타를 챙겨서 식장으로 들어갔다....
이미 많은 하객들로 북적인다...
그녀의 부모님 모습도 보인다...
“만약....1994년 초에..그녀의 집앞에서 은밀한(?) 시간을 보낸 후, 그녀의 제안대로
그녀의 집에 들어가서 저 분들게 인사를 드렸었다면..지금 이 순간에 저분들이 나를 보고..
나를 기억해 낼 수 있을까..?“
신랑의 바쁘게..부산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나는 그에게 짧막한 인사를 했다....그리고 신부 대기실로 갔다...
한두평 쯤 되는 작은방에는...새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이
내 두눈에 들어왔다... 이미 그녀의 친구들로.. 그 작은방은 북적이고 있으며...싸이에
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는지...저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었다...
나는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그녀에게.... ‘내 마지막 선물’이 될...축가의 질적 향상을 기하기
위해서는..나는 음향 상태를 체크해야만 했다...
다시 한번 기타줄을 튜닝하고...
예식장 스테프와 만나서 마이크, 기타 음향..그리고 전체적인 소리의 벨런스들을 진짜
집중해서...잡아가고 있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이제 식이 곧 거행된다...
“신랑...입장....”
듬직한 그의 모습이 보인다...걷는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그래...나같은 인간보다는...당신이 그녀를 훨씬 행복하게 해줄 것이요..
그러니...(동기야 어찌되었든..)...그녀와 끝난 것은 ...정말 잘된 일이요...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절대...내가 사랑의 패배자(?) 혹은...나 자신이 휴머니스트라는 관점에
입각해서 들었던 생각은 절대 아니었다...단지 ‘순간의 솔직한 느낌’이었다..
“신부 입장.....”
그 흔한 결혼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여러 결혼식에 다닐 때만해도... 이곡은 왜 이리도 지겨운가..라고 생각했는데..이날만큼은
그 곡의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답게 들려졌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그녀가 단아한 발걸음을 하나 둘씩 내딛고 있다..
나는 그녀의 행보 방향에서 약 2시 방향에 앉아있다...
그러니....그녀가 입장하는 그 광경이.....(지금의 저 신랑이 아닌..)
마치 나를 향해 그녀가... ‘나의 신부’로써...나에게 자기 자신을...건네주려 오는 것만 같다.
여러분들..이런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
신부 웨딩드레스는.....많고 많은 색 중에서.....왜 하필이면... 오직 흰색일까?..
흔히들...흰색은 순결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백색의 웨딩 드레스는.....아직도 남성들이... (은연중에.. 자신도 모르게)...
상대 여성에게 기대하는...(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에서 기인한) 그 순결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여성은... 그러한 남성들의... ‘유치찬란한 기대 심리’에...친절하게도 부응하고자
저항없이 백색을 받아들이고 있거나...
혹은...설사...과거가 복잡(?)해도..지금 걸치고 있는...
이 순결의 웨딩드레스로....(마치 세례식 때.....얼굴에 뿌려지는 성수로써..지난 죄악이
다 씻겨 내려가듯이..).... 여성의 과거 애정 행각(?)이... 다 소멸되어 진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주례사가 시작되었다...
복잡했던 나의 감정도..다소 수그러지는 느낌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결혼식장...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저 신랑/신부...
그녀와 나와의... ‘과거(?)’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오직.. 그녀와 나만이 아는 사실이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니....괜시리 묘한 스릴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의 사악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서...축가가 있겠습니다....
축가는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입니다...“
(“그래....너에게 주는... 내 인생 최고의 마지막 선물이야....
최선을 다할게......부디 행복해라.....“)
여러 번 불렀던 곡이라..음정 박자에 별다르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감정을 살리는데 주력 했다...
이 노래는..엄밀히 말하면..신랑이 신부에게 직접 불러주어야..그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다....제 3자가 ‘너를 사랑해...’라는 가사를 반복하면..
충분히 어색한 분위기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노래가 진행되고 있다...
이윽고 후렴구가 나오면서 가사의 메시지가 그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언제나 너와 함께..새하얀 꿈을 꾸면서..하늘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 까지..워워워~~~
너를 사랑해.................너를 사랑해............‘
나는 특히나..‘너를 사랑해’라는 가사가 나올때면....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불렀다...
다른 남자와의 일생을 약속하는 한 신부에게...눈을 뜨고 부르면...자칫 내 감정이
노래 가사를 타고.. 그녀에게 전해 질수 도 있는 ‘부적절한 오바’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랬을 시에..그 신랑에게 나는 아주 ‘크나큰 죄악’을 저지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축가가 끝났다...
너무 열심히 불렀던 탓이었는지...등줄기에 땀이 흥건하다...
하객들의.... 크나큰 환호성이...터져 나왔다...
나는 감았던 눈을 그제 서야 떳다...
신랑 옆에 다소곳이 서있는 그녀가...나를 보고 있다..
어느덧 그녀의 안면에는...부드럽고 온화한 미소가...베어져 나왔다...
그녀가 아주 작은 소리로..나를 향해 머라고 중얼거렸다....
입모양을 보니....“고마워...........” 였다...
나는 서둘러 식장을 빠져나왔다...
엄청난...공허함과 허탈감이...순간 나에게 찾아왔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식장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시간은 이미 12시 반 이 되어 있었다...
성당에 도착하니..5시쯤 되어 있었다....
리허설을 시작하는데...솔직히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날 미사시간에... 나는 거의 멍하게...앉아있었다...
열린 미사 후의 아마뚜스 뒤풀이는 여느 때보다..더 활기차다..
단원들도... 술을 그날은...좀 먹는 분위기라서..나도 술을 막 퍼마셨다...
얼큰하게 취해서...단원들과 작별을 하고...나 혼자 귀가하기 시작했다..
(나는...뒤풀이 후....나 혼자 집에 가는 그 길이 정말 싫다..
너무 외롭고 쓸쓸한 길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이수역 쪽에 사는 사람은 아마도..거의 나 혼자인거 같다..
그래서 뒤풀이 후에는...보통 삼삼오오.....같은 방향 사람들끼리..같이 귀가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수역 사거리 쯤..지나칠 때였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결국엔..... 나 혼자구나................”
* 글을 마치며..................
요즘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사실..대학 때도 연애는 안했었다...나름..프라이드와 오만감/우월감에
사로 잡혀있었던 시기여서...
연애는 할 일없는 한가한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곤 했었다...
연애다운 연애는... 취업하고 나서 몇 차례 있었는데....한 여자와 헤어지면..거의 공백기없이
바로 다른 상대와 로맨스를 시작하고...머 이런 식이었으니...항상 여친이 있는 상태의
연속이었는데...근래에 들어서는... 2년이 훨씬 넘게 공백기를 가지고 있으니..
연애하고 픈 마음이 더 생기는 거 같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의 마지막 상대’를 만나려 한다...
그러니...사랑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예전보다 더욱 조심스럽고..또 신중해지게 된다..
언젠가...나의 혼배 미사 때....기회가 된다면..그녀를 하객으로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나의 신부’와..제대 앞에서...평생토록... 이 한 여자만을 사랑하겠노라고....
다름 아닌..하느님께 맹세하는..이 ‘거룩한 의식’을 꼭 보여주고 싶다...
‘과거 감정의 잔재’나....혹은 유치한 '객기/허세' 부리기..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그냥...정말.... ‘그냥’....그 의식을 한번 보여주고 싶다....
남녀간의 사랑이란 것.....솔직히...정의하기 무척 어렵다...
나이 서른 넷을 먹고도..(나름대로 가치관화 시켜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도... 너무나 많은 고민과 문제를 던져주는 가치다...
내가..그녀에게서....받은 것은 무엇이고....또....잃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지금의 나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또...나를 얼마나 변화발전 시켰을까?........
음.....그런거 같다.....
사랑이라는 것.....
물론..잘 성사되어서...연애의 깊은 기쁨을 맛보고....또한 결혼을 해서...
그 최고의 결실을 이루는 것..물론 당연시되는.... 최고의 긍정적 요소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기한...(그리고 여러분들도... .과거에 경험이 있으실..) 실패한 사랑이
비록 결실을 맺지 못했을지언정....그래도 정말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그것은...
이미 그 자체로써...(당연히) 아름답고 소중할 수밖에 없는 감정을...
내가 비로소..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그 상대’를 통해...느낄 수 있는 축복을...
부여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가슴 졸이고...설레고...가슴 아파하며...그리고 울어본다는 것....
이런 것들을 느끼지 못하고.....살아가는 사람들은..(어쩌면....)
정말 불쌍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면....특히나...이별을 하고 나면.....
인간은 분명....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자기 자신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된다..
이는 결국 한 개인이 발전하고...성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필수 영양소’가 아닐까?....
먼 훗날 언젠가..그녀와 마주치게 된다면..이렇게 한번... 한마디 던지고 싶다....
“최 준영..이라고 하는 사람은............과연....
네 인생에서 어떠한 존재였니?.....................“
- 그 동안 긴 글 읽어주신... 아마뚜스 성가대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첫댓글 준영아 넌 준비가 많이 되었구나 ^^
글 너무 좋아요... 재미도 있지만 정말 많은 공감과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가을특집 기다려도 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