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저체온증 주의 2003.12.26
⊙앵커: 다시 추위가 닥치고 있습니다. 체감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때 특히 노약자들은 저체온증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중순 비바람 속에서 설악산을 등반하던 60대 노인이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목숨을 잃게 된 원인이었습니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심장 등 장기의 기능이 저하돼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데 이를 저체온증이라고 합니다. 바람의 영향도 많아 영하 10도에서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릴 정도인 초속 8m 이상의 바람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의 위험이 높습니다. 저체온증은 추운 날씨에 잘 차려입지 않은 등산객이나 노숙자, 술 취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최동주(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교수): 65세 이상의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혹은 내분비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은 저체온증에 대한 방어기전이 떨어져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자: 주위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몸을 떨어 열을 생산해 체온을 유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노인이 되면 이런 체온유지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노인들은 항상 옷을 따뜻하게 입고 오늘처럼 추운 날에는 가급적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저체온증이 나타난다고 술을 주게 되면 의식이 흐려져 오히려 해롭습니다. 따라서 저체온증이 생기면 빨리 따뜻한 곳으로 옮겨 옷을 갈아입히고 따뜻한 음료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KBS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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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증이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
주로 찬물에 빠진 경우나 한랭한 공기, 눈, 얼음 등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일어난다. 특히 21℃ 이하의 차가운 물에 빠졌을 때에는 일반적 상태에서 보다 냉각효과가 30배나 빠르기 때문에 단시간에 위험한 정도까지 체온을 저하시킨다. 또한 움직이는 공기는 정지한 공기보다 냉각 효과가 더욱 크고, 추위와 함께 바람이 부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하다. 가정에서도 저체온증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집에 장기간 있을 때 발생하며 특히 유아나 노인에게 잘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뇌·폐 또는 기타 중요한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고, 27℃ 이하가 되면 부정맥이 유발되며, 25℃ 이하가 되면 심장이 정지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사망한 것처럼 보인다. 증세는 다음과 같다.
① 오한:초기에는 체온유지를 위하여 떨게 되지만 체온이 32℃ 이하인 경우에는 오한이 일어나지 않는다.
② 근육운동 저하:초기에는 미세한 운동이 장애를 받지만, 나중에는 운동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육안으로도 알 수 있다.
③ 의식장애:호흡·맥박·혈압·체온 변화 등이 일어나는데, 맥박이 느려지고 호흡이 감소하며, 혈압이 저하된다. 이를 방치하면 사망한다.
응급처치로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뜨거운 음료수를 먹여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젖은 옷을 벗기고 따뜻한 장소로 옮긴 후 담요나 침낭 등으로 보온을 해준다. 이때 불가에서 체온 회복을 하게 하는 경우에는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 저체온증이 일어난 경우에는 집안을 서서히 따뜻하게 해야 한다. 따뜻한 공기가 급격하게 유입되면 차가운 피가 심장과 뇌로 급격히 가게 되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 후, 필요한 경우 인공호흡을 해야 하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