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인간의 대지 원문보기 글쓴이: H20060231목초롱
^ㅡ^ 안녕하세요~ 음, 어디에 올려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곳에 올려요. ^^
대안학교에 대해 많이 알고계신가 해서요? 알고 계신 분들도 많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거 같아서,
대안학교에 대해 좀 올려봅니다.
선생님께서도 대안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하시고, 교육에 관심있는 학생이라면 대안학교가 어떤 것인지 알아두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요. ^^
대안학교에 대해 좋은 자료가 있어서요~
<다양성, 자유, 높은 진학률 3박자>
올해로 대안학교가 생긴 지 꼭 10년이 됐다. 1997년 세워진 대안학교 1호 경남 산청군 간디학교가 초중등교육법을 어긴 불법 학교로 규정돼 양희창 교장이 불구속 기소된 사건은 과거 속의 한 페이지가 돼버렸다. 10년 동안 대안학교가 양과 질 면에서 급성장해 지금은 110여 개로 늘었다. 간디자유학교 양희규 교장은 “전국 초·중·고 1만949개 중 대안학교는 아직 1%에 불과하지만 공교육에 염증을 느낀 중산층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산성지고·양업고·원경고 등 초기의 대안학교들은 학습진도가 느리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 왕따 당한 학생 등 정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이 찾았다. 당시 외환위기로 가정 해체가 늘면서 이런 학생들이 많이 나왔고 대안학교도 그쪽에 집중했다.
그러던 게 3~4년 전부터 확 달라졌다. 계기는 분당 신도시 인근의 이우학교가 제공했다. 교육전문가와 명망가, 시민 등 1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이들이 120억원을 모았다. 박사 학위가 있는 교사 5명, 100개 넘는 다양한 교과목과 동아리 활동, 토론과 독서, 글쓰기 등을 내세우면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여기에다 간디학교가 서울대 입학생을 냈다는 소식이 가세하면서 대안학교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새로운 교육방식과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에다 대학 진학률까지 높자 전국의 중산층 학부모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간디학교·이우학교·세인고(전북 완주군)의 경쟁률이 최고 10대1까지 치솟았다. 이우학교 학부모의 90%는 중산층이며 지원자의 절반은 서울 강남에서 온다.
국제고 표방한 대안학교 등장
최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끄는 대안학교는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국제학교다. 기독교계 대안학교인 등대국제학교(고양시 화정동), 한동국제학교(경북 포항시), 늘푸른국제학교(충북 청원군)가 그것이다. 미인가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용산·대전 국제학교 등 정규 국제학교와는 다르다. 이 학교들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외국 유학이나 국내 대학 국제학부 진학을 목표로 한다. 커리큘럼도 국내 외국인 학교나 정규 국제학교와 비슷하다. 등대국제학교는 미국식 국제학교를 표방하며 미국 출판사의 교재를 사용한다. 늘푸른국제학교는 외국 유학을 겨냥해 수학·생물·화학 사전학점이수제(AP)를 운영한다. 한동국제학교는 토플을 정규 교과목에 넣어 배우게 한다. 기존의 대안학교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등대국제학교 학비는 연 960만원이다. 입학할 때 500만원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늘푸른국제학교는 학기마다 725만~800만원의 후원금과 300만원의 기숙사비를 부담한다.
이런 점 때문에 이들 학교는 ‘귀족학교’로 불린다. 대안학교 제도를 이용해 엘리트 위주의 ‘변종 국제학교’를 운영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종태 박사는 “이 학교들은 대안학교라기보다는 미국 유명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한 엘리트 학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점이 되레 학부모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달에 300통의 문의전화가 온다. 정규 국제학교로 보내고 싶지만 내국인이 갈 길은 없고 공교육에서는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시킬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이런 학교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독수리기독중학교(성남 분당), 꿈의학교(충남 서산시)와 하나인학교(고양시) 등도 우수 학생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안 초등학교 관심 급증>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동육아조합 형태로 어린이집을 세워 애를 함께 키우다 아예 대안 초등학교까지 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부천 산어린이학교, 대전 꽃피는학교 등이 그런 형태다. 몇 년 사이에 이런 초등학교가 유행처럼 번져 지금은 27개로 늘었다. 입시 지옥에 시달리는 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창의와 자율로 애를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안학교의 인기가 높아지자 ‘단기 코스’가 생겼다. 대안학교 격월간지 『민들레』 현병호 발행인이 만든 ‘산촌유학’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2년 정도 대안학교 체험을 하고 정규 학교로 복학하는 프로그램이다. 귀농운동본부·생태산촌만들기모임이 이번달 함양·상주·완주 등에 산촌유학센터를 만들었고 여기에서 30명의 도시 학생들이 대안학교를 체험하고 있다.
대안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서울시 대안교육센터가 지난해 11개 대안학교 학생 1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90명(72%)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즐겁거나 매우 즐겁다’고 응답했다. 학교수업 내용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64명(51.2%)이 ‘잘 맞거나 아주 잘 맞는다’고 했다.
교육의 질 잘 따져 선택해야
대안학교는 일반 학생들이 가는 학교에서부터 정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가는 곳까지 다양하다. 전체 정원이 10명 안팎인 데도 있고, 400명이 넘는 큰 데도 있다. 간디학교처럼 정부 인가를 받은 데가 29개로 가장 많은 유형에 속한다. 자연 속에 파묻힌 전원형 학교가 21개, 도시형이 16개, 위탁형이 22개, 탈북 청소년 학교가 6개 등으로 나뉜다. 위탁형은 부적응 학생을 받아 단기간 교육한 뒤 일반 학교로 돌려보내는 형태다.
대부분의 학교가 농사와 요리, 나무 심기, 전통 음악, 목공예, 옷 만들기, 환경보호 활동 등을 공통적으로 가르친다. 국어·영어·수학을 가르치지만 기본적인 선에서 그친다.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자들이 많고 음악이나 디자인, 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기지만 상당수가 재정난에 허덕인다. 쉽게 문을 닫기도 하고 이사를 다닌다. 어떤 데는 교사가 사비를 털어보지만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능력 있는 교사가 떠나고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박복선 교장은 “대안학교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며 교육의 질을 잘 따져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난을 학부모가 떠안기 때문에 학비 부담이 상당하다. 이우학교는 학비만 연간 480만원이 든다. 다른 학교들도 월 40만~50만원의 수업료를 내야 하고 입학할 때 기부금이나 예탁금으로 수백만원을 내는 경우가 많다. 수업료만큼 기숙사비도 내야 한다.
<지원법이냐 규제법이냐>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현재 비정규 학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인가를 받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안학교 설립·운영 규정’을 내놨다.
이에 따라 현재 81개에 달하는 미인가 대안교육기관들이 학교 설립에 필요한 일정 요건만 갖추면 대안학교로 인가받을 수 있게 됐다. 이 규정은 올 상반기 안에 제정돼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 이병석 사무관은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해 미인가 대안학교에 대해 본격적인 지원책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가를 받게 되면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없던 규제를 받아야 한다. 인가 요건을 지금보다 완화한다고는 하지만 자칫 새 법이 대안교육의 생명인 자율성을 침해할 수도 있다. 때문에 대안학교 교장들은 지원은 받되 자유로운 교과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국·영·수는 기본, 괭이질에 요리까지>
대안학교 1호 간디학교
자립심 키우는 교과과정, 시행착오 끝 정착 …“창의적 인생 살려는 학생 많아”
진달래가 온 산에 피었다
봄이 온 산에 피었다
봄을 한아름 따다가
진달래 화전을 만든다
아
입 안 가득 봄이 온다
봄을 머금은 나도 봄이다
봄!
2학년 오지연양의 ‘입 안의 봄’이다. 오양은 지난주 ‘시 창작’ 시간에 진달래 전을 부쳐 먹고 느낀 점을 시에 담았다. 3명의 학생도 자신의 시를 썼다. 지난달 20일 오후 4시 남호섭(45·시인)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서로의 작품을 감상한다. 남 교사는 “아이들에게 틀을 강요하면 개성이 살지 않는다”며 “자유롭게 시를 짓게 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기발한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인근 텃밭. 20명의 신입생이 두 명씩 짝을 지어 밭이랑을 북돋우며 괭이질을 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 수업이다. 학생들은 괭이질이 낯설지만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여기에 호박과 고추 등을 심을 것이다.
<자율성 만발>
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간디학교. 국내 대안학교 1호다. 이 학교의 수업은 낯설기 짝이 없었다. 농사뿐만 아니라 실용음악(창작곡 연주)·시사토론·영상기획 등의 수업도 있었다. 다른 날에는 옷 만들기·표현예술·음식 만들기·삶과 철학·합창 등의 수업을 한다.
방과 후 동아리 활동 시간이다. 인권활동·영화감상·풍물·연극·록공연 등 19개 정식 동아리와 여러 개의 비공식 동아리가 있다. 학생당 보통 2~5개의 동아리에 가입해 있다.
간디학교는 정부에서 인가를 받은 특성화 학교이기 때문에 국어·영어·수학·국사 등 국민공통 기본교과 11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또 학교의 특성에 맞춘 11개 과목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의식주의 자립을 강조한 텃밭 가꾸기나 음식 만들기·옷 만들기가 이에 속한다. 시창작·시사토론·전통요리 등은 자유 선택과목이다.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간디학교의 목표 중 하나이다.
한 주에 한 번 전교생이 모여 ‘식구총회’를 열고 교내 금연과 금주 등의 학칙을 스스로 정한다. 2주마다 금요일에는 ‘간디문화’ 행사를 연다. 4·19 마라톤이나 지리산 종주와 같은 행사도 있다. 2학년 학생들은 9주간 호주 연수를 간다.
<적성에 맞춰 대학 선택>
지난해 간디학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에 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진학하되 점수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간디학교는 정부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검정고시를 거치지 않고 수능을 치른다. 학생회장 이주헌(19·3년)군은 “컴퓨터 관련 올림피아드나 프로그램 공모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컴퓨터 특기를 살려 수시모집이나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적성을 무시하고 성적에 맞춰 무조건 명문대로 가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백성원(33) 교사는 “영어Ⅰ·Ⅱ 과목은 필수 수업이 아닌데도 수능을 치르기 위해 듣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보통 학생들의 집합>
흔히 말하는 ‘문제아’가 간디학교를 찾는 것일까. 학교 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으로 공부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좀 더 깊게, 창의적으로 살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에 회의를 느낀 부모와 아이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매년 9월 초가 되면 간디학교 홈페이지 조회 수는 1000건을 넘긴다. 신입생 입학전형 때문이다.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을 해 11월에 최종합격자를 정한다. 면접은 3박4일간 하며 학부모도 대상이다. 지난해 경쟁률은 4대1이었다. 부산에 사는 학부모 강정아(43·여·서점 운영)씨는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영어·수학만 강조하는 일반학교보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간디학교는 남들의 시선이 늘 부담스럽다. 1호 학교다 보니 일거수일투족이 다른 학교의 관심 대상이 된다. 다른 대안학교나 일반학교 교사, 학부모, 언론사 등의 방문이 끊일 날이 없다. 2005년에 졸업한 조한비(22)씨는 “간디학교를 일반 학교와 달리 문제가 없는 ‘유토피아’ 같은 학교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갈등과 고민이 많다”고 말한다.
새로운 교과목을 만들면 다른 학교에서 금방 따라 한다. 2004년 학생의 요구에 따라 ‘산책’ 과목을 신설했으나 “수업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 끝에 1년 만에 없앴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업에 빠지는 학생, 흡연을 주장하는 학생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거리다.
<한 반 20명, 전 과목 토론 수업>
新엘리트스쿨 꿈꾸는 이우학교
우수한 교사진에 학부모도 적극 참여 … 학비 비싸 ‘귀족학교’ 비판도
이우학교에는 학년별로 1년에 한 번 ‘이우법정’이 열린다. 학생회 사법부장이 재판장을 맡고 학생들이 검사·배심원이 된다. 흡연, 머리 불량, 시험 부정행위, 음주, 실내화 미착용, 지각 등의 일탈 행위로 적발된 학생을 이 법정에서 징계한다.
얼마 전 법정에서는 지각한 학생에게 ‘지각하지 말자’는 종이를 일주일간 목에 걸고 다니게 하는 벌을 내렸다.
이우법정은 ‘스스로 하자’는 이 학교의 모토에 따라 만든 독특한 자치제도다.
2003년 9월 개교한 이우학교는 수업 방식도 남다르다. 모든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토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 반 학생이 20명을 넘지 않는다. 무작정 토론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기, 친구와 함께 생각하기, 선생님과 함께 생각하기 3단계로 진행하면서 사고력을 키운다. 수업 시간이 일반 학교보다 훨씬 많다. 중·고교 모두 방학 때는 주제에 구애 받지 않고 탐구 보고서를 내야하고 졸업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수학도 공식과 문제 풀이 방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철학을 가미해 학생들이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도록 유도한다. 전국 사범대생들이 수시로 이우학교를 방문해 독특한 수업 방식을 배우고 간다.
이우학교 교사들은 어느 학교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달 일곱 번 교사들이 학년별로 모여 효율적인 수업 방식을 토론하고 연구한다. 여기에서 농사·생태·비정부기구(NGO)·목공 등의 교과과정을 끊임없이 개발한다. 학생보다 더 열심히 한다.
학부모들도 진로 지도, 동아리 활동, 방학 과제 탐구, 수업 연구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2년마다 실시하는 학교 평가를 주도한다. 이우중학교에 가려면 1차 서류 심사(학생부, 학생·학부모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를 통과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는 봉사활동 내역을 담아야 하고 이 소개서가 서류전형의 50% 비중을 차지한다. 2차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면접을 봐야 하고 학생은 2~3일 합숙한다. 학부모 면접을 매우 중시한다.
고등학교는 1차 서류는 중학교 과정과 같고 내신성적을 40% 반영한다. 2차에서도 학생·학부모가 한 시간씩 면접을 봐야 한다.
정광필 교장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우리 학교에 오면 수업 진도를 맞추지 못해 일반학교나 특목고로 돌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입학금은 70만원, 수업료는 연간 480만원이다. 기부금은 학부모 판단에 맡긴다. 학생의 10%는 저소득층, 사회 공헌자 등을 전액 장학생으로 뽑는다. 100인의 설립자 중 한 명인 강지원 변호사,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학부모다.
이우학교는 학비가 비싸고 학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은 것과 입학 전에 ‘봉사과외’가 성행하는 점 때문에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학력 인정되는 학교 29곳, 대부분 기숙사 생활>
학력이 인정되는 인가형 대안학교는 1998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정식 명칭은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다. 글자 그대로 입시 위주의 공교육에 대한 대안형 교육을 하는 곳이다. 경남 산청 간디학교를 시작으로 98년에 원경고·영산성지고·한빛고·양업고·두레자연고가 문을 열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늘어나 3월 현재 29개에 달한다. 고등학교가 21개, 중학교가 8개다.
학력 인가형 대안학교
정부 인가를 받으면 운영비·교사 인건비를 일반 학교와 동일하게 지원받는다. 또 학력이 인정돼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 진학할 수 있다. 대신 국어·영어·수학·국사·과학·기술 등 국민공통 기본 교과목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나머지는 학교 특성에 맞게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평준화 적용을 받지 않고 지역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인가형 학교 졸업생은 미인가 학교보다 대학 진학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경기도에 가장 많은 9개 학교가 있고 전남 4개, 경남과 전북에 각각 3개가 있다. 경기도 수원 경기대명고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사립이다. 경기대명고는 경기도 교육청이 세웠다.
종교재단이 세운 데가 많다. 영산성지고·원경고·화랑고 등은 원불교 재단이, 두레자연중고·세인고 등은 기독교 재단이 세웠다. 이런 학교에 종교가 없는 학생이 가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반면 공동체비전고·동명고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편이다.
두레자연고·영산성지고·경주화랑고는 일반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주로 간다. 원경고·동명고 등은 간디나 이우학교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은 축에 든다. 양업고는 입학할 때 성격유형검사를 한다. 지리산고는 1000여 명 후원자의 기부금으로 운영하며 학비를 받지 않는다. 부적응 학생을 받지 않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주로 뽑는다. 지구촌고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해외에서 보낸 청소년이 주로 다닌다. 현재 20개국에서 귀국한 학생 61명이 재학 중이며 선교사 자녀들이 많다. 한겨레중·고는 탈북 청소년 학교이며 학비는 전액 국비에서 지원된다.
인가형 학교는 중학교 학생기록부, 자기소개서, 학부모 소개서 등의 서류심사-면접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합숙 면접을 보는 데가 많고 학부모의 교육관을 따진다.
<TV·인터넷 없이 자연과 함께 큰다>
전원에 묻힌 제천 꽃피는학교
아침 6시30분 뒷동산 산책으로 하루 시작 … 비활동적인 학생은 적응 힘들 수도
충북 제천군 봉양읍. 택시가 2대만 있는 작은 마을이다. 지난달 25일 양조장에서 그중 한 대를 불렀다. 주위에는 온통 논과 밭뿐이다. 비포장도로를 5km 정도 달렸을까. 허름한 회색 단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폐교로 버려졌던 애물단지 건물. 하지만 이젠 서울·하남·인천·대전·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온 53명의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주변에 민가가 드물고 오가는 사람도 없다.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 인터넷도 끊고 산다. 교사 숙소를 제외하면 TV도 없다. 그래서 유행과 담 쌓고 산다. 복도에 공중전화 한 대만 달랑 놓여 있다.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다. 제천 꽃피는학교는 산속의 외로운 섬과 같았다.
제천 꽃피는학교 학생들이 이달 초 동해시 삼화사에서 산사 체험을 하던 중 이른 아침에 절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숲속을 거닐고 있다. 동해=최승식 기자
“서울에서는 박물관에서야 볼 수 있는 곤충들이 주변에 널려 있어요. 지난 1년간 딱정벌레를 봤는데 너무너무 좋았어요.”
서울 대치동 출신인 김영민(14·중2)군은 도시가 싫어 1년 전 이 학교로 왔다. 스스로 이 학교를 찾아냈고 부모님의 동의를 받았다. 김군은 “꽉 막힌 도심이 너무 싫었는데 자연을 벗 삼아 직접 씨를 뿌리고 밭을 갈아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군은 여기에 와서 파브르와 같은 세계적인 곤충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톨스토이 읽기
이 학교의 하루는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다. 학교 뒷동산인 ‘해내림산’을 한 시간 동안 산책한다. 한 명도 빠지지 않는다. 8시50분부터 한 시간 동안 합창·합주·한자·경전읽기를 골고루 배운다. 경전은 동서양의 고전을 교재로 사용하는데 이날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공부했다.
다음에는 이 학교의 자랑거리인 통전(通全) 수업이다. 일종의 여러 교과목 통합 수업인데 예를 들면 찰흙으로 조각품을 만들면서 무에서 유의 창조, 지구의 탄생 등을 함께 배운다. 수업시간 끝 무렵에는 ‘나는 누구인가’를 되묻고 꿈을 노트에 그려본다. 미술·과학·철학을 동시에 배우는 것이다. 정태림(39·여) 교사는 “통전 수업을 통해 사물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눈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국·영·수에도 시간을 꽤 할애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가령 영어는 성경을 교재로 쓰고, 교사가 자신의 미국 생활 경험담을 얘기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스스로 만드는 교과서>
“찾았다. 3번이 뚜껑 없는 상자예요.”
이날 낮 12시. 6학년생 12명이 교실에 빙 둘러앉아 모눈종이 오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일반학교 기준으로 하면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여기서는 중학교 1학년으로 분류된다. 가위·풀·자·크레파스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미술시간처럼 보이지만 ‘뚜껑 없는 상자 예상하기’란 수학 시간이다. 모눈종이를 접어 뚜껑 없는 박스를 만들어 노트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전개도의 개념을 알게 되고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지 배우게 된다.
부산에서 온 김용훈(13)군은 “직접 오려서 접어보니 삼각·사각뿐 아니라 어떤 모형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연필꽂이 만들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과목마다 이렇게 만든 노트가 교과서가 된다. 일반학교처럼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오리고 붙이고, 필기하고 이렇게 해서 한 권의 노트가 만들어지면 그게 교과서다.
텃밭을 가꾸는 노작(勞作) 수업도 중요한 과목이다. 학생 한 사람이 한 종류의 작물을 기른다. 수세미·고추·상추·호박 등을 기르고 이를 통해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옆 마을의 독거노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제천 꽃피는학교는 인가를 받지 않은 중학교 과정의 대안학교다.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따로 치러야 한다. 지난해 생겼기 때문에 8학년생(중3)이 최고 학년이다.
야외 활동이 많기 때문에 비활동적인 학생 은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
미인가 전원형 중등학교는
미인가 전원형 중등학교에는 간디자유학교(경북 군위), 간디학교(충북 제천), 실상사 작은학교(전북 남원), 마리학교(인천시 강화), 산돌학교(경기도 남양주) 등이 있다. 주로 생태·평화·인권·자유·평등·공동체의식 등과 관련한 교과과정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한다.
간디자유학교(고등학교)는 학생의 개성과 소질을 최대한 중시해 맞춤식으로 수업한다. 이 때문에 전체를 위한 수업시간표는 있지만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개별학습이나 그룹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대안학교처럼 3학기나 4학기에 해외 탐방을 간다. 제천 간디학교는 경남 산청에서 중·고 통합과정으로 운영되다가 2002년 9월 중학과정만 지금의 제천으로 옮겼다. 농사·요리 같은 자립교육과 정서교육,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감성교육을 중시하고 견학과 체험학습을 많이 한다.
실상사 작은학교는 불교계에서 처음 만든 대안학교다. 불교의 철학과 문학을 가르친다. 지리산 천왕봉이 보일 정도로 자연환경이 우수하며 지역과 연계해 공동체를 추구한다. 마을 집을 빌려 교사 1명과 학생 3~7명이 한집에서 기거한다. 산돌학교는 기독교 학교이지만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 음식을 금지한다. 마리학교는 ‘생명이 곧 하늘’이라는 교육이념을 갖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나 서민층 자녀의 입학을 장려한다.
<학교 싫어했던 아이들, 출석률 99%>
도시형 대안학교 도시속 작은학교
영화·미술 등 체험 위주로 적성 찾기 수업 … ‘문제아’들 모범생 변신
“임팩트가 부족하잖아. 엔딩은 확실해야지.”(황유향)
“그래도 키스는 오버지. 우리 그냥 포옹으로 끝내자.”(석민욱)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청 옆으로 난 언덕을 5분가량 올라가자 서대문청소년수련관이 나온다. 이 수련관의 3층 도시형 대안학교 도시속 작은학교 교실에서 두 학생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학교에는 일반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소년 25명이 재학 중이다.
기자가 학교를 찾은 지난달 19일 오후 1시. ‘비움과 채움’이란 푯말을 단 교실에서 영상미디어 수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이 각본·촬영·연기·연출 등을 나눠 맡아 영화를 만드는 시간이다. 이들이 만들 영화 제목은 ‘은밀한 양다리의 최후’. 바람둥이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가 그 내용이다. 그런데 표현 수위를 놓고 학생들 사이에 의견차가 생겼다.
촬영을 담당한 석민욱(18)군은 “영화에 대해서는 초보자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용을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 학교 수업과 다르다”고 말했다. 석군은 고등학교를 세 번이나 옮겼다. 강사 이광일(47·영화제작)씨는 “학생들이 보기만 하던 영화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한다.
같은 시각 옆 교실에서는 권윤진(19)양이 자원봉사자의 지도를 받으며 1대1로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수능에 대비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3년째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권양은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자원봉사자 심선희(36·여)씨는 “아직 2개월밖에 가르치지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한다.
도시속 작은학교는 2000년 자퇴한 학생들이 다니는 탈학교(脫學校)에서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일반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위탁형 대안학교를 겸하고 있다.
탈학교 졸업생은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에 응시해야 하지만 위탁형 졸업생은 학력을 인정받는다. 현재 이 학교에는 위탁형 학생 16명과 탈학교 학생 9명이 교사 4명, 자원봉사자 15명, 시간강사 20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학교의 특징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있으면 별도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공부할 수 있다. 선생님의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실습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독거노인을 찾아가 발을 씻겨주는 등 봉사활동도 수업과목의 하나다. 대학 진학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황유향(18)군은 “선생님·친구들과 가족같이 지내고 수업 분위기도 자유로워 학교 가기 싫다는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일반 학교에서는 ‘문제아’인 학생들도 이 학교로 옮겨오면 ‘모범생’으로 바뀌어 출석률이 99.2%나 된다.
교사 전상희(38)씨는 “이곳에 온 학생들은 국·영·수 위주의 입시 공부에 염증을 느껴 꿈을 갖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적성에 맞춰 자신의 진로를 찾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부름(18)군은 지난여름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에서 인턴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고려대 법대 진학을 목표로 잡았다. 장애인과 노숙자들을 위해 일하기 위해서다. 4월 고졸 검정고시를 치른 그는 2년 뒤 수능시험에 도전할 예정이다.
<도시형 대안학교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서울시 대안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대부분 일반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이 사회·시민단체, 문화단체 등에서 다양한 인턴생활을 하도록 해 스스로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대표적인 도시형 대안학교로는 성장학교 별, 꿈틀학교,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은평 씨앗학교, 거침없는 우다다학교(부산) 등이 있다. 성장학교 별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현수씨가 설립했다. 처음에는 ‘치유적 대안학교 별’로 시작했다가 2004년에 이름을 바꿨다. 교육과정에 심리적인 접근법을 시도하는 점이 다른 대안학교와 구별된다.
꿈틀학교는 현장학습이나 다양한 체험을 바탕으로 졸업 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상 속에서 사람들로부터 배우자’를 모토로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한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은평 씨앗학교는 야학에서 대안학교로 탈바꿈한 경우로 소외 계층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는 난곡 지역에 사는 독거노인들의 집을 수리하는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거침없는 우다다학교는 서울의 도시속 작은학교를 모델로 만든 것이다. ‘우다다’는 ‘우리는 다 다르다’의 준말로 도보 무전(無錢)여행 프로젝트 같은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아이 교육은 우리가”>
초등 대안학교의 선구자 성미산학교
공동육아조합에서 출발, 교사 30%가 학부모 … “아이들에게 자신감 심는 곳”
‘우리 아이는 우리가 키우겠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학교의 모토다. 성미산 자락 한편의 구불구불한 골목을 지나다 보면 동네 한가운데에 5층 갈색 건물이 나온다. 학교 문을 연 지는 3년이 채 안 됐지만 뿌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젊은 학부모들이 뭉쳤다. 동네 어린이집을 만들어 공동으로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조합을 결성했다. 2001년 2년간의 싸움 끝에 성미산에 배수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으면서 지역 공동체로 발전했다. 마포두레 생활협동조합을 세워 먹거리를 공동으로 조달했다. 다음해에는 유기농 반찬가게 ‘동네부엌’과 자동차 정비업체를 세웠다. 2003년 5월 학교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와 이듬해 지금의 성미산학교가 문을 열었다.
학교 운영도 주민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급식은 동네 부엌에서 아이들의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미술은 동네 미술학원장이, 목공수업은 예술가인 학부모가 담당한다. 교사 14명 중 4명이 학부모이다. 물결 모양의 책상도 주민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색을 입힌 것이다. 주민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이웃주민과 미디어실에서 영화를 본다.
박복선 교장은 “지역 주민들이 만든 학교다 보니 학교와 학부모의 의사소통이 활발하다”며 “마을 어른이 아이에게 지혜를 가르치고, 아이가 어른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구심점이 우리 학교다”고 말했다.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
성미산학교는 초등학교 6년, 중등과정 4년, 중등 심화(포스트 중등) 과정 2년으로 돼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초등학교 과정이고 현재 최고 학년은 10학년(중등 4학년)이다. 건물을 지을 때 빚을 많이 져 신입생이 입학하려면 기부금 1500만원과 예치금 500만원을 내야 한다. 예치금은 졸업할 때 돌려받는다. 월 수업료는 41만원이다.
성미산학교 초등과정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최승식 기자
국어·영어·수학은 기본 과목이다. 정규 학교로 돌아가려는 학생을 위해서다. 아이들은 ‘마음속의 춤’ 시간에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무용을 하고 ‘자연놀이’ 시간에 텃밭을 가꾸며 ‘손끝활동’ 수업에서 목공이나 요리를 배운다. 6학년부터는 ‘디빌리지’ 수업을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 만들기와 같은 디지털 공부를 한다. 중등과정에서는 마을에 대해 탐구하는 ‘마을 인문학’ 수업이 추가된다.
수업은 대화로 진행된다. “지구가 더워지는 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교사가 질문하자 다양한 답변이 쏟아진다. “먼지가 나지 않는 미용 티슈를 사용하면 돼요” “아냐! 버스를 타야 해. 그래야 기름을 아끼지!” 고사리 같은 손을 번쩍번쩍 들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지식이 머리에 쌓이고, 남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다.
학교 5층과 옥상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생태공원과 습지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여기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정현영 교사는 “아이들이 식물의 이름을 달달 외울 정도로 애착이 많다. 생태공원이 있으니 새가 많이 날아와 자연교육에 좋다”고 말했다.
학생 80% 다른 동네 출신
성미산학교를 찾아 이 마을로 이사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현영 교사는 “학생의 80% 정도가 다른 지역 출신”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아이를 통학시키고 있는 학부모 석문숙(34·여)씨는 “아이가 동네에서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고 마을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은 목동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올 가을에 아예 이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에서 이사 온 학부모 전수진(37·여·대학교수)씨도 “아이가 얼마 전 12명 중 줄넘기 대회에서 1등을 했다”며 “아이를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고 자신감을 길러줄 수 있어 성미산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등과정 같이 있거나 연계 운영
초등 대안학교는 전국에 27개가 있다. 대안학교 중에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모두 비인가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육법상 의무취학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취학 전에 배정받은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유예 신청을 하거나 장기결석으로 처리해 대안학교를 다녀야 한다. 3개월 이상 결석할 경우 정원 외 관리대상이 되어 검정고시를 볼 수 있다. 장기결석자로 등록된 초등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아 진학할 수도 있다. 졸업장 발급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맡겨져 있다. 성미산학교에는 중학교 과정이 있어 여기로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 대안학교는 공동육아조합이나 생활협동조합에서 만든 데가 많다. 일부는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만들었다.
산어린이학교·고양자유학교·푸른숲학교·꿈틀자유학교 등은 성미산학교처럼 공동육아조합이 모태가 됐다. 산어린이학교는 입학 시 학부모 소개서와 면접을 중시한다. 고양자유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댓말을 쓴다. 푸른숲학교는 일정 기간 동안 한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 대안학교인 볍씨학교는 광명 YMCA가 만들었다. 평화학교는 식물 재배, 여행 등의 과제를 학년별로 수행한다. 순천 YMCA가 만들었다. 어린이학교는 학생마다 커리큘럼이 다르게 운영된다. 두레초등학교는 두레교회에서 세운 학교다.
대부분의 초등 대안학교는 아이들이 진학할 중등과정을 운영한다. 일부는 다른 중등과정 대안학교와 연계해 그쪽으로 진학한다. 어린이학교는 중등과정인 멋쟁이학교와, 경기도 파주시 행복한학교는 같은 지역에 있는 청미래학교와 연계돼 있다. 경기도 하남의 꽃피는학교는 제천에 중등과정학교가 있다.
<“너의 숨겨진 끼를 찾아라”>
미래 설계하는 하자작업장학교
놀이·공부·직업교육이 어우러진 공간 … 일반학교와 분위기 많이 달라 선택 신중해야
겐(19·본명 박상현)의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린다. 지난 4월 29일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유채꽃 축제에서 그는 산업폐자재로 만든 악기를 신명 나게 두들겼다. 초여름 날씨 속에 땀이 흐르고 흙먼지가 날려도 검게 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겐은 대안학교인 하자작업장학교 재학생. 재활용품으로 만든 악기를 사용하는 공연단체 ‘노리단’의 공연팀장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를 자퇴하고 하자작업장학교로 옮긴 뒤 음악에 흥미를 갖게 됐다.
그는 “일반학교는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중음악·디자인·웹·영상 배우기
하자작업장학교는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센터(센터장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만든 대안학교다. 이 센터는 서울시가 지정한 청소년 특화시설로 하자센터로 불린다. 뭐든지 하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학교에는 문화·예술 분야에 끼가 있는 학생이 많다. 호칭부터 개성이 넘친다. 서로 자신의 특징을 담은 별명을 부른다. 수업은 대중음악·디자인·웹-디지털·영상·인문학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국어와 영어도 배우지만 이는 인문학 수업의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와 직업체험의 비중이 크다.
학생들은 ‘길 찾기 과정-주니어 과정-시니어 과정’ 순으로 교육을 받는다. 길 찾기 과정에서는 입학 후 3개월 동안 자신의 관심사를 찾는다. 재활용 악기 연주·글쓰기·음악극 만들기·도보여행 등의 체험을 하며 관심 영역을 구체화한다.
주니어 과정은 관심분야를 좀 더 깊게 공부하면서 하고 싶은 일과 미래의 직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며 스스로 학습계획을 짠다. 시니어 과정에서는 외부 기관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직업을 체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웹디자인에 관심이 있으면 주니어 과정에서는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시니어 과정에서 기업 인턴으로 활동하는 식이다.
신입생 정기웅(17)군은 “주니어 과정에서 요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관련 기업이나 기관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5년 내에 전 과정을 마쳐야 한다.
창의력·감성 키우기
대부분의 수업은 외부 전문가가 담당한다. 합창은 뮤지컬 작곡가, 영상 수업은 영화인 등이 맡는다. 전임 교사는 5명이며 모두 교사 자격증이 없다. 이들은 미술·여성운동·영화·공연 전공자들이다.
하자작업장학교 변형석(36) 교사는 “교사의 역할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학생이 원하는 활동을 지원하거나 조언을 해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자센터장 조한혜정 교수는 “학교에서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는 스스로가 주도해 창의적·감성적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야 하며 이게 사회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 교수는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여러 분야를 경험하다 보면 직업의 신성함을 느끼게 되고 진짜 원하는 일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일부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 대부분은 직업 전선으로 나선다. 한복 디자이너·포토그래퍼·악기 제작자·웹 디자이너·워크숍 강사 등이 된다.
지난해 졸업생 김안희영(24·여·악기 연주)씨는 “학교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워 공연단원이 됐다”며 “이 덕분에 즐기며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자작업장학교는 교사를 ‘판돌’(학생들의 공부판·놀이판을 돌린다는 의미)로 부를 정도로 일반학교와 문화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영상매체 특화한 스스로넷미디어스쿨
스스로넷미디어스쿨은 서울시 청소년정보문화센터가 2001년 만든 대안학교다. 미디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센터에서 강의를 듣고 직접 체험한다. 정규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16~19세의 학생들이 찾는다. 학비는 한 학기에 40만원이고, 수시로 학생을 뽑는다. 현재 학생은 11명이다. 하자작업장학교와 마찬가지로 입시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국·영·수 등 교과 수업은 아예 하지 않는다. 일러스트·포토샵, 미디어의 이해, 포토에세이 쓰기,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배운다. 검정고시를 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방과 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에게 국·영·수 등을 배운다. 차용복(35)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방송 시나리오를 짜고 포토에세이를 만들면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졸업생의 70%는 영상미디어·디자인 관련 대학으로 진학한다. 대학을 가지 않는 사람은 관련 분야에 취업한다. 졸업생 이민정(23·여)씨는 “학교에서 미디어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했고 이게 바탕이 돼 친구들과 영상제작 대행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없어 교사들 사비 털기도>
문제점과 한계
재정난에 교사 떠나고 수업의 質 저하 …기부금 등 1000만~2000만원 학부모 의존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가 속속 생기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학력을 인정받거나 대학 진학률이 높은 데에는 학생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데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일반 학교에 비해 수업료가 비싼 점도 대안학교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너무 비싼 학비
간디학교 등 정부의 인가를 받은 29개의 대안학교는 교사들의 임금과 학교 운영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학비가 일반 학교와 비슷하다. 그러나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 비용(식비 포함 월 40만~50만원)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절대 다수의 미인가 학교들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돈이 나올 데가 없어 학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학부모가 책임을 떠안게 된다. 학부모들은 입학금·예탁금·학교 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목돈을 내야 한다. 땅값이나 물가가 비싼 수도권에 포진한 학교들은 정도가 더 심한 편이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기부금과 예탁금으로 2000만원이 필요하다. 과천자유학교도 100만원의 입학금과 별도로 1000만원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경기도 시흥시 산어린이학교도 설립금과 예탁금으로 800만원을 내야 한다.
성미산학교 박복선 교장은 “아무런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서울 시내에 부지를 매입하고 새로운 건물을 올리다 보니 학부모의 학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자라는 교사 시간강사가 메워
재정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학교도 있다. 지난 3월 문을 닫은 충북 충주 전원학교가 대표적이다. 9년 전에 개교할 때는 수업료를 받지 않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월 30만원을 받았고 그래도 안 돼 50만원으로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모(34·여) 교사는 “임금을 장기간 받지 못하다 보니 교사들이 학교를 떠났다. 그 빈자리를 시간강사들이 메웠고 나중에는 시간강사가 더 많아졌다”면서 “강사들이 대안교육을 잘 이해하지 못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폐교를 교사(校舍)로 사용했는데 연간 임대료조로 1300만원을 교육부에 냈고 이것도 재정난을 부추겼다. 이 교사는 “교육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임대료를 받아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자 학생들이 다른 대안학교나 일반 학교로 뿔뿔이 흩어졌다.
임대료 싼 데로 밀려
서울 천호동 꿈터학교는 수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어 교사들이 사비를 털어 가까스로 학교를 꾸려가고 있다. 형편이 안 되는 학생은 수업료를 내지 않는다.
원래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있었으나 임대료가 비싸 이달 초 지금 있는 곳으로 이사했다. 배영길(40) 교사는 “매달 후원비가 60만원 정도 들어오지만 건물 임대료(50만원)를 충당하면 끝이다. 얼마 동안은 건물 주인이 봐줬으나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도 비슷하다. 교사들이 사비를 털었다.
사라지지 않는 편견
“우리가 신기해요?”
경남 산청 간디학교 김유진(17)양은 기자에게 이렇게 반문했다. 원하는 환경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뿐인데 왜 자신들을 ‘특이한 아이들’ ‘문제아’로 취급하는지 속상하다고 했다. 일반 학교에서 사고 치고 거기에 적응할 수 없어 대안학교로 밀려온 것처럼 편견을 갖지 말라는 항의였다.
이우학교 학부모 나선미씨는 “공부를 못하거나 대학 갈 준비를 하지 않으면 문제아로 보는 이분법적 시각이 대안학교를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대안교육센터 강원재(39) 부센터장은 “현재의 초중등교육법은 ‘학교’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때문에 ‘학교’의 틀을 갖추지 못한 미인가 대안학교를 지원하는 법안이 절실하다. 이우학교의 교사아카데미처럼 대안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병통치약 아니다
대안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애들도 간혹 있다. 일반 초등학교를 마치고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중등과정에 입학한 한 학생은 일반 중학교로 전학했다. 통제된 교육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대안학교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남 산청 간디학교 박기원 교장은 “대안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부모와 학생의 생각이 학교의 교육이념과 일치하는지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도 사실 대안학교에 대해 알게 된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일년전에 우연이 알게된 어느 아주머니께서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냥 학교 이름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어느 학교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주머니께서 나중에 말씀해 주시길, 일반 학교와는 달리 입학을 원하는 사람들이 지원해서 들어가는 곳이라고 해서요.
그때, 인터넷에서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대안학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안학교는 위에서 말한것처럼 사회에 아직 인지도가 적고, 부정적인 시선이 강한데요.
물론, 과거에는 학교에서 적응 하지 못하거나 자퇴나 퇴학등 소위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아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기도 했고, 그렇게 알려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제가 만나 본 아주머니의 아들도 전혀 그렇지 않았구요. 아주머니처럼 우리나라의 교육 입시제도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교육 체제와 맞는 학교를 대안학교 중에 찾아서 그곳에 아이를 입학시켜 자율적인 교육 체제를 통해 가르치려는 의도로 대안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항상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현 교육체제와 함께 생각해 볼 수 도 있는것 같아요.
우리 나라의 교육 입시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 속에서 사람들은 다른 자신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찾다가 대안학교 까지 시선을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안학교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안학교의 교육방법은 훨씬 일반 고교의 체제보다 자유롭고 교육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저 입시위주의 교육 만이 아닌, 정말 아이들의 특성화를 위하고 자연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교육 방안도 많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죠, 위에서 처럼 사립이다 보니까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경우도 있고, 또 아이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안 학교도 서서히 나라에서 인정하는 학교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제 생각에는, 대안학교를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것 보다는 특목고나 자립형 고등학교 처럼 하나의 학교 종류로써 바라봐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이 대안학교의 모습이 될 수도 있구요. 대안학교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방안이 있다면 현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서, 대안학교라는 것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그런 학교 체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