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 한국이 16강에 오른다.”
9일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미국대표팀의 미드필더 랜던 도노번(19)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장담해 화제다.
비행기를 놓쳐 동료 선수들보다 하루 늦은 11일 출국한 도노번은 인천국제공항으로 배웅나온 대한축구협회 국제부 신만길씨에게 의미심장한 한마디를남겼다.도노번은 그동안 미국팀을 전담하며 친형처럼 따뜻하게 자신을 보살펴준 신만길씨가 “D조의 4개팀 가운데 어느 팀이 16강에 진출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지자 거침없이 포르투갈과 한국을 꼽았다.
미국은 같은 조에 속한 팀 가운데 폴란드를 껄끄러운 상대로 지목했고 한국은 당연한 16강행의 제물로 생각하고 있었다.그런 미국팀의 주축 선수가미국이 아닌 한국을 16강 후보로 지목한 것은 뜻밖이다.도노번의 대답으로미루어 볼 때 한국전을 계기로 미국 선수들 사이에 ‘한국은 두려운 상대’라는 생각이 퍼져 있음이 분명하다.
또 미국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한국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알고 있었던것으로 드러났다.도노번은 “이미 우리는 황선홍,안정환,설기현 등 한국의공격수들에 대해 알 만큼 알고 있었다.개인적으로는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어 심재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훈련기간에 느닷없이 판문점 관광을 하는 등 한국과의 평가전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국전에 대비해 철저히준비했다는 증거다.미국전의 승리는 결코 ‘2진을 상대로 한 예정된 승리’가 아니었다.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결과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태연한 척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커다란 타격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도노번은 노쇠화한 미국팀이 세대교체를 위해 선택한 신예 선수.내한한 미국대표팀에서는 어니 스튜어트와 함께 해외파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활약하고 있다.한국전에서는 4-4-2 시스템의 핵심인 플레이메이커 임무를 맡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도노번은 당초 나이키 광고사진 촬영을 위해 10일 오후 2시30분 루프트한자 항공편으로 로마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공항에 늦게 도착해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11일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