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욕과 지족. 소유와 무소유. 소유와 존재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
우리 보고 나팔꽃 인사합니다
우리도 인사하며 동네 한 바퀴
바둑이도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꼬꼬댁 꼬꼬 먼동이 튼다
복남이네 집에서 아침을 먹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꽁당 보리밥
꿀보다도 더 맛있는 꽁당 보리밥
보리밥 먹는 사람 신체 건강해
교대 저녁 법회 마치고
보리밥과 칼국수를 주 메뉴로 하는
중동의 초가집 식당으로 갔습니다.
그중에 보리밥을 주문한 법우들 가운데는
처음 먹는 보리밥이라며 좋아하고
부모님 오시면 같이 오겠다 말합니다.
그 말 속에는 자연식
또는 웰빙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직접 담그고 만든 고추장과
시레기 된장국의 맛도 좋고
것저리와 콩나물 파김치 무생채 등이
우리 법우들 입맛을 사로잡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우리 나라 사람들 사이에는
칼국수나 보리밥은 서민음식이라는 생각 속에
자연에 가깝게 느껴지는 무엇이 있나 봅니다.
맛나게 먹는 것을 보니 나도 저절로
마음이 즐겁고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급히 비벼서 먹다가
참기름 가져다 놓은 것을 늦게 알고
한방울 쳐서 나머지 밥을 먹더니
지금까지 먹은 밥보다 세배는 맛있다
너스레를 떨기도 하는 수다쟁이들입니다.
ㅎㅎ
내 모교의 불교학생회를 재건하기 위해
동문들이 이리저리 연락을 취하고
만나자는 계획을 하고 있는 반면
그래도 공주교대는 못난 지도법사와 같이
수십년을 같이 해 오고 있으니
나는 법우들 덕분에 사는 맛이 나고
법우들은 법회 덕분에 맛난 음식과
금옥같은 부처님 말씀을 배웁니다.
오늘은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소치는 다니야 부분을 살펴 같이 읽으며
소유냐 존재냐 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무언가를 소유하면
우선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그 소유에 소유당하고 있음을 잊게 된다.
그러면 주체적인 존재 자체가 빛을 잃고
소유물에 마음을 뺏긴 속 빈 강정과 같으니
우리는 조금 덜 갖고 덜 누리더라도
물질에 사로잡힌 노예가 되지 말자.
물질이 적다는 것은
사는데 있어 다만 불편할 뿐이지
절대로 불행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감사하는 생활을 하자
하였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가진대로
행복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착시현상이다.
가진 자의 고통과 보이지 않는 아픔은
가지지 못한 자의 불편보다 더 불행한 일로
이어지기 쉬운 것을 알아서
부처님 가르침에 나오는
소욕지족의 마음으로 살아가자 설하였습니다.
경에 나오는 소욕과 지족을 인용합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이 많기 때문에 고뇌도 많다.
그러나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근심 걱정도 적다.
또 욕심을 없에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 해서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여유가 있어 각박하지 않다.
그래서 마침내는
고뇌가 말끔히 사라진 해탈의 경지에 들게된다.
이것을 가리켜 소욕(少欲)이라 한다.
만약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먼저 만족할 줄을 알아야한다.
넉넉함을 아는 것은
부유하고 즐거우며 안온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위에 누워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 한다.」
-< 遺敎經에서 >-
-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글:해월스님 2019년 10월 2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