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2편
시편 52편의 배경은 표제에 기록된 대로 에돔 사람 도엑이 다윗에 대한 정보를 사울 왕에게 고발함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새의 아들이 놉에 와서 아히둡의 아들 아히멜렉에게 이른 것을 내가 보았습니다. 아히도벨이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묻고 그에게 식물도 주고 불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도 주었습니다”(삼상21:1-9절 참조). 에돔인 도엑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사울은 사람을 보내어 제사장 아히멜렉과 그 가족을 잡아와 심문했다. 그리고 아히멜렉과 제사장 85명, 그 고을의 남녀를 도엑에게 죽이게 했다(삼상22:9-19). 본 시편은 그 때의 비보를 접한 다윗에 의해서 기록됐다.
52:1 강포한 자여 네가 어찌하여 약한 계획을 스스로 자랑하는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항상 있도다.
이 말씀이 가리킨 역사적 사실(歷史的事實)은, 설교의 첫 머리에 밝혀졌다. "악한 계획"은 히브리 원어로 (라아)인데, 악을 의미한다. 선을 교만하게 자랑해도 악하거든, 악을 "자랑"함은 그 얼마나 악한가? 악인은 그렇게 악한 계획을 세우고 성도를 해하려 하지만, 성도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항상 있음"으로 성도는 걱정할 것 없다.
52:2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 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삭도”는, 다른 칼과 달라서 머리털 같이 미세(微細)한 것도 깎는 예리한 것이다. 악한 혀도 그렇게 예리하여 공교히 남을 잘 해친다. 무심코 남을 해하는 혀도 가증하거든, 계획적으로 남을 해하는 혀는 얼마나 가증하랴.
52:3 네가 선보다 악을 사랑하며 의를 말함보다 거짓을 사랑하는도다(셀라).
“선”을 말하는 때도 있고 “악”을 말하는 때도 있는 혀, 곧, 일구 이언의 혀도 가증하거든(약3:9-12), 하물며 늘 악담을 좋아하여 토하는 혀는 얼마나 가증하랴.
52:4 간사한 혀여 네가 잡아 먹는 모든 말을 좋아하는도다.
이것은, 위의 모든 악질적 언사들을 총괄적으로 말함이다(윗귀절들의 해석을 참조).
52:5 그런즉 하나님이 영영히 너를 멸함심이여 너를 취하여 네 정막에서 뽑아내며 생존하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셀라).
이 귀절은 그 악인이 받을 벌이 어떠함을 말한다. "그런즉"이란 말은 히브리 원어로 (깜)인데, 그것을 자역(字譯)하면 "또한"으로 번역된다. 그러므로 이 말은, "네가 그렇게 악하매 하나님은 또한(報後의 味)이렇게 벌하시리라"란 문맥을 나타낸다.
(1)“장막에서 뽑아내며”. 그 악이 하나님이 멸망시키시는 벌을 받고 보니, 그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였던 자리(장막)도 갑자기 불안전하게 된 셈이다. 이렇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징계 방법들 중 하나이다.
(2)“생존하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 이것은, 극악에 대한 그의 보응으로 말미암아 전적으로 멸망할 것을 의미한다. 아마 이것은, 그의 후손도 없어질 것을 가리킨 듯하다.
52:6 의인이 보고 두려워하며 또 저를 비웃어 말하기를.
이 시인은, 죄인을 반드시 벌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한 번 더 확신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까지 악의 유혹을 아주 떠나지는 못하던 그로서, 이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굳게 선다.
“또 저를 비웃어 말하기를”
그가 비웃는 것은, 그 악인의 멸망을 기뻐해서가 아니고, 그의 우매한 행위를 회고하여 가소롭게 생각함에서 이다. 그 우매한 행위는 7절이 말한다. 곧, (1) 진정한 힘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수포와 같은 재물을 의지하며, (2) 자멸책(自滅策)에 불과하는 악을 자위(自衛)의 방법으로 삼는 행위이다.
52:7 이 사람은 하나님으로 자기 힘을 삼지 아니하고 오직 그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제 악으로 스스로 든든케 하던 자라 하리로다.
사도행전 17:5-8에 있는 불신자와 신자의 대조에 관한 말씀을 참조.
52:8 오직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갈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영히 의지하리로다.
"감람나무"는 상록수(常綠樹)이다. 그가 그처럼 영생하게 되는 이유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의지"한 까닭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앞으로 영구히 그 신안 생활을 계속하고자 한다. 성도는 악인의 받는 벌을 보고 그 신앙을 더욱 굳게 지키게 된다. 이 신앙 강화의 이유는 9절이 자세히 말한다.
52:9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 내가 영영히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이 선함으로 주의 성도 앞에서 내가 주의 이름을 의지하리이다.
윗 절에 말한 신앙 강화의 이유는 "주께서 이를 행하셨음"(악을 벌하심)을 알기 때문이다. 악에 대하여 하나님의 벌이 나타님은, 성도로 하여금 감사하게 하며 또 그렇게 선하신 주님을 신뢰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