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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우주선이 사상 처음으로 태양계의 끝자락에 도달했다고 과학자들이 결론 내렸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6일 “28년 전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와 항성(恒星) 간 우주공간의 경계지역인 ‘헬리오시스(Heliosheath)’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태양계의 끝자락에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의 우주입자들로부터 태양계를 보호하고, 그 자체로 우주입자를 뿜어내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다. 헬리오시스란 말도 ‘태양계의 칼집’이란 뜻이다. 드디어 작년 12월 지구와 태양 간 거리(1AU)의 94배 떨어진 곳에 있는 보이저 1호로부터 자기장의 세기가 갑자기 3배로 증가했다는 신호가 도착했다. 이는 태양풍(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의 소립자 흐름)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그 안의 소립자들이 점점 뭉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이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캘리포니아공대 물리학자 에드워드 스톤은 “보이저 1호가 태양풍이 수그러드는 말단 충격(Termination shock) 지역을 지나 헬리오시스(Heliosheath)에 도달했다”면서 “10년 내에 태양계와 우주의 경계선인 태양권계면(Heliopause)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권계면을 넘어 태양계 밖의 별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입자의 흐름에 맞닥뜨리는 충격파(bow shock) 지역을 지나면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이번 발표는 작년의 관측 자료를 과학자들이 면밀히 조사하고 토론한 결과로 나온 것이다.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에서 약 140억㎞ 떨어진 지점을 지나 시속 7만3600㎞로 움직이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가 태양권계면(125AU)에 도달하는 데는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보이저 1호의 플루토늄 동력원은 2020년까지 작동해 진정한 태양계의 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보이저 1호에는 지구인이 외계인에게 보내는 30㎝ 크기의 골든디스크가 실려 있다. 여기엔 고대 아카드어(바빌로니아·아시리아를 포함하는 동부지방의 셈어)부터 현대의 오어(상하이·저장성 등지에서 사용하는 중국 방언의 일종)에 이르는 인류의 54개 언어로 된 인사말과 고래의 울음소리가 담겨 있다. 또 태양계 사진에서 인간의 성기 사진까지 115장의 사진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부터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DRC)의 피그미족 소녀들이 성년식에서 부르는 노래에 이르는 다양한 자료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