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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 월드’에 이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SIHH’에는 ‘바쉐론 콘스탄틴’과 ‘까르띠에’ ‘IWC’ 등이 참가했지만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아 시계 애호가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러나 시계의 가치를 아는 실레브리티들은 ‘SIHH’를 놓치지 않았다. 화제의 영화 ‘세븐’ ‘유주얼 서스펙트’의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는 ‘IWC’ 이브닝 이벤트에서 직접 제작하고 주연한 연극 ‘레오와 리사’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2007 바젤 월드’와 ‘SIHH’에서 두드러진 트렌드 중의 하나는 ‘미적 가치에 관한 고민’이었다. 단순한 디자인 개념을 뛰어넘어 시계에 예술과 오랜 정신까지 담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장난기 어린 요정과 마술 지팡이, 야생화를 모티브로 사용한 시계를 선보였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제네바의 ‘바비에 뮐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12개의 마스크 컬렉션을 반영해 원시 예술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시계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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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스포티한 빈티지로 재해석돼 출시된 ‘태그호이어’의 ‘오리지널 모나코’는 1970년 스티브 매퀸이 레이싱 영화 ‘르망’에서 착용한 다음 신화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처럼 시계는 손목을 빛내는 주얼리로, 드라마틱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으로, 그 기능을 확대해왔다. 올해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시계의 액세서리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며 정제된 디자인과 화려한 세팅을 자랑하는 예술적인 디자인을 창조했다.
‘브레게’가 선보인 뱅글 스타일의 ‘레인 드 네이플 플럼 워치’는 시계와 주얼리를 복합적으로 접목한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깃털 모티브가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살포시 품고 있는 듯한 이 시계의 실루엣은 문자판만 없다면 하나의 아름다운 액세서리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꼴렉시옹 까르띠에 리브르’는 ‘까르띠에’의 사각 격자무늬를 물결치는 듯한 라인으로 변형해 분절된 공간 사이로 시간을 감지하는 묘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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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섬세한 제조력과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복잡한 시계’는 모든 명품시계 하우스의 로망이자 자부심이다. 새로운 트렌드가 밀려들고 있다고는 해도 컴플리케이션 와치는 ‘바젤 월드’와 ‘SIHH’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도 많은 시계가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와 투르비용 캐리지를 비롯해 시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발명품들에 경의를 표했다.
블랙과 블루를 주된 컬러로 사용해 단아하고 육중한 느낌을 주는 ‘꼴렉시옹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는 10개를 한정 제작한 시계다. 싱글 푸시 버튼 크로노그래프와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8일에 달하는 파워 리저브 기능을 지닌 이 시계는 광택으로 거울 효과를 내는 C형태의 브리지와 윤년 표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시계의 대명사와도 같은 ‘오메가’는 캘리버 3313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로 기계적인 마찰을 줄인 ‘스피드마스터 브로우 애로우 1957’을 내놓았다.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무브먼트 간격을 느슨하게 만들어 정확도를 더욱 높였다. ‘크로노스위스’의 ‘크로노스코프’는 제작 연대를 착각할 도로 고전적인 디자인의 시계다. 그러나 이 시계에는 첨단 기술이 조화롭게 깃들어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계 내부는 자동 캘리버 C125 버전이다. 크라운 부분에 크로노그래프 버튼이 포함돼 있어 실용성을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고전적인 분위기를 지닌‘브라이틀링’은 옛 정신을 그대로 고수하는 한편, 더욱 정교한 기법으로 다듬어진 다이얼과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볼록렌즈를 덧붙인 컬렉션을 내놓았다.
시계, 미래로 도약하다
‘바젤 월드’와 ‘SIHH’에서 나타난 최신 흐름 중의 하나는 신소재 개발이다. 기능뿐만 아니라 소재에에서도 테크놀로지 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로 항공우주 산업과 자동차 공학 등에서 이용되는 미래적인 소재에는 감촉은 부드럽지만 내구성이 강한 실리콘 스트랩과 하이테크 세라믹, 티타늄 케이스, 합성 사파이어 유리 등이 있다.
‘IWC’의 ‘탑 건’은 미국 해군 파일럿 교육기관 ‘탑건 파이터 웨폰 스쿨’과 공식 제휴해 선보이는 스페셜 에디션. 충격과 열에 강한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로 제작됐다. ‘바우멘 앤 메르시에’는 오염되지 않는 놀라운 러버 스트랩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햄튼 스퀘어 XL 매그넘’은 원 모양 카운터를 만들어 다른 나라의 시간대를 알려주고 12시 방향에는 두 개의 큰 날짜 창이 있는 듀얼 타임 워치다. ‘브
레게’의 ‘마린 5837’은 소재만이 아니라 기술과 디자인에 있어서도 첨단 테크놀로지의 집약체라고 할만하다. 오버코일 밸런스와 이스케이프 휠, 레버 등 무브먼트의 핵심 요소들을 항자기성 물질인 실리시엄으로 만들었는데, 이 실리시엄은 윤활유를 주입하지 않아도 레버와 이스케이프 휠의 관성을 감소시켜 마모가 적고 동력손실이 없는 소재다. 드라마 소품으로 등장한 다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테크노마린’은 세라믹 신소재를 이용해 시원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주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양각 처리된
다이얼과 125개의 풀 컷 다이아몬드 세팅이 파스텔 톤을 돋보이게 한다.
이처럼 분주하게 신소재를 찾는 시계 업계에서 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소재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