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는 6500만 년 전부터 현세에 이르는 지질시대의 마지막 시기이다. 크게 제3기와 제4기로 나뉘고, 제3기는 차례로 팔레오세 ·에오세 ·올리고세 ·마이오세 ·플라이오세로 세분되며, 제4기는 홍적세와 충적세로 구분된다. 제3기의 팔레오세 ·에오세 ·올리고세를 묶어 고제3기(古第三紀)라 하고, 마이오세와 플라이오세를 합쳐 신제3기(新第三紀)라고도 한다. 신생대 초기에는 현재 지구상의 대륙과 해양이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모습을 갖추었다. 생물계에서는 포유류와 속씨식물이 급격히 번성하여 현재의 동 ·식물계를 이루게 되었고, 제4기에는 인류가 출현하여 현대인으로 진화하였다.
⑴ 생물계:포유류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 이미 출현하였으나 이들 원시포유류는 덩치가 극히 작았을 뿐 아니라 그 수도 적었고, 대부분 중생대 말기에 전멸하였다. 현재의 포유류는 백악기 말기에 판토테리아(Pantotheria)에서 진화한 유대류(有袋類)와 유태반류(有胎盤類)가 신생대로 넘어와 크게 번성한 것이다. 중생대의 육지와 바다 및 공중을 지배한 공룡 ·어룡 ·익룡은 백악기 말에 절멸되어 신생대 초기에는 생태계에 큰 공백이 생겼고, 포유류는 이를 이용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였다.
초기의 포유류는 대체로 작은 몸과 작은 두개골에 짧은 사지와 다섯 개의 발가락, 44개의 치아를 가졌으나, 점차 진화가 진행됨에 따라 몸과 두개골이 커지고, 사지의 구조도 생활습성에 따라 세분화하고 치아의 수도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말 ·낙타 ·코끼리 등의 조상를 통해 잘 나타난다. 유대류는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춘 유태반류에 압도되어 대부분 지역에서 소멸되었으나 호주대륙에서는 아직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생대 초기에 호주대륙이 다른 대륙에서 격리되어, 다른 동물의 침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식물계는 백악기 중기 이후 번성한 속씨식물이 신생대에 들어와 그 종류가 더욱 다양화하고 현대화하였다.
신생대 초기의 팔레오세와 에오세의 온대산림에는 포플러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이, 올리고세의 온대삼림에는 참나무 ·너도밤나무 ·밤나무 등이 나타났고, 마이오세에는 초원이 넓게 발달하였다. 마이오세 이후에는 기온이 점차 낮아져 열대 ·아열대 식물은 적도지역으로 축소되고 대신에 한대성 식물이 남쪽으로 크게 확산되었다. 바다에서는 이매패류와 복족류 등 연체동물이 계속 발전하였고 유공충도 크게 번성하였다. 특히 고제3기에는 화폐석(貨幣石)이라는 대형 유공충이 번성하여 이 시대를 화폐석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⑵ 인류의 출현:신생대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인류의 출현이다. 인류는 분류학적으로 영장목(靈長目)에 속하는데, 영장목의 선조는 신생대 초기의 여우원숭이와 안경원숭이에서 시작되어 신생대 중기의 원숭이류를 거쳐 신생대 말기에 인류의 선조가 되는 원인(猿人)으로 발전한다. 최초의 원인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africanus)로, 이 원인은 두개골의 크기가 현대인의 반 정도밖에 안 되었고 아직 턱과 이마의 구조가 원숭이류와 유사하였다.
이후에 출현한 직립원인(直立猿人)은 두개골의 크기가 현대인의 2/3에 가까웠고 치아구조도 현대인에 가까운 모습을 하였으며, 불을 사용할 줄 알았다. 직립원인 이후에는 두개골의 크기와 치아구조가 현대인과 흡사한 네안데르탈인이 출현하였다. 현대인보다 체구가 작고 조금 굽은 네안데르탈인은 약 30만 년 전에 출현하여 7만 년 전까지 생존하였으며, 종교의식을 행한 흔적이 있다. 그 후 약 3만 5000년 전에는 현대인과 같은 종에 속하는 크로마뇽인이 출현하여 현대인(Homo sapiens)의 선조가 되었다.
⑶ 지각변동:신생대에는 대륙의 분리와 이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신생대 초기에 호주대륙과 남극대륙이 갈라져 나갔고, 인도가 세이셸군도에서 떨어져 나와 북쪽으로 이동하여 유라시아대륙과 충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고생대 이래 남반구와 북반구에 가로놓인 테티스해가 사라지고, 이 지역을 따라 알프스-히말라야조산운동이 일어나 알프스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이 형성되었다.
마이오세에는 아프리카로부터 아라비아반도가 분리되어 현재의 홍해와 아덴만이 이루어졌고, 미국의 캘리포니아만도 이 때에 생겼다. 대륙판들의 이동으로 중생대 이래 대서양과 인도양이 점차 확장되어, 대서양 북부에서는 홍적세 이래 그 너비가 약 48km가 넓어졌다. 한편, 제4기 동안에는 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와 북아메리카의 허드슨만 지역이 그 동안 두터운 얼음으로 덮여 있다가 최후의 빙하기가 지난 후 점차 얼음이 녹자 크게 융기하였으며, 세계적으로 해수면(海水面)도 100m 정도 상승하였다.
⑷ 기후:신생대 초기인 팔레오세와 에오세는 일반적으로 온난하여 열대 ·아열대성기후가 폭넓게 발달하였다. 그러나 올리고세 초기부터는 기온이 점차 떨어졌고, 제4기 홍적세에 이르러서는 빙하시대가 내습하였다. 이러한 한랭한 기후가 발달한 시기를 대빙하시대(大氷河時代)라고 한다. 대빙하기에는 사이사이에 기온이 상승하여 온난한 기후를 유지하던 때들이 있었는데, 이 시기를 간빙기(間氷期)라 한다.
대빙하 동안에는 지금까지 모두 3회의 간빙기가 있었음이 밝혀졌고, 이 간빙기를 경계로 4개의 기간으로 구분된다. 또한 열대와 온대지역의 온도가 현재보다 5∼10℃ 낮았고, 유럽 북부와 시베리아의 대부분이 두꺼운 얼음에 덮여 있었다. 따라서 대양의 해수면이 현재보다 100m 정도 낮아, 러시아의 시베리아 동부와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가 연결되었고, 영국이 유럽에, 동남아 근해의 섬들이 대륙에 육지로 연결되어 동식물의 이동이 가능했다. 현재는 네번째 빙하기가 지난 후의 간빙기에 해당되는 시기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