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프랑수아즈 사강의 단편 ‘개같은 밤’에서 배우는 선행의 선순환
민병식
프랑수아즈 사강 (1935~2004),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인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 때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사강은 당시 ‘천재 소녀’로 불렸고 그녀는 섬세한 심리묘사의 대가, 스캔들 메이커 등의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 ‘어떤 미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이 있으며, 2000년대 마약 복용 혐의로 이슈가 되었을 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하여 마약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개같은 밤’이라는 단편은 프랑수아 사강의 단편집 조용한 ‘길모퉁의 까페’ 중 한 작품으로 ‘길모퉁이 까페’는 그녀가 결핍을 테마로 쓴 열아홉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집안의 가장인 ‘지메네스트르’는 도박으로 돈을 모두 탕진한 후 아내와 두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돈이 없어서 두려움을 느낀다. 크리스마스 이브 지메네스트르는 동물 보호소에서 눈이 선한 개를 골라 ‘메도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줄에 묶어서 거리로 나선다. 눈이 잔뜩 묻은 누렇고 더러운 개를 지메네스트르는 누군가 개를 쳐다봐준 게 한참 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메도르의 갈색 눈에 빠져버린다. 집으로 개를 데려가고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하자 가족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메네스트르는 개를 산책시키려고 성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성당 신자들은 지메네스트르에게 돈을 쥐어주며 자비를 전한다. 지메네스트르는 가족들에게 선물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돈을 나누어 준다.
‘자비라는 것이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것인지! 성당 오른쪽 출구로 나온 신자들은 모두가 지메네스트르와 메도르에게 돈을 쥐어주었다. 하얀 눈을 맞고 입을 헤벌린 지메네스트르는 그러지 말라고 신도들에게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왼쪽 출구로 성당은 나온 지메네스트르의 아내와 아이들은 집에 도착하고 지메네스트르도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오후에는 장난을 쳤던 것이라며 미안하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파티는 아주 즐거웠다. 칠면조 요리를 배가 터지도록 먹은 메도르와 나란히 누워 둘은 아주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은 개에게 베풀었던 자비심이 모든순환을 보여 준다.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 다는 권선징악을 정확히 표현하는 작품이다. 우리 시대에는 너무도 힘든 사람 들이 많다. 장애인, 기초수급자,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소외노인, 노숙자 등이 그들이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다.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사회복지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우리 모두가 나서서 동참하고 해결해야할 사회문제라고 본다면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선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나는 그만큼이 없어도 살지만 세상의 그 누군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작은 별 것 아닌 것 때문에 고통 받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사진 네이버
첫댓글
명작을 소개해 주시고
카페 수준을 한껏 높여주시니 고맙습니다.
특히 따뜻한 시각으로 작품 평을
해주신 점이 돋보입니다.
감상 잘했습니다 ^^*
늘 읽어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